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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이 부기 빼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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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이 부기 빼는 이유

2015.07.08 18:00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찬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늦가을엔 담장을 따라 주렁주렁 매달린 노랗고 탐스러운 호박과 따스한 호박죽이 그리워진다.

 

둥글넓적한 호박을 반으로 쩍 갈라보자. 실속 있게 꽉 찬 속살과 애교스럽게 박힌 씨앗, 그리고 코끝을 간지럽게 하는 풍미까지 어느 하나 나무랄게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호박꽃을 식용하는 일이 드물지만, 이탈리아에서는 호박꽃을 파스타나 튀김 등의 요리 재료로 흔히 사용한다. 호박죽이나 호박전 등 호박 열매를 이용한 요리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호박잎을 쪄서 쌈을 해먹는 우리네 식탁을 떠올려보면 호박은 꽃에서부터 열매, 그리고 잎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이 식용 또는 약용으로 이용되는 일등 과채류다.

 

오죽하면 좋은 일이 많이 생길 때 ‘호박이 넝쿨째 들어온다’고 표현하겠는가.
 
호박은 단백질, 탄수화물, 미네랄, 식이섬유 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비타민A, 비타민C, 비타민E 등 다량의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는 비타민의 보고다. 예로부터 ‘동짓날 호박을 먹으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는 말이 전해 내려올 정도로 겨울철에 호박을 많이 먹으면 감기에 대한 저항력이 길러지고 동상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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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내의 이뇨 작용 촉진


무엇보다 호박은 콩팥 기능이 나빠서 부종을 겪는 환자나 회복기 환자들이 죽이나 즙으로 만들어먹는 인기 메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산후 부기가 빠지지 않은 산모가 복용하면 좋다고 알려져 있다. 호박을 먹으면 부기가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체 내부의 콩팥에는 우리 몸의 수분량을 체크하는 센서가 있는데, 이를 통해 소변량이 조절된다. 즉 콩팥 센서에서 수분이 적다고 감지되면 항이뇨호르몬(소변량을 줄이는 호르몬)의 분비가 늘어나 소변량이 줄어들고, 수분이 많은 것으로 감지되면 항이뇨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 소변량이 늘어난다.

 

호박즙이나 호박죽을 섭취할 경우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이유는 호박이 항이뇨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 체내의 이뇨 작용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호박이 체내에 과도하게 쌓여 부기를 야기하는 수분을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는 수박이나 커피, 또는 술을 먹었을 때 자주 소변이 마려운 것과 같은 원리다.
 
그런데 콩팥 기능이 나빠서 이뇨 작용을 돕기 위한 것이라면 호박을 먹는 것이 좋지만, 출산 후 무턱대고 호박을 찾는 것은 좋지 않다.

 

김상우 분당차한방병원 부원장은 “출산 후 부기는 콩팥이 나빠서가 아니라 임신중 피부에 축적된 수분에 의한 것인데, 좋다는 말만 믿고 호박을 먹을 경우 생리적으로 기능의 활성화를 찾아가는 콩팥에 오히려 더 부담을 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산후 부기는 땀을 내서 빼는 것이 가장 좋고, 만약 호박을 산후 조리용 식품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출산 1개월 후 소변 이상 또는 부종이 발견될 때나 먹는 것이 좋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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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러지는 것 방지하려면 홍차 사용


호박이 누런 빛깔을 띠는 이유는 호박에 함유된 카로티노이드 색소인 카로틴 때문인데, 이 성분이 항암 효과가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따라서 늙은 호박을 고를 때는 누렇게 잘 익은 것을 골라야 약효가 뛰어나고 당도도 높다.
 
한편 호박을 찌개나 조림에 이용할 경우 너무 물러져 음식의 모양을 망치기 쉽다. 이럴 땐 찌개나 조림에 홍차를 살짝 부으면 호박이 적당하게 무른 형태로 조리된다. 이는 홍차에 함유된 탄닌 성분 덕분이다. 수렴작용을 하는 탄닌 성분이 호박 내부의 섬유질 조직을 응고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호박이 물러지는 문제점을 예방할 수 있다.
 
노랗고 통통한 호박 한 덩어리와 찹쌀가루를 이용해 맛있는 호박죽을 만들어보자.

 

먼저 늙은 호박의 껍질을 벗기고 씨를 뺀다. 이 호박과 껍질을 벗긴 밤을 냄비에 넣고 잘 물러질 때까지 푹 삶는다. 호박이 물러지면 꺼내어 믹서로 갈아준다.

 

다음으로 그릇에 찹쌀가루를 담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서 말랑말랑하게 익반죽(가루에 끓는 물을 쳐가며 하는 반죽)한 후 작은 크기로 떼어내 1-2cm 가량의 둥근 찹쌀완자를 빚는다. 갈아진 호박과 삶은 밤을 다시 냄비에 넣고 끓인다. 이 때 찹쌀가루를 조금씩 흩뿌리면서 농도를 맞춰준다.

 

호박죽이 끓기 시작하면 찹쌀완자를 넣고 계속 끓인다. 찹쌀완자가 익어서 하얗게 떠오르면 소금으로 간을 한다.

 

 

※ 동아사이언스에서는 매주 목요일 ‘쿠킹 사이언스’를 연재합니다. 2002년 과학동아에 연재되었던 코너로 요리 속에 담긴 과학이야기를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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