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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꽃 ‘장미’, 명품 향기의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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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꽃 ‘장미’, 명품 향기의 비밀은?

2015.05.14 17:40

5월은 장미의 계절입니다. 자연이 인간에게 선물한 모든 꽃은 아름답지만 그 중에서도 장미는 붉은 꽃잎, 깊고 매력적인 향기로 꽃의 여왕으로 손꼽히죠. 사계절 아무 때나 장미를 볼 수 있지만 유독 5월이 장미의 계절이라 불리는 이유는 뭘까요? 영상 15도 전후인 5월의 아침에 장미향을 가장 진하게 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 년 열두 달 중 가장 날씨가 좋고 화창한 달에 장미가 그 타이틀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전혀 억울하지가 않네요.

 

 

◇ 샤넬 No.5의 비결은 장미향

 

장미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샤넬 No.5. - Austin Calhoon(위키피디아) 제공
장미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샤넬 No.5. - Austin Calhoon(위키피디아) 제공

장미는 자스민과 더불어 향료의 정점을 이룹니다. ‘샤넬 No.5’가 명품 향수로 칭송받는 이유도 최고급 장미유와 자스민유가 들어있기 때문이죠. 조향은 ‘장미에서 시작해서 장미로 끝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향수에서 장미향은 매우 중요합니다.

 

현대 화학의 발전으로 밝혀진 장미향의 주성분은 300가지가 넘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생명과학 분야에서 장미향 성분을 만드는 유전자가 속속 규명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새로운 장미향 성분이 밝혀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을 만큼 아직도 많은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밝혀진 수백 가지 성분을 비율대로 섞는다면 장미향이 재현될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러하지 못합니다. 기계가 분석한 데이터는 유사할지언정, 사람의 코는 더욱 섬세하게 살아있는 장미의 향기를 구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향수 회사들이 여전히 최고급 향수에 천연 장미유를 떨어뜨려 ‘화룡점정’을 찍습니다.

 

출처 <[케미컬 에세이] 오월의 장미>, 동아사이언스 2008년 09월 18일자 

 

 

◇ 우주에서 핀 장미, 그 향기가 궁금하다

 

우주 장미가 탄생시킨 시세이도의 ‘젠’ 향수 - perfumesshiseido.com 제공
우주 장미가 탄생시킨 시세이도의 ‘젠’ 향수 - perfumesshiseido.com 제공

장미의 향기를 알아보려는 실험은 우주에서도 이뤄졌어요. 일본의 한 화장품 회사는 1998년 발사된 미국 우주왕복선에 막 피어나려는 장미 꽃봉오리 2개가 달린 장미 나무를 실어 보냈습니다. 우주에서 핀 장미에서 어떤 향기가 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죠.
 
꽃의 향기는 꽃이 자라는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뿌리를 내린 땅은 물론 빛, 온도, 습도 심지어는 소리에 따라서도 향기가 바뀌죠. 우주왕복선의 우주인들은 조그만 막대기에 우주에서 핀 장미의 향기를 묻혀 지구로 가져와 그 향기가 담긴 향수를 탄생시켰습니다. 그 향기는 지금껏 맡아보지 못했던 신비스러운 우아함을 지녔다고 하니 한번 맡아보고 싶네요.

 

출처 <우주 장미의 달콤한 향기를 담다>, 동아사이언스 2008년 06월 20일자

 


◇ 가시 없는 장미가 탄생하기까지

 

경기도농업기술원 제공
경기도농업기술원 제공

새 품종의 장미가 만들어지는 일은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농가에서는 새 품종이 나오기까지 유전자 수집, 교배, 특성 검정, 품평회, 농가 실증, 시장성 검증 등 최소 5∼7년이 걸린다고 하네요. 향기가 강하다든지, 꽃 색깔이 특이하다든지, 꽃 수명이 오래간다든지, 새로운 특성을 지닌 귀한 장미 유전자를 수집해 교배합니다.
 
교배는 섬세한 작업이라 4∼6월 오전에 장미꽃 암술머리에 다른 꽃의 꽃가루를 묻혀 씨앗을 만들고, 인위적으로 유전자 교환이나 변이를 유도해 새로운 꽃을 탄생시킵니다. 장미의 경우 평균 결실률은 60% 정도고 발아율도 40% 내외입니다. 그만큼 새로운 종자를 얻는 데 많은 노력이 드는 것이죠.
 
이렇게 어렵게 탄생한 장미 중에 독특한 것은 ‘가시 없는’ 장미인데요. 아름다운 장미일수록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는 통념을 깨뜨린 존재가 됐습니다. 지난 2010년 경기도농업기술원이 농가에서 장미를 수확할 때 가시 때문에 불편했던 점을 개선하고자 가시 없는 장미 ‘필립(Feel Lip)’이라는 품종을 개발했습니다.

출처 <‘가시 없는 장미’를 개발하기까지>, 동아사이언스 2012년 08월 29일자

 

 

◇ 불가능을 가능케 만든 파란 장미

 

일본 산토리사는 팬지에서 얻은 파란 색소를 만드는 유전자 ‘블루진’을 장미에 넣어 파란 장미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 scienceforums.com 제공
일본 산토리사는 팬지에서 얻은 파란 색소를 만드는 유전자 ‘블루진’을 장미에 넣어 파란 장미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 scienceforums.com 제공

과학자들의 오랜 숙원인 파란 장미도 만들어졌습니다. 도라지꽃이나 나팔꽃처럼 파란색의 꽃잎을 가진 장미를 만드는 시도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지요. 1945년 파란장미 제1호 ‘그레이 펄’이 등장하고, 1957년에 ‘스털링 실버’, 1964년에 ‘불루 문’이 등장했는데요. 이때까지만 해도 파란색과는 조금 거리가 먼 연보라색을 띠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와서 유전자 연구로 진짜 파란 장미가 꽃을 피웠습니다. 꽃의 색이 파란색을 띠려면 ‘블루진’ 유전자가 필요합니다. 과학자들은 팬지에서 추출한 이 유전자를 장미의 세포핵에 심는 방법으로 파란 장미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또 세균을 이용한 방법으로 파란 장미가 개발돼 화제를 모았는데요. 한 연구팀이 아그로박테리움이라는 세균을 이용해 피튜니아에 있는 청색 유전자를 장미에 넣었습니다. 아그로박테리움은 식물 뿌리에 혹을 만드는데, 이때 자신의 유전자를 식물의 유전자 사이에 끼워 넣습니다. 세균 속에 있는 피튜니아의 청색 유전자도 함께 주입되는 것이죠. 이러한 방법으로 야생화 매발톱꽃의 청색 유전자를 주입해 파란 장미를 개발하는 연구가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파란 장미의 꽃말은 ‘불가능’에서 ‘꿈은 이뤄진다’로 뜻이 바뀌었습니다. 과학이 이뤄낸 꿈의 실현이 더 새롭고 더 아름다운 꽃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지요.

출처

<성년의 날에 ‘파란 장미’ 선물하세요~ >, 동아사이언스 2010년 05월 11일자

<파란 장미-미니 무궁화-시들지 않는 카네이션… "꽃보다 과학">, 동아사이언스 2014년 05월 0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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