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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파가 맞다” vs “노이즈다”,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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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파가 맞다” vs “노이즈다”, 진실은?

2014.05.20 18:15

바이셉2 연구팀은 우주배경복사에서 찾아낸 소용돌이 모양의 편광패턴을 급팽창 당시 발생한 원시중력파의 흔적으로 지목했다. 그런데 최근 전문가들은 우리은하에서 발생한 잡음에 의해서도 같은 모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제공
바이셉2 연구팀은 우주배경복사에서 찾아낸 소용돌이 모양의 편광패턴을 급팽창 당시 발생한 원시중력파의 흔적으로 지목했다. 그런데 최근 전문가들은 우리은하에서 발생한 잡음에 의해서도 같은 모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제공

  3월 17일 바이셉2 연구팀은 초기 우주가 급팽창했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증거를 우주배경복사에서 찾아냈다고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전 세계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주 급팽창 당시 발생한 중력파가 남긴 독특한 흔적을 찾아냈다고 밝혔고, 과학계는 빅뱅의 흔적을 처음 찾아냈다며 흥분의 도가니였다.

 

  그런데 최근 이 중력파의 흔적이 사실은 우리 은하에 존재하는 먼지와 같은 이물질이 만들어내는 에너지가 만든 흔적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바이셉2 팀은 정말 틀린 것일까? 중력파의 흔적은 결국 먼지의 흔적이었던 것일까?

 

 

●물리학자의 블로그에서 의혹 시작 

 

  논란의 시작은 프랑스 파리-수드대 입자물리학자 아담 팔코스키 박사가 12일 자신의 과학 블로그 ‘레조너스(resonaancesㆍ울림, 공명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에 ‘바이셉은 틀렸는가(Is BiCEP Wrong?)’라는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그는 여기서 “우리 은하에서 나오는 복사에너지를 바이셉2 연구팀이 과소평가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이달 6일 발표된 플랑크 우주망원경의 데이터를 들면서 우리 은하의 우주먼지가 만드는 복사에너지가 예상보다 크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즉 바이셉2 연구팀이 데이터에서 잡음(노이즈)을 충분히 제거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중력파의 흔적이 매우 약한 만큼 잡음 제거는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선행 과정 중 하나다. 팔코스키 박사는 본인이 해당 연구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라고 밝히면서도 “익명의 바이셉2 연구원으로부터 전해들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대 물리학자인 라파엘 플루거 박사 역시 15일 미국 프린스턴대 특강에서 “바이셉2 연구팀이 잡음과 중력파 신호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셉2 연구팀 “중력파 맞다” 해명

 

남극에 설치된 바이셉2 망원경(전면). 연구팀은 바이셉2 망원경으로 우주배경복사에서 인플레이션 때 생긴 중력파의 증거를 찾았다. - Steffen Richter, Harvard University 제공
남극에 설치된 바이셉2 망원경(전면). 연구팀은 바이셉2 망원경으로 우주배경복사에서 인플레이션 때 생긴 중력파의 증거를 찾았다. - Steffen Richter, Harvard University 제공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바이셉2 연구에 직접 참여했던 하버드-스미소니언 천문센터 존 코박 연구원은 “6일 발표된 플랑크 우주망원경의 데이터에는 바이셉2 연구팀이 활용한 우주 영역의 정보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즉 연구팀의 데이터에 오류가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새로운 관측 정보는 아직 없다는 뜻이다. 코박 연구원은 “새로운 관측 데이터가 있으면 적극 수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만약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잡음을 제거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면 지난 3월에 발표된 연구 결과는 어떻게 되는 걸까.


  최기영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리 은하의 우주먼지에서 나오는 복사에너지의 양은 아직 정확히 알 수 없고 여섯 개의 가설(모델)이 존재한다”며 “바이셉2 연구팀은 유력한 가설을 이용했지만 다른 가설을 이용하면 연구결과의 정확도는 크게 달라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완일 고등과학원 연구원은 “잡음 제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연구팀이 기존에 밝힌 99.999999636%(5시그마)의 높은 결과 신뢰도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며 “연구팀이 찾아낸 중력파의 흔적이 진짜 흔적이 아닐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 설명했다.


  6일 발표된 플랑크 우주망원경의 관측 데이터에서 빠진 영역은 이르면 올해 10월 완성된다. 바이셉2 연구팀이 중력파의 흔적과 잡음을 제대로 구분하는 데 성공했는지는 그 때가 돼야 확실해지는 셈이다.


  박 연구원은 “실험이 옳았는지는 이후 플랑크 연구팀, 그라운드버드 팀 등이 교차 검증을 해야 알 수 있다”면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은 뜻밖의 논란이 아닌 과학이 검증돼 가는 자연스런 과정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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