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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가이버를 보고 과학자를 꿈꾸던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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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가이버를 보고 과학자를 꿈꾸던 소녀

2014.11.27 17:53

‘빰빰빰빰~ 빠~ 빠밤빰~ 빠빰빠~♪’

 

경쾌한 음악과 함께 악당을 물리치고 어떤 상황에서도 문제를 해결하던 맥가이버.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첩보원 맥가이버의 무기는 총이 아닌 화학과 물리학 지식이었다.

 

중학생 시절 맥가이버를 보게 된 이현정 박사는 맥가이버처럼 과학을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과학자가 되기를 바랐다. 어린 시절 막연한 꿈을 현실로 이룬 국가핵융합연구소의 이현정 박사를 만났다.

 

 

고체물리학 전공을 선택한 이유

 

연구소 4층 휴계실에서 - 국가핵융합연구소 이현정 박사 제공
연구소 4층 휴계실에서 - 국가핵융합연구소 이현정 박사 제공
이현정 박사의 전공은 고체물리학이다. 고체물리학은 고체의 물리적 성질을 원자 구조와 관련해 연구하는 물리학의 한 분야다. 그녀가 고체물리학을 전공으로 택한 이유는 심플하다. 실생활에 접목하기 좋은 학과이기 때문. 이 박사는 “대학원 수업이 크게 가속과 고체물리로 나눠져 있었어요. 그 중 고체물리 분야가 더 재미있게 느껴졌고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학문이라고 느꼈죠.”라며 전공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그녀는 ‘물리는 남자에게 어울리는 학문’이라고 말한다. 보편적으로 남자가 공간지각능력이 더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힘들어서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더 열심히 노력해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다닌 그녀다.

 

대학원에 다녔을 당시 LCD 패널은 아주 획기적인 신소재였다. 이 박사는 전공과목에서 LCD 패널과 유기LED, 박막디스플레이 등 관심 있는 분야를 공부했다.

 

“지금은 노력만 하면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전공 정보의 얻을 수 있지만, 당시엔 전공과 진로에 대한 탐색이 힘든 시대였어요.”라며 회상했다. 하지만 그녀는 똑똑하게 자신의 전문 분야를 찾아냈다.

 

 

운명 같이 찾아온 연구원의 길

팀 사람들과 자전거 여행  - 국가핵융합연구소 이현정 박사 제공
팀 사람들과 자전거 여행  - 국가핵융합연구소 이현정 박사 제공

 

박사과정을 졸업할 무렵, 우연히 교수에게 기초과학연구소에서 극한물성연구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곳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첫 직장에 입사했다.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장소에서 꿈에 그리던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꿈을 이루었다는 기쁨도 잠시, 자신이 속한 조직이 분리되는 위기에 처했다. 분열되는 상황에서 중간에 끼인 조직이 바로 이 박사의 팀이었던 것. 팀장이 한 해에 두 번이나 바뀌는 등 연구소에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쓰러져가는 팀을 위해 희생할 팀장은 누가 될 것인지, 한치 앞을 못 보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울 수 있을지 등의 문제로 모든 팀원의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당시 팀원 중에 저 혼자 여자였어요. 그래서 제가 먼저 툭 터놓고 얘기를 시작했죠. 팀장을 도와 다 같이 이겨낼 수 있는 방향을 찾자고. 일일이 팀원들을 설득했어요.”라며 당시의 노력을 말했다.

 

차별을 모르고 살 것 같은 그녀지만 ‘어디에나 여성에 대한 차별은 존재’한다고 말한다. 차별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분위기에 따라 심한지 덜한지의 차이라고. 하지만 조직이 위기에 빠졌을 때 팀의 조화를 이뤄낼 수 있었던 그녀의 여성성 때문이 아니었을까? 

 

 

후배를 위한 멘토링 활동에 빠지다

 

이현정 박사는 요즘 의욕 넘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멘토링 활동 때문이다. 학생을 가르치는 일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후배들에게 진로에 대한 멘토링을 하고 있다.

 

“모든 멘티들이 의욕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멘티에 선정된 후에도 제대로 활동을 소화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보면 의욕이 없는 것 같아 저도 지치곤 하죠.”라며 멘토링의 고충을 말한다.

 

이런 단점을 풀 수 있는 해답을 찾았다. 바로 직접 멘티를 찾는 것. 그녀는 “학교 후배들 중 멘티를 직접 모집해 그들이 관심 있는 분야를 최대한 알아보고 제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도 열심히 찾아봤어요. 이런 방법으로 하니 아이들이 정말 적극적으로 활동하더라고요. 매 순간마다 보람을 느끼면서 하고 있습니다.”라며 열의에 가득 찬 눈빛을 보였다.

 

이렇게 멘토링 활동을 꾸준히 한지 벌써 6년이 된 그녀. 돌아보면 멘티보다 멘토인 자신이 얻은 것이 더 많다고 말하는 그녀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멘티들과 함께(왼쪽부터 김찬미, 김지혜, 전혜빈, 이현정 박사) - 국가핵융합연구소 이현정 박사 제공
멘티들과 함께(왼쪽부터 김찬미, 김지혜, 전혜빈, 이현정 박사) - 국가핵융합연구소 이현정 박사 제공

 

 

행복 하려면 사랑하세요!

 

“세상 모든 일은 자신의 의지에 달렸다고 생각해요.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지만 의지가 꺾이면 할 수 없는 일이 되거든요. 그래서 제가 항상 생각하는 단어가 바로 ‘의지’예요.”

 

모든 일은 꾸준히 하다 보면 결실을 맺게 된다는 조언을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단순한 논리이지만 행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그녀는 여성과학기술자로서 행복한 일을 하려면 모든 것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을 괴롭히는 상사도 사랑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신기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과 일과 후배를 사랑할 줄 아는 그녀가 극저온 분야의 저명한 과학자가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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