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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과 통합? 적분 기호 모르는 공대생 수두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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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과 통합? 적분 기호 모르는 공대생 수두룩할 것”

2014.06.10 18:00

  7차 교육과정 개정 이후 교육과정과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과학·수학과목이 크게 축소됐다. 여기에 최근 교육부가 문·이과 통합안을 제시하며 이들 과목의 내용까지 대폭 개정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원탁토론회에서는 “문·이과 통합이 이공계 기초 학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제78회 한림원탁토론회의 패널토론 모습.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제78회 한림원탁토론회의 패널토론 모습.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적분 기호조차 모르는 공대생 


  “서울 명문 공대에 다니는 학생이 물어본 건 적분 기호였습니다.”


  정진수 한국과학창의재단 융합과학교육단장(충북대 물리학과 교수)은 이날 발표에서 구체적인 예를 들며 “요즘 이공계 대학생의 기초 수학 능력이 저조하다”고 밝혔다.

 

  정 단장은 “지방 국립대의 한 이공계 학생이 1/2+1/2의 값을 2/4라고 대답했다”면서 “현재 과학·수학 교육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 과학·수학 교육이 홀대 받고 있다”면서 교육과정 개정에 따른 과목의 단위 수를 비교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1970년대(2차 교육정부) 정부는 ‘과학이 미래’라며 과학·수학교육을 강화했고, 당시 문과생은 수학을 20단위, 과학(물리I, 화학I, 생물I, 지구과학I)을 22단위 이수해야 했고, 이과생은 수학을 46단위, 과학(물리II, 화학II, 생물II, 지구과학II)은 무려 40단위를 이수해야 했다. 6차 교육과정까지는 단위 수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하지만 7차 교육과정에서 과학·수학 과목의 단위 수는 반토막이 났고, 심지어 2013년 수시개정 때 더 줄어들어 현재는 수학과 과학이 각각 10단위다. 과학의 경우 소위 ‘물화생지의 4과목으로 나눠지는 만큼 결국 한 과목당 평균 2.5단위만 배우는 셈이다. 체육이 10단위, 음악이 5단위인 것과 비교하면 교과과정에서 과목의 중요도를 놓고 볼때 물리가 체육의 4분의 1, 음악의 2분의 1로 볼 수 있는 셈이다.

 

●“문·이과 통합형 교과과정은 학력저하로 이어질 것”

 

  배영찬 한양대 입학처장(화학공학과 교수)은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문·이과 통합형 교과과정은 매우 염려스럽다”고 운을 뗐다.

 

  문·이과 통합형 교과과정에서는 문·이과 통합 수학ㆍ과학교과서를 만들 예정이다. 여기에는 현행 교과 과정에서 일부만 선택적으로 실리게 된다. 이공계 대학생에게 필수인 삼각함수나 벡터 등의 내용이 빠질 수 있는 것이다. 또는 모든 내용이 간략하게만 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대학에 진학한 뒤 학생들이 교과 과정을 소화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배 처장은 “고교 교과과정은 대학입시 뿐 아니라 대학 교과과정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며 “과학기술한림원이 통합 교과서 개편에 참여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과학·수학교육 없이는 IT전문가도 없어


  이에 대해 박제윤 교육부 창의인재정책관 국장은 “우리나라 학생은 대입에 반영되는 과목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교육제도로는 세계 경제를 선도할 창조적 인재를 육성할 수 없어 문·이과 통합형 교과과정을 마련한 것”이라며 개정안 마련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도한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는 “수학과 과학 분야의 전문가 없이 교육학자와 관료가 문·이과 통합형 교과과정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문·이과 통합형 교과과정으로 학생들이 어렵게 느끼는 물리 과목이 없어지게 될지도 모른다”며 “이는 한국이 IT강국으로 가는 길을 막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정부의 행보는 수학, 소프트웨어, 물리학 중심의 교육으로 IT 최강국이 된 이스라엘과는 대조적이라는 것이다.

 

  박선종 분당중앙고등학교 교장은 “수능에서는 문·이과 구분이 있는데 교육과정에서 문·이과를 통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교육과정의 개편은 수능과 대학의 변화와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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