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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한복판에서 벌 키우는 ‘도심양봉’,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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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한복판에서 벌 키우는 ‘도심양봉’, 괜찮을까

2015.05.05 18:00
대전시가 서구 구봉산 인근에 마련한 시민 체험양봉장.시 관계자가 벌통을 열어 보이고 있다. - 대전시 제공
대전시가 서구 구봉산 인근에 마련한 시민 체험양봉장. 시 관계자가 벌통을 열어 보이고 있다. - 대전시 제공
‘위험하게 왜 도시 한 복판에서 벌을 키우는가?’

‘꿀벌은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큰 문제가 없다. 오히려 도심 지역 환경개선에 도움이 된다.’
 
최근 전국적으로 도시마다 양봉(養蜂)이 인기다. 시내 한 복판에서 벌을 키우는 ‘도시양봉’ 운동이 번지고 있는 것. 꿀을 얻으려는 목적도 있지만 ‘도심지역 식물의 생육을 돕는다’는 친환경 운동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어린이들의 정서 함양 등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과 맞물리면서 전국 각지로 번지고 있다.
 
● 대전에서는 ‘세계양봉대회’ 개최도
 
전국 각지에서 인기지만 가장 열성인 도시로는 대전이 꼽힌다. 대전시는 올해 9월 15일부터 5일간 대전컨벤션센터 및 대전무역전시관 일원에서 ‘세계양봉대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인터넷 등을 통해 전 세계 양봉 관계자들의 참여를 권장하고 있다. 세계 양봉 관련 학자들의 강연과 세미나, 전시회 등의 일정이 진행될 계획이다.
 
대전시는 시 전역 7곳에 공식적으로 도시양봉장을 설치하고 운영하고 있다. 설치 장소는 시청, 옛 충남도청 건물, 인재개발원, 농업기술센터, 동부평생교육문화센터, 충남대, KAIST 등이다.
 
여기에 이어 지난달 25일부터는 서구 구봉산 인근에 ‘시민 체험양봉장’을 개장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대전의 양봉산업을 확대하는 한편, 다가오는 세계양봉대회의 홍보창구로도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양봉에 관심이 있는 시민에게 벌통 1군을 대여하여 현장 체험 교육과 함께 생산된 벌꿀을 참여 시민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참여 시민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7월 중순까지 매주 토요일 양봉 체험교육을 실시하며, 설탕 등 다른 첨가물이 포함되지 않은 천연 벌꿀을 생산한 후 전량을 참여한 시민에게 균등하게 배분해 꿀에 대한 만족도도 높일 계획이다.
 
김광춘 대전시 농업유통과장은 “시민 체험양봉장 사업은 꿀벌 사육을 통한 단순한 벌꿀 획득이 목적이 아닌 도심지 내 꽃과 농작물의 결실을 도와주고 도시 생활에 지친 시민에게 정서 함양과 함께 친환경일자리를 창출하는 다방면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대전에 비해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 지역은 구 단위 이하 행정기관이나 비정부기구(NGO)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지난달 23일 서울 강동구는 ‘2015년도 첫 채밀 및 제1기 도시양봉학교 수료식’을 개최했다. 이른 봄부터 상일동 명일근린공원 공동체 텃밭 인근에서 2013년 10개 벌통에서 시작해 2014년 15개, 약 550kg의 잡화꿀을 채밀해 왔을 만큼 열성적이다.
 
강동구는 올해 이른 봄부터 도시양봉학교를 신설해 총 34명의 초보 도시양봉가를 배출하고 첫 채밀행사를 가졌다. 강동구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강동도시양봉농업 협동조합’이 구성됐을 만큼 열성이다. 현재 30여개의 벌통을 운영 중이다.
 
서울시 중부공원녹지사업소는 올해부터 도시양봉 수업 신청을 받았다. 지난해 여름부터 직원 동아리 활동으로 시작한 도시양봉을 8주짜리 시민교육으로 개방한 것이다. 이 밖에 노원구도 광운대와 공동으로 도시양봉 교육과 단지조성을 준비 중이다. 서울지역 도시양봉장은 15개에 달하는 걸로 파악된다.
 
도시양봉으로 부수입을 올리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약 15만 원을 투자해 벌통 하나를 설치하면 얻을 수 있는 꿀은 약 5kg. 가격으로 치면 50만원 정도의 꿀을 얻을 수 있다. 10개만 설치해 관리하면 한 번 꿀을 달 때마다 500 만 원의 수익이 생기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예 도시양봉을 활성화 하기 위한 업체도 생겨났다. 서울지역 도시양봉 지원 전문 소셜벤처 ‘어반비즈서울’은 직접 양봉을 하면서도 서울 한복판에서 벌꿀을 채취하겠다는 꿈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양봉수업도  시행하고 있다.
 
● ‘위험론’ 여전, 상생방안 찾아야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숭실대 캠퍼스에서는 1만 여 마리 꿀벌들이 캠퍼스를 뒤덮는 소동이 벌어졌다. 일부 학생들은 수많은 벌들이 날아다니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렸다.
 
이날 소동은 숭실대 한 건물 옥상에 설치된 벌통을 잘못 관리하면서 일어났다. 학교 측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도심양봉의 일환으로 벌통을 설치했는데, 평상시엔 큰 문제가 없던 벌통을 잘못 관리해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분봉(分蜂)을 하는 과정에서 여왕벌이 벌통을 탈출했고, 이 여왕벌을 따르던 벌 1만 마리가 함께 외출을 하면서 일어난 소동이었다.
 
이 사건은 결국 벌통 관리자이던 의생명시스템학부의 한 교수가 고생 끝에 여왕벌을 붙잡아 벌통에 밀어 넣으면서 사건은 일단락 됐다. 헤프닝으로 끝난 사건이지만 이 사건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도심양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이 사실이 인터넷 상에 퍼지면서 ‘왜 학교에서 위험하게 벌을 키우느냐’는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도시양봉을 지지하는 측은 “관리만 잘 한다면 한 번 침을 찌르면 내장기관이 딸려 나와 죽어 버리기 때문에 먼저 공격하는 일이 거의 없는 만큼  큰 위험이 없다”고 주장한다. 꿀벌은 말벌과 달리 먼저 건드리지만 않으면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실제로 꿀벌은 식물의 수정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꼽힌다. 전 세계 식량의 3분의 1이 곤충의 꽃가루받이에 의해 생산되는데 그중 80%가 꿀벌의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나 도시에선 꿀벌을 찾기 어려운데다 최근에는 꿀벌의 개체 수가 원인 모를 이유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보고도 늘고 있다.
 
대전시 농업유통과 측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현재 도심양봉장이 설치된 지역에서 벌에 자주 쏘였다는 보고는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꿀벌은 도시 식물 환경을 지키는데 오히려 도움이 되므로 시민홍보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분양 체험양봉장에서 벌꿀을 채취하는 모습. 대전시는 청사 등 도시양봉장과 시민분양 체험양봉장에서 아카시아 천연벌꿀 1216kg을 수확했다고 밝혔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시민분양 체험양봉장에서 벌꿀을 채취하는 모습. 대전시는 청사 등 도시양봉장과 시민분양 체험양봉장에서 아카시아 천연벌꿀 1216kg을 수확했다고 밝혔다. - 대전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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