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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세계과학기자대회] 조류독감, 사람도 안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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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세계과학기자대회] 조류독감, 사람도 안심할 수 없다

2015.06.12 11:18

송대섭 고려대 약학대학 교수가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세계과학기자대회 제공

송대섭 고려대 약학대학 교수가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세계과학기자대회 제공

 

 

 

 

조류독감은 닭, 오리 등 조류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 전염병이다. 사람에게는 매우 드물게 감염증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왔다. 조류독감과 연관된 조류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 중 일부만 증상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류독감이 다른 동물을 거쳐 사람의 전염병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세계과학기자대회(WCSJ)’ 둘째 날인 지난 9일, ‘아시아 바이러스 사냥꾼’ 세션에서송대섭 고려대 약학대학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의 주제 발표를 했다. 세계과학기자대회는 매년 과학기자들과 과학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과기계 현안을 살펴보고 과학저널리즘의 미래를 그리는 자리다. 이날 세션에는 송 교수를 비롯해 지챵 우 북경협화의대 교수, 중국 국가주요감염성질환실험실 디렉터인 이 관 홍콩대 의과대학 교수가 발표자로 나섰다. 진행은 데니스 노마일 과학저널 사이언스 일본특파원이 맡았다.

 

처음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종을 뛰어넘어 감염을 일으킨 대상은 돼지였다. 그 동안 학계가 조류독감을 퍼뜨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돼지를 주목해온 이유다. 그러나 이후 말과 개, 고양이, 치타 등 감염 대상의 범위는 점차 넓어졌다. RNA 바이러스에 속하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쉽게 변이가 일어나 계속해서 신종 바이러스를 만들어내는데,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종 사이에도 전염될 수 있게 된 것이다. 바이러스는 유전자 한 가지만 바뀌어도 병원성이 바뀐다.

 

하지만 새로운 바이러스가 종을 뛰어넘었을 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같은 종 사이의 전염성이다. 같은 종 사이에서도 전염이 잘 되면, 바이러스는 계속 감염을 일으키면서 번식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2003년에 발병한 조류독감이 지금까지 등장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조류독감이 닭에서 개로 전염됐는데, 당시 개와 개 사이의 전염이 급속도로 일어나 당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많은 개가 죽음을 맞았다.

 

대표적인 반려동물로 꼽히는 개가 사람에게 전염을 일으키진 않을까. 송대섭 교수가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개에 주목해 바이러스 감염 경로와 변이 과정에 대한 역학 조사를 해왔다. 초반에는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지만, 최근에는 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사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서로 섞이는 새로운 변이도 발견했다. 바로 mVariant H3N2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의 변이 패턴은 사람을 사망에까지 이르게 했던 '돼지독감' 바이러스의 변이 패턴과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변이의 경향이 점점 사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가까워지는 것은 아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송 교수는 “동물과 인간의 접촉이 많아진 오늘날에는 종래의 접근 방법처럼 종 사이의 경계를 두는 것보다 하나로 묶어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사스 바이러스의 전문가이기도 한 이 관 교수도 “중국은 인구도 많은 데다 문화적으로 동물과 사람 간에 감염되기 쉬운 생태계”라며, “조류독감이 다른 동물을 거쳐 사람에게 전염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염병에서는 여러 가지 병원균의 감염 경로와 변이 과정을 효율적으로 파악해 통제·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송 교수는 “질병에 대한 걱정 때문에 반려동물인 개를 멀리하도록 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바이러스의 변이를 더 정확하게 추적하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챵 우 교수는 수학을 이용해 설치류와 박쥐류와 관련된 바이러스 게놈을 계통발생학적으로 분석해, 누구나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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