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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부작용 조사가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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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부작용 조사가 어려운 이유

2021.04.04 16:30
국제학술지 네이처 분석...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 인과관계 밝히기 어려워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촬영한 옥스퍼드대 아스트라제네카 로고와 백신. AFP/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촬영한 옥스퍼드대 아스트라제네카 로고와 백신. AFP/연합뉴스 제공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접종자 가운데 혈전으로 영국에서 7명이 숨졌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번 통계는 백신 접종 후 혈전 발생을 집계한 것일뿐 인과 관계를 반영한 것은 아니다. 영국 정부는 백신 부작용보다 맞을 때 이득이 크다는 이유로 접종을 계속한다는 입장인 반면 독일과 네덜란드는 60세 미만 연령에 대한 접종을 중단했다.

 

백신 접종후 이상 반응에 대해 이처럼 각국의 입장과 전문가들의 갈린 건 그만큼 조사가 어렵고 그만큼 해석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최근 백신 부작용을 조사하기 어려운 이유를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보도했다. 
 

○ 변수 많고 임상참가자 적어...백신 부작용 검사 어려운 이유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9일부터 3월 24일까지 영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례 1810만건을 분석한 결과 접종자 중 22명에게서 뇌정백동혈전증(CVST)이 나타났고 8명에게서는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혈전이 발생했다. 이 중 목숨을 잃은 사망자는 7명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영국 전문가들은 지난 달 유럽의약품청(EMA)과 같이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MA는 지난달 18일 영국 내 접종자들의 부작용 사례를 분석한 결과 백신 접종과 혈전 발생 사례에 관한 인과관계가 없다고 결론내리고 31일 전문가들의 추가 검토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네이처는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을 조사하기 어려운 이유로 접종 후 일정 기간이 지나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 해당 기간 동안 다른 요인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백신과의 인과 관계를 직접 입증하기 어려운 점을 꼽았다.

 

연구자들은 어떤 증상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에게 우연히 발생할 확률과 백신 접종자들에게 발생한 확률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인과 관계를 추정한다. EMA도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중 혈전이 발생한 사례의 수가 백신 미접종자에게서 혈전이 발생한 수보다 많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인과관계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지난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H1N1)가 유행할 당시 스웨덴과 핀란드에서 H1N1 백신인 '팬뎀릭스'를 맞은 아이들에게서 1만8400명 도즈를 접종했을 때 1명꼴로 기면증이 나타났다. 스웨덴과 핀란드 보건 당국은 백신의 면역 반응을 증가시키기 위한 보조제가 기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학자들은 기면증과 보조제의 인과 관계를 명확하게 입증하지 못했다.

 

네이처는 임상시험 참가자가 적은 것도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과 인과 관계를 찾기 어렵게 하는 이유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백신을 출시하기 전 제조사 대부분은 수천 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1만 명당 1명 꼴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임상시험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임상시험 때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실제 접종자 수가 임상시험 참가자보다 많아지면 혈전처럼 드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네이처는 부작용 보고 시스템의 한계도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 EMA, 미국 정부 등은 자체 부작용 보고용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통해 의료 종사자가 백신 접종 후에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해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 시스템은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를 추적할 수 있지만 원인을 파악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네이처는 부작용 발생 사례에 관한 데이터뿐 아니라 백신을 맞지 않은 집단에서 나타난 이상 반응을 추적할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 접종 신중론에도 전문가들 "접종 중단 없어야"

독일과 네덜란드는 백신 접종 후 혈전 발생 사례를 주의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독일 정부는 지난달 30일 혈전 발생 사례가 매우 드물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이유로 60세가 넘지 않는 국민에게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금지했다.

 

네덜란드 정부 역시 이달 2일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40만 명 가운데 혈전 발생 사례가 5건, 사망 사례가 1건 나오자 EMA의 추가 대책이 나오는 7일까지 60세가 되지 않은 연령층의 접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백신 접종을 이어가야 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폴 헌터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의대 교수는 2일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혈전 발생 사례는 매우 드문 수준이고 여전히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의 사망 위험이 접종하지 않은 사람의 사망 위험보다 적다"며 "나도 다음 접종을 미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준 레인 MHRA 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코로나19 감염과 합병증 방지에 주는 이득은 다른 어떤 위험 요소보다 크다"며 "국민들이 계속해서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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