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축구장 만한 가속기에서 힉스 찾는다?

통합검색

축구장 만한 가속기에서 힉스 찾는다?

2014.05.28 18:00

연구팀이 레이저로 플라스마를 조사해 전자를 가속시킨 시뮬레이션. 초록색과 노란색 부분이 레이저로 인해 가속된 전자들이다. - NERSC 제공
연구팀이 레이저로 플라스마를 조사해 전자를 가속시킨 시뮬레이션. 초록색과 노란색 부분이 레이저로 인해 가속된 전자들이다. - NERSC 제공

  2012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힉스 입자를 발견할 수 있었던 데에는 거대강입자가속기(LHC)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둘레가 27km인 거대한 가속기에서 어마어마한 힘을 가해 양성자끼리 빛에 가까운 속도로 충돌시켜 얻어낸 결과다. LHC는 현재 암흑물질의 후보로 꼽히는 윔프(WIMP) 등 더 무거운 입자를 찾기 위해 업그레이드 중이 다.


  미국 입자물리학계는 유럽에 빼앗긴 고에너지 물리학 연구의 헤게모니를 되찾기 위한 제안서라 할 수 있는 ‘P5 보고서’를 22일 발표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기초과학 관련 예산을 압박하자 거대 시설을 확충하기보다는 충돌하는 입자 수를 늘려 유럽과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보고서에는 앞으로의 관련 예산 변화에 따른 3가지 시나리오가 실렸다. 문제는 오바마 행정부가 삭감한 고에너지 물리 관련 예산이 예상 시나리오 3개 중 가장 최악이라 할 수 있는 것보다도 더 적은 액수였던 것.


  이런 상황에서 미국 에너지국 산하 로렌스버클리연구소 벨라(BELLA)센터 연구팀이 이례적인 소규모의 가속기 시설로도 고에너지 충돌실험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을 제안했다. ‘플라스마 물리학’ 27일자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둘레 27km인 LHC를 400m 이하로 줄일 수 있다. 가속기 규모가 줄어든 만큼 훨씬 적은 예산으로도 고에너지 입자물리학 연구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전자를 가속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고에너지 전자기파 대신 플라스마에 초강력 레이저를 쪼이는 방식을 고안했다. 강력한 에너지로 발사된 레이저의 광자로 전자를 밀쳐내 가속시킨다는 것이 핵심 원리다. 전자를 50GeV까지 가속하는 데 기존에는 3km가 넘는 가속기가 필요했지만 이 이론 대로라면 3cm 정도면 충분하다. 가속하는 데 필요한 거리가 10만 분의 1로 줄어드는 셈이다.

 

레이저를 이용해 한쪽에서는 전자를, 다른 한쪽에서는 양전자를 가속해 가운데에서 충돌시킨다. 기존 가속기에 비해 10만 분의 1 정도로 가속하는 데 필요한 실험시설 크기를 줄일 수 있다. - 로렌스버클리연구소 제공
레이저를 이용해 한쪽에서는 전자를, 다른 한쪽에서는 양전자를 가속해 가운데에서 충돌시킨다. 기존 가속기에 비해 10만 분의 1 정도로 가속하는 데 필요한 실험시설 크기를 줄일 수 있다. - 로렌스버클리연구소 제공


  하지만 실용화까지는 아직 문턱이 남았다. 레이저를 이용해 전자를 가속하려면 아주 강력한 레이저를 일정시간 이상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 데, 강력한 레이저를 장시간 유지하기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로렌스버클리연구소 팀은 단일 레이저가 아닌 약한 레이저를 혼합하는 방법으로도 전자를 가속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제안했다. 단일 레이저로 만든 펄스(왼쪽)와 약한 레이저 여러 개를 합친 레이저의 펄스가 유사함을 볼 수 있다. - Carlo Benedetti/LBL 제공
로렌스버클리연구소 팀은 단일 레이저가 아닌 약한 레이저를 혼합하는 방법으로도 전자를 가속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제안했다. 단일 레이저로 만든 펄스(왼쪽)와 약한 레이저 여러 개를 합친 레이저의 펄스가 유사함을 볼 수 있다. - Carlo Benedetti/LBL 제공

  벨라 연구팀이 가진 레이저 장비만 해도 전 세계의 발전소가 생산하는 전기량의 400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낼 수 있지만 고작 40펨토초(1펨토초는 1000조 분의 1초) 정도밖에 주사할 수 없어 전자를 충분히 가속하기엔 부족하다.


  연구팀은 이를 실용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비교적 약한 레이저를 동시에 전자에 주사하는 방법을 함께 제안했다. 윔 레만스 연구원은 “아주 정밀하진 않더라도 약한 레이저를 동시에 전자에 주사할 수 있다면 전자를 충분히 가속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kW(킬로와트)급의 레이저로도 실용화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며 “연구결과가 가속기 관련 연구 단가를 낮출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태그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8 + 4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