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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화성에도 과학동아 독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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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화성에도 과학동아 독자가?

2015.06.02 18:00

얼마 전 충격적인 발견을 했습니다. 어찌나 놀라운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저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이미지 데이터베이스에서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가 보내온 사진을 하나씩 보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탐사선이 파낸 흙 아래로 슬쩍 보이는 그것…, 그것은 바로 과학동아였습니다! 이럴 수가, 이건 화성에 과학동아의 애독자가 있다는 강력한 증거…
 

…는 무슨 증거입니까. 당연히 거짓말입니다. 이번에 할 이야기가 화성 음모론인지라 한 번 거짓말을 해 봤습니다. 워낙 뻔한 거짓말이라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겁니다. 네, 뻥도 쳐본 사람이 잘 치는 것이겠지요.

 

NASA, 과학동아 제공
NASA, 과학동아 제공

● 사람은 보고 싶은 걸 본다
 

화성에서 동물 화석이 발견됐다는 기사가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기사가 나온 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화성 탐사선이 보내 온 사진 속에 정체불명의 동물이 있다거나, 해골이 있다거나, 반짝이는 금속이 있다거나, 신발이나 모자가 있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수시로 들립니다.

 

1970년대에는 바이킹 1호가 화성에서 찍은 사진에 사람 얼굴과 닮은 바위가 있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물론 훗날 해상도가 더 뛰어난 카메라로 찍은 결과 사람과 전혀 닮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지만요.
 

대개 단순한 오해나 농담으로 치부할 만한 일인데, 세상에는 이걸 진지하게 믿는 사람도 있으니 문제입니다. 이런 사진을 근거로 화성에 생명체가 산다거나 외계인이 만든 인공구조물이 있다는 주장을 펼치는 음모론자들이 있거든요. 이들은 화성에 무엇인가 있고, NASA가 그걸 숨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렇다면 세상은 참 재미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이들이 근거로 내세우는 사진을 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됩니다. 생기긴 정말 그렇게 생겼습니다. 어떤 돌은 토끼처럼 생겼고, 어떤 돌은 도마뱀처럼 생겼습니다. 정말 해골처럼 보이는 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다입니다. 생각을 조금만 달리해서 보면 그게 화성 생명체의 증거라고 믿을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렇게 보고 싶으니까 그렇게 보는 겁니다.

 

WikiImages(pixabay) 제공
WikiImages(pixabay) 제공

● 연기 속의 악마나 화성의 동물이나
 

비슷한 예로 저는 어렸을 적 하늘에서 구름처럼 위장하고 있는 UFO를 본 적이 있습니다. 원반 모양에 창문이 줄지어 나 있는 모습이 딱 UFO더라고요. 그뿐인가요. 수시로 모양이 변하는 구름을 쳐다보고 있으면 온갖 게 다 보입니다. 용이든 불사조든 유니콘이든 상상력만 뒷받침되면 수많은 형체를 볼 수 있지요. 돌도 마찬가지입니다. 강가에만 가도 희한한 돌이 얼마나 많이 보입니까.
 

이처럼 인간은 애매한 모양에서 중요한 의미를 찾아내곤 합니다. 이런 심리 현상을 ‘파레이돌리아’라고 하지요. 달에 토끼가 산다거나, 9·11테러의 화염 속에 악마의 얼굴이 있다거나, 토스트에 예수의 얼굴이 나왔다는 게 파레이돌리아의 예입니다.

 

화성음모론도 마찬가지입니다. 화성 표면의 수많은 돌이나 지형 중에서 우리가 아는 뭔가를 닮은 게 있는 건 당연합니다. 하늘의 별을 가지고도 별자리를 만들어 낸 게 사람인데 닮은꼴을 찾아내는 게 대수겠습니까.
 

다른 이유로도 음모론자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일단 살아 있는 동물이 있다는 건 사실상 터무니없는 이야기입니다. 탐사선이 궤도를 돌며 화성 구석구석을 촬영하고 있지만, 동물이 살 수 있을 만한 생태계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돌과 흙을 파먹고 사는 게 아니라면 말이지요.

 

신발이나 모자 모양의 돌도 비슷합니다. 우리가 아는 한 인간이 화성에 간 적은 없으며, 있다고 해도 돌 신발, 돌 모자를 뭐하러 만듭니까? 만약 외계인의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그 외계인이 신발과 모자를 쓸 이유와 신체 구조가 인간과 같을 이유는 또 어디 있답니까.
 

화석은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낮습니다. 화성이 과거에 생명체가 살 수 있었던 곳으로 밝혀진 건 사실입니다. 큐리오시티는 화성의 흙을 분석한 결과 민물 호수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미생물의 생존에 필요한 탄소, 수소, 황 같은 원소도 발견했지요.

 

과거 이곳의 물은 너무 산성이 강하거나 짜지 않아 생명체가 살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는 화성의 고대 생명체는 미생물 수준입니다. 산소 농도가 낮아서 뼈를 화석으로 남길 정도로 큰 동물이 살기는 어려웠다고 합니다.

 

WikiImages(pixabay) 제공
WikiImages(pixabay) 제공

● NASA가 숨기고 있다?
 

더 나아가 화성에 고대 문명이 있었다는 주장은 어떨까요? 화성의 인면암이나 피라미드는 이미 논파가 끝났습니다. 그 외에는 금속 조각이나 벽돌처럼 인공적으로 보이는 돌이 있다는 건데요, 문명이 있었다는 증거로는 너무 부족합니다. 순간적인 빛 반사에 의해 반짝이면서 금속처럼 보일 수도 있고, 네모난 돌 정도는 굳이 누군가 만들지 않아도 생길 수 있지 않습니까.
 

물론 화성에 풍부한 생태계와 고대 문명이 있었고 지금은 싹 다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수는 있습니다. 우리가 과거의 일을 전부 다 아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그러나 현재 화성 음모론자들이 제시하는 증거는 허무맹랑합니다. 어차피 NASA가 공개하는 사진을 가지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아마추어가 NASA의 전문가보다 뛰어날 확률도 지극히 낮지 않을까요.

 

 

※ 동아사이언스에서는 고호관 기자의 ‘완전 까칠한 호관씨’를 매주 수요일 연재합니다. 2013-2014년 과학동아에 연재되었던 코너로 주위에서 접하는 각종 속설, 소문 등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 까칠한 시선으로 따져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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