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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에서 배양하는 코로나백신 임상 돌입...팬데믹 ‘게임체인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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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에서 배양하는 코로나백신 임상 돌입...팬데믹 ‘게임체인저’ 될까

2021.04.07 08:00
 영국 런던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가 한 시민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모습을 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제공
영국 런던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가 한 시민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모습을 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제공

새로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이 브라질과 멕시코, 태국, 베트남에서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NDV-HXP-S’로 불리는 이 백신은 현재 접종되고 있는 백신보다 더 강력한 항체를 생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새로운 분자 설계를 활용한 첫 백신이다. 기존 인플루엔자 백신처럼 계란에서 배양하는 방식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제조하기도 간편해 향후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는 미국 시애틀 소재 비영리 단체인 ‘‘PATH(Program for Appropriate Technology in Health)’의 백신혁신및접근센터(Center for Vaccine Innovation and Access)가 주도해 개발한 백신후보물질 ‘NDV-HXP-S’가 브라질과 태국, 멕시코, 베트남에서 임상시험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화이자의 메신저RNA(mRNA) 백신과 존슨앤드존슨의 백신 및 의약품 부문 자회사 얀센이 개발한 백신 등은 백신 제조에 필요한 성분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가 특수 공장에서 생산돼야 한다. 이와 달리 NDV-HXP-S는 매년 전세계에서 수십억 도스가 생산되는 독감 백신 물질을 배양하는 데 쓰이는 달걀에서 배양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코로나19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중저소득 국가가 자체 제조할 수 있어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화이자·모더나 백신 등 토대 만든 분자 설계 업그레이드

 

현재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백신은 독성을 없앤 바이러스를 주입하거나 다른 바이러스를 운반체로 사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 단백질 항원을 주입하는 바이러스 벡터 방식이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할 때 사용하는 표면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정보를 넣은 뒤 면역시스템을 통해 항체를 생성한다. 각기 방식은 다르지만 인체 내 면역시스템이 코로나19 표면 스파이크 단백질을 인식하도록 해 체내에 대응하는 항체 생성을 유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나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물질을 사람에게 주입하는 경우 면역체계가 잘못된 항체를 만들도록 유도하는 한계도 있다. 이같은 관점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있었다. 2015년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이 유행했을 때 미국 다트머스대 연구진은 메르스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인간 세포와 결합하기 전과 결합한 뒤의 구조가 변형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이같은 사실을 고려해 인체 세포와 결합하기 전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의 구조를 고정시키는 방법을 연구한 끝에 스파이크 단백질의 아미노산 일종인 2개의 프롤린을 교체하는 방식의 백신을 개발했다. 다만 이 기술은 당시 메르스의 전파력이 크지 않고 치명률도 낮아 주목받지 못했다. 

 

2019년 말 코로나19 글로벌 유행이 시작되면서 mRNA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와 화이자·바이오앤테크가 다트머스대 연구진의 연구성과를 활용했다. 2개의 프롤린으로 교체한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물질(RNA) 설계를 토대로 백신을 개발한 것이다. 얀센도 2개의 프롤린이 교체된 표면 항원 단백질을 바탕으로 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백신을 개발했다. 단백질 백신을 개발중인 노바백스도 2개의 프롤린 정보를 활용했다. 

 

구조생물학 분야 권위자인 제이슨 맥렐란 텍사스대 분자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2개의 프롤린을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백신의 성능이 개선됐다면 추가 조정을 통해 백신을 더욱 개선할 수 있다고 봤다. 

 

맥렐란 교수는 지난 3월 일리아 핑켈스타인 교수와 제니퍼 메이나드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100개의 새로운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었다.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의 지원을 받아 각 단백질 실험을 통해 기존 2개의 프롤린에 4개를 더한 6개의 프롤린을 교체한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 ‘헥사프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스파이크 단백질. 막스플랑크연구소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스파이크 단백질. 막스플랑크연구소 제공

● ‘헥사프로’ 활용한 동물실험에서 효과 입증...7월 임상1상 결과 나올듯

 

현재 접종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제조는 까다롭다. 예를 들어 모더나의 mRNA 백신은 DNA나 RNA와 같은 핵산을 구성하는 뉴클레오티드로 구성된 유전물질을 전달하기 위한 맞춤형 지질주머니가 필요하다. 이 성분은 특수 공장에서 제조돼야 하기 때문에 백신 제조 공정이 전반적으로 까다롭다. 전세계에서 백신 공급 물량이 부족한 것도 제조 방식이 까다로워 제조할 수 있는 공장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독감 백신은 이와 다르다. 보통 계란에 독감 바이러스를 주입해 배양한 뒤 이를 추출하고 독성을 없애거나 죽은 바이러스를 백신으로 제조한다. PATH의 연구팀은 계란으로 저렴하게 배양하는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만들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독감 백신을 만드는 공장에서도 충분히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관련 앞서 미국 뉴욕 소재 마운트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 연구진은 인간에게 무해한 뉴캐슬병 바이러스를 이용해 계란에서 배양하는 방식의 백신 제조법을 개발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위해 뉴캐슬병 바이러스 유전자에 에볼라 바이러스 유전자를 추가해 만든 뒤 계란에 삽입해 배양시켰다. 이를 통해 에볼라 바이러스 단백질로 코팅된 뉴캐슬병 바이러스를 얻는 데 성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백신을 제조한 것이다. 

 

마운트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 연구팀은 에볼라 바이러스 단백질 대신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활용해 동일한 연구를 시작했다. 제이슨 맥렐란 교수가 설계한 헥사프로를 뉴캐슬병 바이러스에 추가하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 NDV-HXP-S라는 백신 후보물질을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맥렐란 교수 연구팀은 80개의 중저소득 국가 기업과 연구소가 로열티 없이 이 단백질을 백신 설계에 활용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PATH는 계란에서 독감 백신을 제조하는 베트남의 한 공장에서 수천 도스의 NDV-HXP-S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뉴욕으로 가져와 동물실험을 진행한 결과 생쥐와 햄스터 실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예방 효과가 강력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특히 1개의 계란에서 5~10도스의 백신을 제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감 백신의 경우 계란 1개에서 1~2도스가 생산된다. 임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면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셈이다. NDV-HXP-S의 인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임상1상은 오는 7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15일 베트남 백신및의학생물학연구소는 NDV-HXP-S의 임상시험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1주일 뒤에는 태국 정부 제약협회도 임상시험을 발표했으며 3월 26일에는 브라질 부탄탄연구소가 임상시험을 위한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멕시코의 백신 제조업체 ‘Avi-Mex’와도 임상시험을 계획중이다. 이들 국가들은 백신을 자체 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미국 워싱턴DC의 조지타운대 지적재산 전문가인 마드하비 순더는 “NDV-HXP-S가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미래에 올 수 있는 다른 감염병에 대응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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