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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위대함, 엄청난 독서가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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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29일 18:17 프린트하기

[편집자주] 동아사이언스는 학급으로 과학책을 보내주는 "1학급 1과학동아"캠페인을 진행중입니다. 학생들이 하루의 절반을 보내는 교실에서 책을 편하게 접하고 과학에 익숙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입니다. 캠페인에 참여한 명사들 찾아 현명한 독서법을 물어봤습니다.

 

 

“10여 년 전 청소년 대상으로 과학강연을 했는데 끝나자마자 연봉이 얼마인지부터 묻더군요.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았어요. 그때부터 청소년들이 책을 많이 보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영숙 KIST 책임연구원(전 환경부 장관)이
유영숙 KIST 책임연구원(전 환경부 장관)이 '1학급 1과학동아' 캠페인에 참여한 계기를 설명하며 청소년의 독서활동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학급 1과학동아’ 캠페인에 참여한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60, KIST 책임연구원)은 행사에 참여한 계기를 담담하게 털어놨다. 10여 년 전 ‘사이언스 앰배서더’라는 이름으로 한 학교에 가서 강연을 하다 겪은 일이었다.

 

유 책임연구원은 “청소년들의 물질만능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균형잡힌 독서”라며 “마침 아는 사람에게서 1학급 1과학동아 캠페인을 듣고 ‘이거다’ 싶어 바로 신청했다”고 말했다.

 

유 책임연구원은 2011년 6월부터 2013년 3월까지 환경부 장관을 지냈다.

 

◇ “지금은 세종전도사”

 

평소에도 시골학교에 어린이신문과 책을 보내곤 했던 유 책임연구원은 환경부 장관에서 물러난 2013년부터 본격적인 ‘책 함께읽기’ 운동에 참여했다. 마침 한국로레알유네스코 여성생명과학진흥상을 수상하면서 상금을 받게 되자 바로 10여 개 중·고등학교에 100권씩의 책을 보냈다. 유 책임연구원은 “서울보다는 지방에 기회가 적어서 지방 학교에만 책을 보내고 있다”며 “처음 받은 상금이 다 떨어져 지금은 내 돈으로 하고 있다”며 웃었다.


“책을 받은 친구들이 가볍게 독후감을 써서 보내줬는데 그 중에 ‘세종처럼’이라는 책을 읽은 한 여학생이 ‘마음공부를 해야 진짜 공부’라는 글에 감명을 받았다고 적어왔더군요. 제 마음도 똑같았습니다. 작은 씨앗을 심고, 10년 뒤에 한두 명이라도 열매를 거둘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열매를 거뒀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행복했죠. 지금도 계속 책을 보내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유 책임연구원이 요즘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일까. 그는 첫손가락으로 ‘세종실록’을 꼽았다. 세종 하면 다들 위대한 업적만 단편적으로 생각하는데 세종실록 전체를 읽으면서 그가 얼마나 어려운 환경에서 어떤 철학을 갖고 집요하게 그 일을 추진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갑자기 유 장관은 기자에게 “임금 입장에서 백성이 똑똑하면 좋을지 나쁠지” 물었다. “아무래도 똑똑하면 불편할 수도 있다”고 대답하자 유 책임연구원은 “맞다”고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세종은 달랐어요. 앙부일구라는 해시계를 만들고는 그걸 경복궁 안이 아니라 양민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종묘앞에 설치했어요. 한자로 시간을 표시하면 혹시 모를까봐 자축인묘를 뜻하는 동물 그림을 새겨넣었고요. 자신이 아니라 백성을 첫 번째로 생각했던 것이 세종의 위대한 점입니다.”

 

◇ 헤르만 헤세를 좋아했던 소녀

 

유영숙 KIST 책임연구원(전 환경부 장관)이
유영숙 KIST 책임연구원(전 환경부 장관)이 '1학급 1과학동아' 캠페인에 참여한 계기를 설명하며 청소년의 독서활동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퇴임후 유 책임연구원은 세종전도사로 자처하고 있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 저녁에 동아사이언스 다빈치홀에서 세종사랑방을 열며 꾸준히 세종의 리더십과 애민 사상을 알리고 있다. 기자도 두어 번 참여한 적이 있는데 수준이 꽤 높다. 유 책임연구원에게 청소년 시절에 좋아했던 책을 물어봤더니 대뜸 헤르만 헤세가 튀어나왔다.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나르시스와 골트문트 등 헤세의 책은 빠지지 않고 읽으며 감성을 키웠다.

 

과학 분야에서 물어봤더니 역시 전 환경부 장관답게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 나왔다. 유 책임연구원은 “내용보다 더 감명받은 것은 그녀의 용기”라며 “유명한 과학자도 아니었던 그녀가 엄청난 공격을 받을 게 분명했는데 어떻게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었을지 되새기게 됐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시절에 책을 많이 읽으면 경험의 폭이 그만큼 넓어집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을 주고, 위기나 충격이 올 때 견디는 힘이랄까, 버티는 능력이 커집니다. 세종이 위대한 왕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엄청난 독서 덕분이었다고 생각해요.”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김상연 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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