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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버터칩 왜 맛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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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1월 30일 15:36 프린트하기

허니버터칩도 감자칩이다. 그런데 달다. 아카시아꿀과 설탕, 결정과당을 사용해 단맛을 낸다. 대신 보통 감자칩보다 덜 짜다. 일반 감자칩은 과자 100g당 소금의 양이 540mg이고, 허니버터칩은 483mg이다. 고정관념을 깬 ‘단 감자칩’, 이것이 허니버터칩의 비밀이다. 그런데 이것만이 아니다.

● 김치찌개에 넣은 소금의 비밀

기자는 자취를 시작한 날, 처음으로 김치찌개를 끓여먹었다. 아무리 마법의 조미료라는 MSG로 간을 해도 찌개가 싱거웠다. 설탕을 넣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때 눈에 띈 게 소금이었다. 소금을 반 스푼 넣자 맛이 확 살아났다. 지나치게 많이 넣은 MSG와 설탕 맛까지 되살아나 그날의 김치찌개는 먹을 수 없게 됐지만 ‘소금을 넣으면 다른 맛이 살아난다’는 교훈은 확실하게 얻었다. 이것이 바로 허니버터칩의 비법이다.

기자의 경험대로 적당한 짠맛은 음식 전체의 풍미를 돋운다. 특히 짠맛은 단맛과 궁합이 좋다. 또 적당량의 소금은 카페인, 염산키니네, 황산마그네슘 등의 쓴맛을 줄인다. 쓴맛을 내는 요소와 설탕이 든 혼합물에 약한 짠맛을 내는 초산나트륨을 넣으면, 쓴맛은 감소하고 단맛은 강해진다(그래프 참조). 반면 설탕만 들어있는 용액에 소금을 넣으면 단맛에 큰 변화가 없다.

 

과학동아 제공
과학동아 제공

다시 말해 쓴맛과 단맛이 같이 있으면 짠맛이 단맛의 천적인 쓴맛을 억제해 단맛을 더 달게 해주는 것이다. 잊지 말아야할 것은 ‘적당한’ 양의 짠맛이다. 지나치게 많은 소금은 오히려 혀에 있는 쓴맛 수용체를 활성화해 이번엔 쓴맛을 더 쓰게 하고 단맛을 떨어뜨린다. 허니버터칩은 짠맛의 황금비를 찾아낸 데 두 번째 성공 비결이 있다.

 

● 단맛인 듯 쓴맛인 듯 단맛 같은 너

앞서 말했듯 단맛의 천적은 쓴맛이다. 그런데 외외로 단맛과 쓴맛 물질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하게 생겼다. 심지어 같은 물질이 단맛과 쓴맛을 오가는 경우도 많다. 설탕보다 1000배 더 달다는 사카린이 대표적이다.

사카린은 자신의 탄소 원자에 결합하는 할로겐 원소에 따라 단맛과 쓴맛을 왔다 갔다 한다. 특히 가장 커다란 요오드가 결합하면 아예 쓴맛만 남는다.

두 물질이 얼마나 비슷했으면 우리 혀에는 단맛 수용체와 쓴맛 수용체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두 가지 맛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하나의 수용체가 있다는 주장까지 있었다.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니다. 혀에서 단맛을 느끼는 수용체는 ‘T1R2-T1R3’라는 단백질 단 하나다. 반면 쓴맛 수용체는 10여 개가 넘는다. 쓴맛을 내는 음식이 단맛을 내는 음식보다 훨씬 다양한 걸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된다.

 

어쩌면 우리가 아직 모르는, 제조사도 모르는 허니버터칩의 또 다른 비밀이 있을지 모른다. 류미라 한국식품연구원 박사는 “고메버터의 발효향과 꿀의 단맛, 감자칩 특유의 알싸한 짠맛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시너지를 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류 박사는 소고기와 마늘을 예로 들며 “소고기와 마늘을 넣고 오래 끓이면 고기에도, 마늘에도 없던 성분이 새로 생겨 새로운 맛을 낸다”고 말했다. 허니버터칩에도 꿀과 소금, 감자가 섞이면서 미지의 X 성분이 생겨나 소비자에게 신선한 맛을 안겨준 것일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허니버터칩이 부럽다면 주말 오후에 앞치마를 메고 자신만의 재료들을 조합해보자. 단 성공은 보장하지 않는다.


송준섭 기자

j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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