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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새 리더 바라보는 과학계는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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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6월 17일 18:04 프린트하기

전준범 기자
전준범 기자

  “조직 전체가 리더의 성향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받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죠. 더구나 정부가 앞장 서서 성과 도출을 강조하는 분위기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겠네요.”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대학의 한 원로 교수는 최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초대 이사장 후보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ICT 전문가이거나 산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후보자를 수장으로 맞이할 조직이 기초과학 지원에 얼마나 큰 힘을 보탤 수 있겠냐며 답답해 했다.

 

  현재 차기 미래부 장관에 내정된 최양희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40여 년 동안 한국전기통신연구소(현 ETRI)와 미국 IBM 왓슨연구소, 프랑스 CNET연구소 등에 몸 담아온 ICT 전문가다.

 

  최근 몇 년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융합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의 경력에서 기초과학의 흔적을 찾기란 쉽지 않다.

 

  기초기술연구회와 산업기술연구회가 통합해 새롭게 출범할 예정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초대 이사장 후보에 오른 손욱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센터장과 이상천 전 영남대 총장, 한민구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도 마찬가지다. 산(손욱)·학(한민구)·연(이상천) 전문가를 골고루 배정한 듯 보이지만 이들 모두 주전공(기계공학, 전기공학)이나 그간의 활동 영역이 산업계에 편중돼 있다.

 

  사실 이 같은 상황은 올해 초부터 이미 예상돼 왔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기조인 창조경제와 관련된 성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1월 신년사에서 "2014년에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많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지난해 말부터 성과 확산이나 상용화 관련 부서를 신설했거나 신설 중에 있다.

 

  한 미래부 고위 관계자는 "장관의 출신을 지나치게 따지지 말고 그 인물이 어떤 비전을 갖고 과학과 ICT의 조화를 이끌어내는지 지켜보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수장의 색채에 따라 해당 조직 전체가 방향성을 잃거나 한쪽으로 치우치는 사례를 사회 곳곳에서 목도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조만간 새 리더를 받아들여야 하는 과학계의 우려를 그저 기우(杞憂)라며 넘겨버릴 수 있을까. 

 

 “수시로 바뀌는 과학기술 정책이라도 건들지 말고 그냥 놔두면 좋겠다. (기초과학 지원에 대한) 기대감의 역치 자체가 낮아졌다”고 푸념하는 노교수의 마지막 말이 씁쓸하다.

 


bb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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