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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해가 뜨고 지듯 와서 새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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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해가 뜨고 지듯 와서 새 힘을 준다

2014.06.15 18:00

  “좋을 때다.”


  영화 ‘비포 미드나잇’에서 한 노인이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을 보고는 탄식하듯 내뱉는다. 또 다른 노인은

“사랑은 마치 해가 뜨고 지듯 아주 잠시만 왔다 가는 것이니 현재를 소중히 여기라”며 충고한다.

 

‘비포 미드나잇’의 주인공, 셀린과 제시의 모습.  - 조이앤콘텐츠 그룹 제공
‘비포 미드나잇’의 주인공, 셀린과 제시의 모습.  - 조이앤콘텐츠 그룹 제공

  하지만 오래된 연인이나 부부는 상대를 사랑한다는 점을 잊고 살기 마련이다. 이들에게 사랑은 마치 공기처럼 흔하고 당연한 존재라 미처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인공 제시(에단 호크)와 셀린(줄리 델피) 부부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풋풋한 20대에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졌고, 10년이 흐른 뒤에는 운명처럼 다시 만났다. 두 이야기는 각각 영화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으로 제작됐다.

 

  하지만 현재 제시는 셀린을 만났을 때를 “18년 전에 만나 사랑 비슷한 것에 빠졌지만 서로 못 찾다가 10년 후에 우연히 만나….”라며 무감각하게 회상한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며 이들의 모습은 ‘의리’로 사는 다른 중년부부와 다를 바 없어진 것이다.

 

  전편의 영화에서는 ‘달콤한 수다’를 즐기던 제시와 셀린이지만, 세월이 흐르는 사이에 이런 둘만의 속삭임은 사라졌다. 어느새 이들 사이에는 직장 문제와 양육 문제 등 현실적인 주제만이 남았다. 특히 제시와 전처 사이의 아들인 헨리의 양육문제를 두고 둘은 갈등을 빚는다. 제시는 헨리가 있는 미국으로 가 살고 싶다고 하지만, 셀린은 마음에 드는 직장을 찾은 터라 현재 살고 있는 프랑스를 떠날 수 없다는 것. 둘의 갈등은 어느새 감정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상대를 ‘사이코’라고 맹비난하며 싸웠지만, 둘은 언제 그랬냐는 듯 싱겁게 화해해버린다. 제시의 장난 섞인 애교에 셀린의 마음은 눈 녹듯 누그러진 것. 이 장면에서 함께한 시간 동안 그들 사이에는 달콤한 로맨스 이상의 감정이 생겼음을 알 수 있었다.

 

  영화 말미에 “사랑은 동화처럼 늘 아름답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며 “진정한 사랑은 바로 실제 삶이다”라는 제시의 대사가 이를 의미한다. 이 감정은 ‘옥시토신’ 호르몬의 마술이다. 옥시토신은 이들 사이를 단단하게 잇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최근 옥시토신 호르몬이 사람들에게 또 다른 선물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0일자에 실렸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연구팀은 옥시토신이 근육을 건강하게 만든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이 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젊은 쥐는 근육을 이루는 세포가 많은 반면 늙은 쥐는 이 세포의 수가 적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 세포 수가 줄어드는 것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다.

 

 

젊은 쥐의 근육세포(왼쪽)는 늙은 쥐의 근육세포(가운데) 보다 수가 많다. 하지만 늙은 쥐의 근육세포에 옥시토신을 넣으면(오른쪽) 근육세포 수가 늘어난다.  - 네이처 커뮤티케이션즈 제공
젊은 쥐의 근육세포(왼쪽)는 늙은 쥐의 근육세포(가운데) 보다 수가 많다. 하지만 늙은 쥐의 근육세포에 옥시토신을 넣으면(오른쪽) 근육세포 수가 늘어난다.  - 네이처 커뮤티케이션즈 제공

  하지만 연구팀이 늙은 쥐의 근육 세포에 옥시토신을 뿌리자 늙은 쥐의 근육세포의 수는 오히려 늘어났다. 근육세포의 수가 늘어나면 근육의 양이 증가하고, 그 결과 더 많은 힘을 낼 수 있다. 사랑하면 힘이 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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