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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감각을 믿을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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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3월 07일 01:39 프린트하기

지난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최대 이슈는 단연 ‘파검-흰금’ 드레스 논쟁이었습니다. 이 현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본지 기사(파검 vs 흰금 드레스 논쟁…끝나지 않은 의문)도 덕분에 전체 과학뉴스 중 가장 많은 주간 조회수를 기록하며 관심을 끌었는데요.

 

우리가 눈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란 게 얼마나 한계가 있는지 새삼 느끼게 해준 사례였습니다. 이번 드레스 논쟁은 덩달아 ‘착시’ 현상에 대한 관심도 불러 일으켰는데요. 오늘은 착시를 주제로 몇 가지 흥미있는 사례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심리학자 톰 콘스위트(Tom Cornsweet)와 헤르만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가 만든 착시도형. [좌] 콘스위트 도형, [우] 에빙하우스 도형 - 위키피디아 제공
심리학자 톰 콘스위트(Tom Cornsweet)와 헤르만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가 만든 착시도형. [좌] 콘스위트 도형, [우] 에빙하우스 도형 - 위키피디아 제공

먼저 왼쪽 그림을 보면, 가운데 경계선을 기준으로 여러분은 어느 쪽이 더 밝아보이나요? 아마 대부분 오른쪽이라고 답할 겁니다. 하지만 양쪽은 사실 똑같은 밝기의 색입니다. 의심스럽다면 집게손가락을 모니터에 대고 경계선을 가려보기 바랍니다.

 

이번엔 오른쪽 그림도 보죠. 가운데 주황색을 띠는 두 원의 크기를 비교하면 어떤가요? 왼쪽 원이 더 작아 보입니다. 하지만 두 원의 크기는 정확히 같습니다.

 

착시(Optical Illusion)란 이처럼 시각에 의한 착각으로, 사물의 크기, 형태, 빛깔 같은 특성이 ‘실제’와 다르게 파악되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독일 베를린대 게슈탈트(Gestalt) 학파는 우리 뇌가 특정 부분이 아닌, 전체적인 것을 종합해서 판단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착시가 생긴다고 해석합니다. 사물을 본다는 건 단순히 그 사물뿐만 아니라, 주변과의 ‘상호 관계’까지 함께 본다는 의미인데요.

 

그 예로 폰조(Ponzo) 도형이란 것을 보죠.

 

이탈리아 심리학자 마리오 폰조(Mario Ponzo)의 착시도형. [좌] 두 노란색 선의 길이는 같지만, 위쪽 선이 더 길어보인다. [우] 모두 같은 키의 아이들이지만, 오른쪽 위 여자아이가 가장 커 보인다. - 위키피디아, UC San Diego 제공
이탈리아 심리학자 마리오 폰조(Mario Ponzo)의 착시도형. [좌] 두 노란색 선의 길이는 같지만, 위쪽 선이 더 길어보인다. [우] 모두 같은 키의 아이들이지만, 오른쪽 위 여자아이가 가장 커 보인다. - 위키피디아, UC San Diego 제공

폰조 도형은 보는 바와 같이 사물의 주변 배경 때문에 전체적으로 원근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미 우리는 원근감이 있는 풍경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으로 우리 뇌는 위쪽에 있는 사물이 더 멀리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감안해 그림을 바라봅니다. 따라서 실제로는 같은 크기이지만, 상대적으로 위쪽에 있는(멀리 있는) 사물이 더 크다고 착각하게 됩니다.

 

아사이(Asahi) 착시. 왼쪽 도형이 오른쪽 도형보다 가운데 부분이 훨씬 밝아보인다. - sciencemag.org 제공
아사이(Asahi) 착시. 왼쪽 도형이 오른쪽 도형보다 가운데 부분이 훨씬 밝아보인다. - sciencemag.org 제공

아사히(Asahi) 착시라고 불리는 이 사례도 ‘경험’에 의존하는 뇌의 판단 때문에 일어나는 착시입니다.

 

왼쪽 그림을 보면, 가운데에서 마치 빛이 뿜어져 나오는 듯 오른쪽 그림보다 훨씬 밝아 보이는데요. 왼쪽이나, 오른쪽이나 두 그림의 중심은 물리적으로 같은 밝기의 흰색입니다. 전문가들은 왼쪽 그림의 형태에서 우리 뇌가 태양이나 달을 연상하면서, 실제보다 중심 부분이 밝아 보이는 착시를 일으킨다고 분석합니다.

 

1995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에드워드 아델슨(Edward Adelson) 교수가 개발한 체커그림자(Checker Shadow)는 좀 더 놀랍습니다. 아래의 왼쪽 그림에서 체스판의 A 부분과 B 부분의 밝기를 비교하면, 누가 봐도 B 부분이 훨씬 밝은 색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자, 주변을 포토샵으로 전부 지워보겠습니다. 그 결과는 오른쪽 그림입니다!

 

왼쪽 그림에서 A와 B만 남기고 전부 지웠더니, 오른쪽 그림처럼 남은 두 영역이 같은 색깔이라는 걸 알 수 있다. - 위키피디아 제공
왼쪽 그림에서 A와 B만 남기고 전부 지웠더니, 오른쪽 그림처럼 남은 두 영역이 같은 색깔이라는 걸 알 수 있다. - 위키피디아 제공

내친 김에 아래 그림도 볼까요? 정육면체의 윗면 중앙에 있는 ‘갈색’ 조각에 주목해 보세요. 여기에 그늘진 앞면의 정가운데 ‘노란색’ 조각도 유심히 보기 바랍니다. 아무리 봐도 두 조각은 색깔 자체가 다릅니다. 이번에도 주변을 전부 삭제해보겠습니다. 결과는 오른쪽 그림입니다.

 

자, 왼쪽 그림을 다시 보기 바랍니다. 착시라는 걸 알고 봐도 여전히 갈색과 노란색 조각입니다. 지금 여러분의 뇌는 ‘경험’에 의존, 정육면체의 앞쪽에 그늘이 진 걸 감안하면서 색깔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윗면 가운데 조각(갈색)과 앞면 가운데 조각(노란색)을 남기고 모두 지운 결과 두 조각은 서로 같은 색이었다. - Rockefeller University 제공
윗면 가운데 조각(갈색)과 앞면 가운데 조각(노란색)을 남기고 모두 지운 결과 두 조각은 서로 같은 색이었다. - Rockefeller University 제공

이처럼 감각기관으로 들어온 정보를 파악할 때 우리 뇌는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편집을 합니다. 그 결과 똑같은 존재가 ‘다르게 보이는’ 착시를 경험합니다.

 

여기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만일 그 대상이 사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어떨까요?

 

최근 SNS 서비스 인스타그램(Instagram)에서는 피부색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반대하는 취지로 흑백사진을 게시하는 릴레이 캠페인이 유행한다고 합니다. 피부색이라는 주변 정보를 없앤다면(흑백으로 바꾼다면) 모두가 똑같은 인간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인종차별를 반대하는 취지로 흑백사진 올리기 캠페인에 참가한 개념 연예인 오상진(왼쪽)과 흑백 풍경사진을 올린 걸그룹 걸스데이 민아 - 인스타그램 제공
인종차별를 반대하는 취지로 흑백사진 올리기 캠페인에 참가한 개념 연예인 오상진(왼쪽)과 흑백 풍경사진을 올린 걸그룹 걸스데이 민아 - 인스타그램 제공

문득 미국의 힙합그룹 블랙 아이드 피스(The Black Eyed Peas)의 ‘Where Is The Love?’란 노래가 떠오르는데요. 가사가 대충 이렇습니다.

 

 

특정 계층, 특정 인종을 선입견으로 바라보는 것도 결국 뇌의 착각에 따른 ‘착시’가 아닐지.

 

그럼 ‘Where Is The Love?’를 들으면서, 오늘의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PLAY 버튼을 클릭하면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모바일에서는 '여기'를 클릭하세요. 

 

 

 

서영표 기자 sypyo@donga.com

박꽃핀 에디터 kkotpin8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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