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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튀겨 먹는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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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튀겨 먹는 비법

2015.05.13 18:00

오징어, 새우, 고구마, 감자, 고추…. 노릇노릇한 옷 속에 몸을 감추고 튀김의 풍미를 한껏 높여주는 ‘고마운’ 음식이다. 바삭바삭한 느낌과 뜨거운 감촉을 자랑하는 튀김. 만일 이런 튀김옷 속에 오징어나 감자 대신 차가운 기운을 내뿜는 아이스크림이 숨어있다면?
 

Fotosgrenzenlos(pixabay) 제공
Fotosgrenzenlos(pixabay) 제공

 

● 열 전도 막아주는 빵가루


서울의 한 식당. 후식으로 나온 튀김이 충격적이다. 겉모양을 봐선 영락없는 튀김이지만 그 속에 담고 있는 건 아이스크림이라니. 어디 한번 먹어볼까. 뜨거움과 차가움이 어우러진 아이스크림 튀김의 맛! 입 속에 넣고 한입 씹는 순간 혀끝에선 일대 혼란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이런 느낌을 무엇에 빗대 표현할 수 있으랴. ‘아이스크림과 튀김의 만남’이라는 발상 자체도 흥미롭지만, 뜨거운 튀김옷 속에서 아이스크림이 녹지 않고 ‘절개’를 지켜낸다는 사실이 신기하고도 놀랍다.
 
아이스크림 튀김을 만들기 위해선 적당량의 아이스크림에 입자가 고운 빵가루 옷을 입힌 후 고온의 기름에서 재빨리 튀겨내야 한다.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고온의 기름에서 튀겨내는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그 비밀은 바로 기체가 형성하는 단열층에 있다.
 
빵가루에는 탄산수소나트륨(NaHCO3) 성분이 함유돼 있는데, 이를 가열할 경우 분해되면서 이산화탄소 기체가 발생한다. 이것이 기체층을 형성하면서 아이스크림과 튀김옷 사이에서 열이 이동하는 것을 막아준다. 즉 차가운 아이스크림에 덧씌워진 빵가루가 뜨거운 기름에 닿는 순간 부풀어오르고, 기체가 그 내부 공간을 채워 열 전도를 막는다는 개념이다.

 

기체는 열전도율이 매우 낮다. 가령 공기의 열전도율은 물의 열전도율과 비교했을 때 약 1/25배를 나타낸다. 우리가 100℃가 넘는 사우나실에서 화상을 입지 않는 이유도 내부에 채워진 수증기(공기층) 덕분이다.
 
따라서 찬 아이스크림이 튀김옷의 열기를 느끼는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튀김으로 ‘변장’했다고 해도 아이스크림은 역시 아이스크림. 시간이 지나면 녹게 마련이므로 한꺼번에 요리할 순 없다. 먹기 직전에 튀겨야 하고, 튀긴 즉시 빨리 먹어야 튀김의 뜨거움과 아이스크림의 차가움이 공존하는 입 속에서의 ‘카오스’를 경험할 수 있다.

 

Javierme(en.wikipedia.org) 제공
Javierme(en.wikipedia.org) 제공

 
● 바삭바삭한 튀김의 비결


고소하고 바삭바삭하게 씹히는 튀김, 느끼하고 눅눅하게 기름 냄새가 배어나는 튀김. 같은 종류라도 튀김의 맛은 가지각색이다. 고소하고 바삭바삭한 튀김을 만들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튀김 맛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튀김옷이 쥐고 있다. 튀김옷에 사용할 밀가루는 점성과 글루텐 함량이 적은 박력분이 좋고, 튀김옷의 반죽은 차가운 물로 ‘살살’ 고루 섞어야 한다. 글루텐의 함량이 많을수록, 그리고 반죽을 숟가락으로 열심히 휘저을수록 끈기가 많아져 튀김이 잘 되지 않거나 튀김의 부드러운 맛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특히 낮은 온도의 물로 반죽할수록 글루텐의 활성을 막아주므로 반죽용 물에 얼음을 섞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통 튀김옷의 반죽은 달걀 노른자 1개와 차가운 물 1컵을 섞은 뒤 박력분 1컵을 살살 뿌리면서 가볍게 섞어 살짝 흐를 정도의 농도로 만든다.
 
기름의 온도를 조절하는 일도 중요하다. 일식 요리 전문가들은 1백50-1백90℃의 고온에서 단시간 내에 조리하면 영양 손실이 적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새우, 오징어 등을 재료로 삼는 일반적인 튀김의 적정 온도는 약 1백80-1백90℃, 고추나 깻잎 등 야채 재료의 경우 이보다 20-30℃ 정도 낮게 잡으면 된다.
 
도넛은 1백60℃ 정도에 맞춰 서서히 튀겨야 내부까지 부드럽게 부풀어오른다. 아이스크림 튀김처럼 ‘특별한’ 경우엔 2백10℃ 정도에서 약 10초간 재빨리 튀겨낸다.
 
하지만 온도계를 집어넣어 측정할 순 없는 일. 전문가의 온도 측정 비법을 들어보자. 튀김옷을 떨어뜨렸을 때 바닥에 가라앉았다가 천천히 떠오르면 약 1백50-1백60℃, 중간까지 가라앉았다가 곧 떠오르면 1백70-1백90℃, 가라앉지 않고 바로 표면에 흩어질 경우 1백90℃ 이상의 고온 상태다. 재료를 한꺼번에 넣을 경우 순간적으로 온도가 내려가므로 두어개씩 넣어 일정 온도로 튀겨주는 것이 좋다.
 
| Tip |
튀김 맛을 좌우하는 튀김옷을 반죽할 때는 차가운 물로 살살 섞으며 해야 한다. 반죽을 열심히 휘저을수록 끈기가 많아져 튀김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튀김용 밀가루는 ‘끈기의 주범’인 글루텐 함량이 적은 박력분이 좋다.

 

 

※ 동아사이언스에서는 매주 목요일 ‘쿠킹 사이언스’를 연재합니다. 2002년 과학동아에 연재되었던 코너로 요리 속에 담긴 과학이야기를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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