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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몰랑’에 숨겨진 인간 심리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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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6월 18일 18:46 프린트하기

요즘 인터넷에서 자주 보게 되는 용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아몰랑’인데요. 이 말은 ‘아, 나도 모르겠어’라는 의미입니다. 생각하기 귀찮으니 그냥 마음대로 하겠다는 뜻도 있어 비논리적이거나 무책임함을 꼬집을 때 쓰이죠. 본래 특정 커뮤니티에서 여성비하 코드로 생겨난 말이지만 이제는 인터넷 곳곳에서 장난처럼, 때로는 풍자적으로 등장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아몰랑’ 속에는 인간의 다양한 심리적 양상이 숨겨져 있습니다. ‘아몰랑’이 내포하는 정신세계를 과학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알면서도 모르는 척 ‘아몰랑’

 

karosieben(pixabay) 제공
karosieben(pixabay) 제공

‘아몰랑’이란 말뜻 그대로 “모르겠다”고 거짓말 하는 경우부터 봅시다. 독일 심리학자 루이스 윌리엄 슈테른은 거짓말에 대해 ‘남을 속여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는 허위의 발언’으로 정의한 바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답하기 난처하거나 귀찮을 때 종종 모르쇠로 거짓 응대를 하곤 하는데요. 정치인들의 청문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죠. 물론 평범한 사람도 일상에서 자주 거짓말을 합니다. 대부분 소소한 거짓말이나 의도적인 생략, 과장, 왜곡, 회피를 할 때입니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피노키오’에서는 거짓말을 할 때마다 딸꾹질을 하는 여주인공이 등장한 적이 있죠. 드라마에서는 피노키오 증후군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요. 실제로도 거짓말을 할 때 우리 몸은 평소와 달라집니다. ‘얼굴 움직임 해독법(FACS·Facial Action Coding System)’을 만든 폴 에크먼 교수에 따르면 사람들은 거짓말을 할 때 누구나 미세한 표정 변화가 생긴다고 합니다. 시선을 회피하거나 손동작이 감소할 수도 있죠. 체온이나 동공 크기의 변화도 나타납니다. 최근 범죄수사에서는 거짓말을 할 때 뇌의 특징을 보는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기술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특정 순간 뇌 혈관 속의 산소량 변화를 측정해 거짓말을 알아내는 방법입니다.

 

<거짓말 잘하는 비결>, 과학동아 2015년 4월호
<거짓말이 진실을 말하기보다 더 어려워>, 동아사이언스 2007년 04월 17일자

 

 

◇ 밀려오는 스트레스로 ‘아몰랑’ 

 

GIB 제공
GIB 제공

당장 쉬고 싶은데 집안일은 산더미일 때, 퇴근시간을 앞둔 시간에 상사가 이일 저일 떠넘길 때, 여러분은 ‘아몰랑’을 외치고 싶지 않은가요? 이런 의미로 ‘아몰랑’이 튀어나온다면 바로 그 때가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입니다. 우리 몸은 외부환경이 변해도 체온이나 혈당, pH, 호르몬 분비 등 체내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성질을 갖고 있는데요. 이를 항상성이라고 합니다. 강력한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우리 몸은 항상성을 회복하고자 스트레스 반응을 보입니다.

 

그 반응은 ‘편도체’에서 시작됩니다. 공포심이나 불쾌한 감정을 만드는 뇌 부위입니다. 이곳에서 시상하부와 뇌하수체를 거쳐 ‘글루코코티코이드’의 분비가 촉진되는데요. 이 스트레스 호르몬은 체내의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합니다. 또 편도체는 대뇌 전전두엽 쪽으로도 신호를 보내며 영향을 끼치는데요. 정보를 판단하고 새로운 행동을 하게끔 만드는 부위입니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잘못된 사고나 판단을 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약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험 직전 ‘벼락치기’를 할 수 있는 건 스트레스 호르몬의 일종인 ‘에피네프린’이 증가해 뇌에 많은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기 때문이죠. 권투 같은 격투기 경기에서도 이 호르몬 덕분에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한 연구결과에서는 스트레스를 적극 해결하려는 집단이 회피하려는 집단보다 스트레스 수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트레스는 피하기보다 맞닥뜨려서 해소하는 게 현명하다는 것이죠.

 

<스트레스는 나의 힘>, 과학동아 2007년 8월호

 

 

◇ 불안에 대한 반사 반응

 

날카로운 물체를 밟았을 때 자신도 모르게 재빨리 발을 들어 올리는 건 몸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본능적인 ‘회피반사’입니다. ‘아몰랑’ 또한 불안 상황에서 튀어나오는 정신적 반사 작용으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본래 불안은 위험에 대비하려는 정상적인 정서 반응입니다. 하지만 제어가 힘들 만큼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불안장애’로 진단합니다. 환자는 심한 스트레스로 두통, 복통 등 각종 증상과 함께 1/3은 우울증까지 시달리는데요. 그동안 치료가 어려웠던 건 뇌 속에서 불안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생겨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불안감의 메커니즘을 밝히는 쥐 실험 장면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불안감의 메커니즘을 밝히는 쥐 실험 장면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하지만 최근 불안감을 조절하는 뇌 속 부위가 밝혀지기 시작했는데요. 쥐의 뇌에는 불안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진 ‘분계선조침대핵(BNST, Bed Nucleus of the Stria Terminalis)’이란 부위가 있습니다. 실험에서 BNST의 안쪽 타원핵을 자극할 경우 쥐는 불안해했지만, 타원핵 바깥 부분을 자극하니까 불안감이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마치 가속페달과 브레이크처럼 불안감을 가속시키거나 줄어들도록 하는 셈인데요. 이 두 부분의 균형이 불안의 정도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불안장애 증상, ‘비정상적ㆍ병적’인 불안 및 공포…종류는?>, 동아닷컴 2015년 05월 14일자
<현대인의 불안감 ‘조절 장소’ 찾았다>, 동아사이언스 2013년 03월 22일자

 


◇ 수줍거나 뻔뻔하거나

 

GIB 제공
GIB 제공

혹시 말하기가 수줍고 부끄러워서, 대인관계가 어려워서 회피하고 싶은 ‘아몰랑’도 있지 않을까요? 겸손의 미덕으로 수줍어하는 정도면 괜찮겠지만 심할 경우 인간관계에서 분명히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내 아이가 수줍어해서 경쟁에 밀릴까봐 초조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 연구결과 부모가 수줍어하는 성격이면 아이도 수줍어하는 경향이 밝혀졌습니다. 특히 엄마의 사회성이 떨어지면 아이의 사회성도 떨어졌죠. 또 아빠의 통제가 강할수록 수줍어하는 아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수줍음이 병적인 단계라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성인이 될 때까지 이어진다면 ‘사회공포증’이나 ‘회피성 인격장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회공포증은 사회생활을 두려워해 항상 긴장상태로 불안감을 느끼는 불안장애입니다. 이 경우는 잘못된 관념을 찾아내 합리적인 사고로 바꿔서 올바른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인지행동치료를 실시합니다. 한편 회피성 인격장애는 수줍음의 극단으로 모든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깁니다. 비난과 거절, 인정을 못 받는 상황이 두려워 꼭 해야 할 일도 하지 않는 특성을 보입니다.

 

끝으로 수줍음과는 반대로 매우 당당하고 뻔뻔하게 상대방을 외면하는 ‘아몰랑’도 있을 듯합니다. 이는 ‘자기애적 인격장애’에 해당합니다. 다른 사람의 느낌을 알려고 하지 않아 주변 사람들이 오만하다거나 건방지다고 얘기하는 경우입니다. 자신을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거나 무한한 성공, 권력, 미(美)와 같은 공상에 몰두하는 경향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인격장애는 생물학적 원인이 아닌 한 약물 치료가 힘들기 때문에 심리치료나 인지치료를 더 많이 활용한다고 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 Q&A]Q: 남들 앞에 서면 너무 두려워요> 동아일보 2012년 06월 25일자
<인격장애… ‘나이 값’ 못하는 병>, 동아사이언스 2003년 03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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