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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코원숭이 수컷이 새끼를 죽이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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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6일 18:00 프린트하기

개코원숭이는 자신의 새끼가 아니면 살해하는 습성이 있다. 개코원숭이 수컷이 새끼를 지키기 위해 외부에서 온 개코원숭이 수컷과 싸우고 있다. - Elise Huchard 제공
개코원숭이는 자신의 새끼가 아니면 살해하는 습성이 있다. 개코원숭이 수컷이 새끼를 지키기 위해 외부에서 온 개코원숭이 수컷과 싸우고 있다. - Elise Huchard 제공

자연에서 포유류 수컷이 자기 새끼가 아닌 어린 동물을 죽이는 일은 빈번히 일어난다. 이렇게 새끼를 죽이는 까닭은 다른 수컷이 아닌 자신의 후손을 보다 많이 남기기 위함인데, 이 행위가 막무가내가 아닌 정교하게 계산된 전략적 행동이라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디터 루카스 영국 케임브리지대 동물학과 교수팀은 포유류 수컷이 자신의 후손을 늘릴 가능성이 높아질 때에만 한정해서 새끼를 살해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사이언스’ 13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먼저 새끼를 살해하는 습성이 있는 포유류 119종과 그렇지 않은 포유류 141종을 비교했다.


교미가 다가오면 수컷 여우원숭이의 고환이 10~15배 더 커진다. 교미시 많은 양의 정자를 사출해 다른 수컷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다. - Cornelia Kraus 제공
교미가 다가오면 수컷 여우원숭이의 고환이 10~15배 더 커진다. 교미시 많은 양의 정자를 사출해 다른 수컷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다. - Cornelia Kraus 제공

새끼가 살해당하는 일이 없는 포유류들의 특징 중 하나는 암컷의 난교(蘭交)다. 암컷이 가임기에 다수의 수컷과 교미를 할 경우 수컷은 태어난 새끼가 자신의 자식이 맞는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수컷이 새끼를 죽이는 일은 일어나기 힘들다.

 

대신 이런 종의 수컷들은 정자를 만드는 기관인 고환의 크기를 키우는 방법을 선택했다. 교미 시 사출하는 정자의 양을 늘려 자신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후손이 태어날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을 쓴 것이다.


새끼를 죽이는 포유류의 수컷들은 버릇 같은 습성 대신 정말 이득이 있을 때만 새끼를 죽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영아 살해는 세력다툼이 치열한 사회구조를 가진  집단에서 빈번히 일어났다.

 

우두머리 자리를 언제 빼앗길지 모르는 집단의 수컷은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에 최대한 많은 수의 가임기 암컷과 교미를 해야만 한다. 그런데 암컷은 새끼를 잃어야 호르몬의 변화로 가임기가 재빨리 돌아온다. 결국, 수컷이 새끼를 죽이는 까닭은 암컷에게 빨리 가임기가 오도록 만들어 자신의 자손을 낳게 하기 위해서다.


반대로 새끼를 죽이는 습성이 있는 포유류라고 하더라도 경쟁 수컷이 무리에 없을 때는 새끼를 죽이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루카스 교수는 “이전까지는 암컷의 난교는 수컷이 새끼를 죽이는 것을 막기 위한 방어기재인 줄 알았는데 실상은 동물들의 사회구조가 수컷에게 영아살해를 강요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알고 있던 인과관계가 거꾸로 바뀌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우상 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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