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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저널리즘이 살아남는 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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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저널리즘이 살아남는 법은?

2015.06.12 18:12
댄 페이긴 뉴욕대 교수가 세계과학기자대회에서 과학 저널리즘의 미래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댄 페이긴 뉴욕대 교수가 세계과학기자대회에서 과학 저널리즘의 미래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서울에서 열린 2015 세계과학기자대회가 끝났습니다. 대회 마지막 날 미국 뉴욕대 댄 페이긴 교수의 기조강연을 들었습니다. 환경 전문 기자 출신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페이긴 교수는 뉴욕대에서 사이언스저널리즘 과정을 운영하고 있지요. 마침 강연 주제가 ‘사이언스저널리즘의 미래’여서 아침 일찍 대형 강당을 찾았습니다.
 
페이긴 교수는 29년 전 중국에서 일어난 텐안먼 사건을 언급하며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탱크 앞에 선 한 중국인 남자를 현재 언론 상황에 빗댄 거지요. 실제로 미국에서는 신문, 방송, 잡지 가리지 않고 미디어 회사의 독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광고 역시 마찬가지이고 심지어 문을 닫은 유명 언론도 있지요. 우리나라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하지만 페이긴 교수는 “언론인들이 징징 울고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저널리즘, 특히 과학저널리즘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세 가지 제안했습니다. 
 
● 디지털 스토리텔링 더 다양해져야
 
첫 번째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기사의 스토리텔링이 더 흥미롭고 깊은 정보를 담아야 한다는 겁니다. 페이긴 교수는 현재 뉴욕대의 학생들은 사진, 동영상은 물론 애니메이션, 코딩(SW 제작), SNS 소통 능력까지 배우고 있다고 전하더군요. 이들이 기존 미디어에 들어갈 게 아니라 새로운 미디어를 창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페이긴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미디어의 융합이 더 빨라질 것은 두말할 것도 없겠지요.

 
다만 이런 기술을 배운다고 언론인이 받았던 과거의 높은 연봉이 유지될 것 같지는 않다며 냉정하게 선을 긋더군요. 사실 페이긴 교수는 강연 중간중간 언론인이 예전에 누렸던 여러 가지 기득권과 대우는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로 ‘좋은 자본’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페이긴 교수는 독립언론을 강조했는데요, 이것은 기업이나 정부의 입김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제대로 된 주장을 펼치는 언론을 뜻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경영환경이 나빠지면 독립언론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시장의 수익모델을 확보할 수 없다면 언론의 가치를 인정하는 좋은 돈을 확보해야 한다고 페이긴 교수는 말합니다. 즉 언론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인이나 공공단체의 돈을 받아 언론을 유지하는 것이죠.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한 것처럼 미국에서는 이런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미디어 성격이 강한 인터넷 회사들이 과학저널리즘에 ‘건전한 투자’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많은 분들이 버즈피드라는 회사를 알 겁니다. 이 회사는 ‘고양이와 가까워지는 10가지 방법’ 같은 기사로 현재 높은 인기와 매출을 확보했는데요, 요즘에는 질 높은 기사를 올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콘텐츠가 뛰어난 전통 미디어와 수익모델이 좋은 인터넷 기업들이 윈윈 하는 모델을 만들 수 있겠지요. 그러나 페이긴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시도되고 있는 ‘크라우드 펀딩’ 방식은 미국에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댄 페이긴 뉴욕대 교수가 세계과학기자대회에서 과학 저널리즘의 미래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댄 페이긴 뉴욕대 교수가 세계과학기자대회에서 과학 저널리즘의 미래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 저널리즘의 문, 전문가에게 더 개방해야
 

페이긴 교수가 마지막으로 강조한 것은 저널리즘의 가치를 저널리스트가 독점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과학 분야로 친다면 과학자나 교사 또는 각계의 전문가들이 함께 저널리즘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저널리즘이지 저널리스트가 아니다”는 말이 아직도 아프게 남아 있습니다. 저희같은 저널리스트가 버려야 할 기득권과 관행도 분명 많습니다.

 

전반적으로 냉정한 현실 인식으로 가득했던 강연이었지만 페이긴 교수와 참석한 과학 저널리스트들은 과학 저널리즘의 미래에 대해 희망을 잃지는 않았습니다. 역사적으로 저널리즘의 위기라는 말이 대두될 때 언론은 더 발전했습니다. 또 중국이나 인도는 물론 기술과 경제가 크게 발전한 일본은 전통 미디어가 여전히 강합니다. 그러나 기존 미디어가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고, 새로 받아들일 것은 과감하게 받아들여야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가리란 점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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