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한국판 新 600만불 사나이③] 장애인 돕는 인공 팔다리

통합검색

[한국판 新 600만불 사나이③] 장애인 돕는 인공 팔다리

2015.01.13 18:38

 

KAIST와 한양대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장애인 보조용 웨어러블 로봇의 모습.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KAIST와 한양대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장애인 보조용 웨어러블 로봇의 모습. -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제공

1980년대 이전 개봉됐던, 많은 영화를 보면 그 시절 예상했던 현재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로울 때가 많다. 시간여행을 그린 영화 ‘백투더 퓨쳐2’에는 2015년 현재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영상 통신 기술이나 각종 미디어 환경에 대한 묘사는 현재 기술이 영화 속에서 상상했던 것보다 더욱 진보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로봇 기술은 좀처럼 과거의 영화만큼 크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인간이 의족이나 의수 대신 팔 다리에 착용하는 보조 로봇, 통칭 ‘인공 팔다리’ 기술은 영화 속의 기술을 지금도 숙제로 남아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에너지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기계와 사람의 물리적 상호 작용을 하는데 필요한 운동, 즉 입는 로봇을 구동하는 에너지는 시각, 청각이 요구하는 정보단말기에 필요한 에너지 보다 훨씬 크다. IT기기를 구동하려면 작은 배터리 하나만 있으면 되지만, 로봇을 사람과 유기적으로 연결해 구동하려면 전기줄을 주렁주렁 매달고 움직여야 한다. 무엇보다 감각가관과 연결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되는데, 주로 시각이나 청각과 교감하는 IT기기와 달리 입는 로봇은 온 몸의 촉감이나 신경세포와 연결할 필요가 있다. 이를 대체하거나 자극하는 기술이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사람은 걷고 뛰고 쪼그려 앉는 등의 다양한 몸 동작을 일상생활 도중에 큰 자각 없이 수행한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 보면 대단히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뇌로부터 출발한 운동의도가 신경을 통해 전달되면, 이 신호는 다시 근육을 수축시킨다. 이 과정에서 피부나 근육 등에 위치한 다양한 촉각신호를 참고한다. 이런 감각은 신경을 통해 다시 두뇌로 되돌아가 판단을 거쳐야 한다. 이런 여러 단계의 복잡한 과정으로 이뤄져야만 사람의 팔다리가 움직이는 것이다.

 

인공 팔, 다리는 이런 신호 전달 과정을 흉내내서 만든다. 근육이나 신경, 피부에서 신호를 측정하고, 다시 사람의 근력을 계산한 후 이를 다양한 형태의 구동기를 사용해 근력을 보조하거나 증폭해야 한다. 인체를 완전히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 정밀하게 각종 기계장치를 움직여야 한다. 가히 의학과 생화학, 기계공학과 정보통신기술을 하나로 묶은 첨단 기술이라 볼 수 있다.

 

●장애인 팔, 다리 대체하는 보조로봇 각광

 

김정 KAIST 교수
김정 KAIST 교수

가끔 팔 다리, 혹은 하반신이나 전신에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전쟁이 주 원인 이었지만 현재에도 산업 현장, 교통사고, 질병 등으로 팔 다리가 절단됐거나, 혹은 신경이 죽어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장애인도 적지 않다.

 

로봇기술은 잃어버린 팔 다리의 기능을 완벽하게 대신할 수 있는 의족이나 의수 개발에 기여해 왔다. 최근에는 아예 사람의 신경과 연결해 움직일 수 있는 착용형 로봇 팔 다리도 개발되고 있다. 로봇 팔이나 다리를 절단 부위에 삽입하는 기술로, 팔 다리의 운동뿐 아니라 손가락의 미세한 운동까지도 가능한 정도로 개발되고 있다.

 

최근 미국 등지에서 개발된 최첨단 의수, 의족은 인체의 팔과 비슷한 무게에 모든 관절의 운동을 구현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또 의족의 경우는 정상인과 비슷한 걸음 속도로 이동이 가능하고, 장시간의 사용이 가능한 수준에까지 도달했다. 이미 현대 기술은 인체의 운동을 정밀하게 모방하여 정상인과 차이가 없는 팔 다리 운동을 구현한 것이다. 다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은 많은데, 이런 의수나 의족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기술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또 장비 자체가 매우 고가인 것도 상용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로봇 기술을 적용한 인공 팔, 인공 다리 만큼이나 주목받는 것이 착용형 로봇, 즉 ‘입는 로봇’이다. 일명 ‘외골격 로봇’이라고도 불리는 이 로봇은 전장을 누비는 군인들의 힘을 키우는 목적으로도 개발되고 있지만 팔다리 신경이 죽어버린 환자, 근력이 약해진 노약자 용으로도 가치가 크기 때문에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빠른 속도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령화에 의한 사회, 경제적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노년층이 스스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자립성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기기의 개발은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과제다.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야 움직일 수 있는 경우와 비교한다면 각종 보조기구의 보급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형 로봇 보조기기 개발 한창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로봇 연구자들과 의공학 연구자들과 함께 다양한 노약자를 위한 근력 보조기기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필자 역시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을 받아 필자 역시 연구를 수행 하고 노약자의 근력보조 기구를 개발하고 있다. 피부에서 근전도라는, 근육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생체전기 신호를 사용해서 사용자의 운동 의도를 보다 직관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이용한 노약자의 팔 운동을 보조하는 기기를 개발하기도 했다.

 

특히 기존에는 다리 전체를 감싸는 형태가 많았지만 걸을 때 가장 많은 힘이 필요한 허벅지 근육을 보조하는 ‘반바지’ 형태의 로봇으로 만들었다. 이 로봇의 최대 장점은 입고 벗기 편하다는 것. 지금까지 개발된 웨어러블 로봇은 혼자서 착용이 불가능하고 시간도 수십 분 넘게 걸리는 반면, 이 로봇은 혼자서 입고 벗는 데 2, 3분이면 충분하다. 이 밖에 연구진은 근력이 약한 노인의 팔을 지탱하는 웨어러블 로봇 팔도 개발 중이다.

 

이 로봇들은 연구 초기부터 상품화를 염두에 두고 개발했다. 특히 고가의 첨단 보조기구와 기능은 같지만 제품 가격은 낮아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효율적인 기구 설계와 함께, 제어보드와 생체신호 센서 등의 핵심부품을 모두 자체 개발했다.

 

우리나라는 로봇과 웨어러블 기기 등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 기반에는 지난 20여년간 꾸준한 연구 개발과 인력 양성에 기인한 바가 크다. 여러 기관에서 생체 모방형 인공 팔, 재활 로봇, 노인 생활 보조기기 등에 대한 의미 있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곧 산업적으로도 충분한 성공을 거둘 날이 멀지 않았다.

 

물론 앞으로 극복해야 할 문제는 많다. 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소형 전극, 센서, 구동기 등의 각종 부품의 성능을 한층 높이는 한편, 장시간 사용이 가능한 소형 동력원 역시 개발해야 한다. 이런 숙제를 국내 연구진들이 합심해 극복한다면, 한국의 과학과 복지기술을 상징하는 뛰어난 결과물도 조만간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에서 개발한 노약자를 위한 상지 보조기. 각종 센서와 제어장치 모두 직접 개발했다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KAIST에서 개발한 노약자를 위한 상지 보조기. 각종 센서와 제어장치 모두 직접 개발했다 -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제공

태그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3 + 3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