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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딧물과 박테리아의 불편한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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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딧물과 박테리아의 불편한 동거

2014.06.04 18:00

포식 중인 진딧물. - Scott Edwards, UC Riverside. 제공
포식 중인 진딧물. - Scott Edwards, UC Riverside. 제공

  뷔페에 몰래 들어와 한참 음식을 먹고 있는데 함께 들어온 친구 때문에 들통이 나 쫓겨난다면 어떨까.


  미국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이스구히 칼로시안 교수팀은 진딧물의 체내에 기생하는 박테리아가 식물의 방어기작을 작동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미국국립과학원회보’ 2일자에 발표했다.


  진딧물은 식물의 즙액을 빨아먹는 해충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식물도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이 아니라 진딧물이 싫어하는 화학물질을 분비하는 방법 등으로 방어를 시작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식물이 어떻게 진딧물의 존재를 인식하고 방어기작을 작동시키는 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연구팀은 진딧물이 즙을 빨 때 식물 속에 침을 흘려 넣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침 속에 든 특정 단백질이 원인일 것이라 추측한 연구팀은 진딧물 10만 마리의 침을 채취해 그 안에 든 단백질을 분리해 분석했다. 그 결과 GroEL이라는 단백질이 식물의 방어기작을 발동시키는 원인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런데 이 단백질을 만든 건 진딧물이 아니었다. 진딧물 체내에 기생하는 박테리아의 일종인 부크네라(Buchnera)가 만든 단백질이었던 것. 즉 진딧물에 얹혀 사는 박테리아가 집주인(진딧물)이 포식 중이라는 사실을 식물에게 일러바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이 박테리아는 진딧물뿐 아니라 여러 곤충의 몸속에 기생하고 있는데, 이 박테리아가 만드는 부크네라 단백질 때문에 식물이 곤충의 접근을 인지할 수 있다는 사실 역시 새롭게 밝혀졌다. 하지만 식물이 정확히 어떤 수용체나 메커니즘을 이용해 이 단백질을 인지하고 방어기작을 발동시키는 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칼로시안 박사는 “이 단백질의 기능과 단백질을 인식하는 식물의 수용체를 찾아내는 일이 다음 연구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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