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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듣는다 7] “‘울산의 눈물’ 막을 길은 과학기술 혁신과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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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27일 18:00 프린트하기

박성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제3회 과총포럼에서 "과학과 기술에 기반한 혁신과 도전이 재도약의 유일한 길"이라고 설명했다.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공
박성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제3회 과총 국가발전포럼에서 “과학과 기술에 기반한 혁신과 도전이 재도약의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공

“‘말뫼의 눈물’을 아십니까. 울산에 있는 높이 140m, 중량 7000t 짜리 골리앗 크레인의 별명입니다. 원래 이 크레인은 스웨덴의 작은 도시 ‘말뫼’에 있었는데, 지난 2002년 이 크레인이 현대중공업에 ‘1달러’에 매각됐지요. 2002년 크레인이 말뫼를 떠나 울산으로 올 때 말뫼 시민들이 슬퍼하며 이 크레인을 ‘말뫼의 눈물’이라고 불렀습니다. 앞으로 어쩌면 이 크레인의 이름은 ‘울산의 눈물’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말뫼의 눈물이 계속 울산에 남아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과학기술에 기반한 혁신과 도전이 유일한 길입니다.”

 

14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과학기술회관에서는 ‘사회갈등: 어떻게 극복하나’를 주제로 제3회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국가발전포럼이 열렸다.

 

연사로 나선 박성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사회적 갈등해소와 국가 발전을 위한 과학기술 국정운영 방향’이라는 강연을 통해 “1962년 경제개발계획과 동시에 제1차 과학기술진흥 5개년 계획도 시작돼 발전의 원동력을 제공한 결과 불과 50년 만에 개인 소득은 261배 증가했고 수출은 1만 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최근 과학기술의 소중함이 잊혀져 가는 것 같아 걱정”라며 “ICT(정보통신기술)는 종종 들리지만 ‘기초과학’이나 ‘과학기술진흥’이라는 이야기는 잘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연이 끝난 뒤 박 원장과 간단히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번 포럼의 주제는 ‘갈등’입니다. 사회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이념, 빈부차 등 우리 사회의 갈등 요소는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꼽는 요인 중 하나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개념입니다. 우리 사회가 바로 여기에 젖어있지요. 이른바 사회 지도층은 대부분 문과 출신입니다. 문과가 이과를 지배하는 구조로 국정 운영이 되는 것은 과학기술사회에서 아주 후진적인 현상입니다. 우리 과학기술인과 소통하는 미래창조과학부만 봐도 그렇습니다. 미래부에는 행정고시 출신들이 앉아 있지요. 과학기술인과 소통해야 하는데 전문가가 없습니다. 적어도 미래부 공무원은 어느 정도의 과학적 소양은 있어야지요. 그래서 저는 이번에 우리 사회가 앞으로 도전해야 할 도전과제에 ‘과학기술에 기반한 국정운영’도 넣어 봤습니다. 지난 경제개발계획과 과학기술진흥계획 때처럼 제2의 과학입국과 기술자립을 위한 것입니다.”


― 실제로 과학기술이 사회 갈등을 해결하는 데 기여한 사례가 있는지요.

 

“독일 통일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독일이 1990년 통일됐는데 이보다 3년 앞선 1987년 동독과 서독 과학장관이 만나 과학기술 협정을 맺고 과학기술 분야에서 교류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동·서독의 경직된 분위기를 해빙시키는 데 엄청난 도움을 주고 있었죠. 어쩌면 남북도 과학기술 교류가 이뤄지면 더 빨리 통일이 되지 않을까요. 문제는 이런 준비가 하나도 안 돼 있다는 겁니다. 강연에서도 말했듯 통일준비위원회를 구성하는 149명 중 과학기술인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과학기술 파트를 아예 배제한 것이죠. 제가 항의해봤지만 돌아온 답은 놀랍게도 ‘과학기술은 당장 필요 없다, 2기 때 고민해보겠다’ 였습니다.”

 

― ‘과학기술 파트를 배제한 것’이라는 말씀이 와 닿습니다. 최근 중고등학교에서도 과학교육 필수 시간을 줄였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문·이과를 통합하겠다는 취지는 전적으로 찬성입니다. 하지만 과학(수학)교육 시간이 대폭 줄었습니다. 이유가 ‘사교육비를 줄이겠다’ ‘교육을 쉽게 해 학생의 부담을 줄이겠다’인데, 교육을 쉽게 한다고 해서 사교육비가 줄지는 않습니다. 사교육비를 줄이려면 공교육을 정상화해야죠. 과학교육 시수를 줄인 것은 국가 발전에 역행하는 처사입니다. 반면 소프트웨어(SW)를 정규 교과로 채택하겠다는 정책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21세기에는 과학교육과 더불어 소프트웨어 교육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 국가 발전을 위한 과학기술인의 역할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과학기술인이 국가발전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얻은 결론은 과학자들이 스스로 신뢰를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연구비를 정직하게 써야하고, 훌륭하다는 소리를 듣도록 전문적으로 일해야 한다는 것 등이었습니다. 또 사회적으로 과학문화가 확산되도록 앞장서는 것도 과학자들의 역할일 것입니다. 과학자가 외국에 나가 국제협력을 맺거나 과학기술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선미 기자

vami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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