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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연도 수요자 중심 연구 성과 창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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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21일 16:50 프린트하기

*본 콘텐츠는 과학기술인공제회에서 발행한 <SEMA 함께 행복 同幸>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올해 3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3차 한방의료이용 및 소비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질병이 있을 때, 주로 치료하거나 상담하기 위해 한방병원 또는 한의원을 찾는 비율이 17.4%로 조사됐다. 일반 병·의원에 비해 적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전체 인구를 생각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다만 아직 한방의료에 대한 신뢰 수준은 5점 만점에 3.6점,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3.7점 정도인 것이 아쉽다.

한방의료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는 경로 중 35%가 “가족, 친구 등 주변 사람을 통한다”로 조사됐는데, 전문적인 지식보다는 구전을 통해 한방의료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다 보니 정확성이 떨어지고 만족도가 높지 않은 것이다. 구전을 통해 부정확한 정보가 전달되고 소위 ‘사이비 한의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검증되지 않은 치료 방법으로 환자들을 현혹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젊은 층보다는 주로 노년층이 한방의료를 이용하고 있는 것도 문제랄 수 있다. 조사 결과에도 50~59세 연령층의 이용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5회 이상 한방의료 이용자 중에서는 60세 이상이 43.4%를 차지한다.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선 젊은 층의 신뢰를 얻는 것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한의학에 대한 여러 문제들을 과학적인 방식으로 풀어나가기 위한 기관이 바로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갓 스무 살 성년이 된 한의학연이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교수 출신인 이혜정 원장을 맞이했다. 중요한 시기에 새로운 수장이 된 이혜정 원장에게 한의학에 대한 매력과 연구원의 연구 내용 등을 들어봤다.               
 

Q. 안녕하십니까. 원장에 취임하신 지 5개월이 됐습니다. 학교를 떠나 5개월간 연구원을 운영하신 소감은 어떠신지요?
한국한의학연구원장에 취임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개월이나 지났습니다. 원장으로 취임하고 주변 지인들로부터 외부에서 본 한의학연과 내부에 들어와서 살펴본 한의학연이 얼마나 다른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지난 5개월 동안 연구원을 자세히 살펴보고 파악하니 그동안 한의학연이 우수한 연구·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체계적으로 연구를 수행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의학연에 대한 외부의 기대가 매우 컸지만 실제로 한의학연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제반 연구 및 기타 노력이 그동안 외부에 잘 전달되지 못했다고 봅니다. 즉, 외부와의 소통과 이해를 위한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는 연구원 내부의 소통뿐만 아니라 과기계, 한의계, 대국민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그 간극을 좁혀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3년 임기 동안의 경영 계획을 수립해서 담은 보고서인 경영성과계획 보고서가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취임사에서도 밝혔습니다만, 저는 3년 임기 동안 성과 창출 경영, 수요자 중심 연구,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융·복합 연구, 개방적인 자세로 대내외 협력 강화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


 

Q. 한의학의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요? 원장님께서 한의학을 공부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먼저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서양의학은 질병치료에 있어서 물질을 중시하여 절대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를 통해 인체 특정 부분을 치료하며 접근하는 반면, 한의학은 음양적 상호관계를 바탕으로 상대적이고 전체적인 사고를 통해 인체의 증상을 살피고 치료합니다. 그래서 한의학은 어디가 아픈지, 아픈 부위나 증상에 집착하기보다는 아픈 증상을 보이거나 질병이 발병하게 된 원인에 주목합니다. 즉 숲에 있는 나무 하나하나를 바라보기보다는 숲 전체를 바라보고 접근하는 방식입니다. 이처럼 전인적인 치료를 추구하는 점이 한의학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한의학을 공부하고 오랜 연구까지 하게 된 계기도 위와 같이 신체 각 부위의 기관에는 신체의 전체적 기능이 담겨 있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유기능체계(類機能體系)로서 인체를 분석하고 접근하는 한의학적 치료방법론 때문입니다. 즉 한약과 침의 치료원리에 큰 흥미를 느꼈던 점이 동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한의학 분야는 대한한의사협회가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연구원과 협회의 관계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요? 그리고 지난해 취임식에서 한의학계가 원하는 연구를 할 것이라고 밝히셨는데, 어떤 연구를 염두에 두시고 말씀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아시다시피, 대한한의사협회는 한의사들이 모여서 만든 단체이며, 한의학연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의 정부출연연구기관입니다. 이 둘은 한의학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측면에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노력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상호 협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기존에 한의학연이 추진했던 연구는 주로 국가 어젠다를 해결하는 연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이제는 국가 어젠다 해결과 함께 수요자 중심의 연구를 통해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의계를 비롯한 산업계·정부, 나아가 전체 국민으로 폭을 넓혀 수요자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예를 들면 한의학의 미병(未病) 관리를 통한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 개발, 난치성 질환(4대 중증질환 등) 및 노인의학 분야 치료기술 개발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한의계 임상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으면서 한의 의료서비스의 품질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성과 창출에 앞장설 계획입니다. 산업적으로는 한의학적 전통지식을 활용해서 의료기기, 한방제제 및 기타 응용 제품처럼 기업에서 바로 상품화할 수 있는 기술 및 소재를 개발하는데 매진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한의계와의 협력도 강화해 나갈 생각입니다.

 

 

Q. 앞서 말씀하셨듯이 지난 취임식에서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융·복합 연구도 강조하셨습니다. 한의학연에서는 어떤 융·복합 연구가 진행되고 있을까요?
한의학연은 한의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학문이 어우러져 한의학의 과학화, 표준화,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의학연에는 한의학 전공자는 물론 의학, 수의학, 약학, 생명공학, 화학, 물리학, 전자공학, 통계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연구하고 있습니다.

다학제로 이루어진 연구 인력을 바탕으로 한의 기초이론·지식정보 연구 및 의공학 원천기술 개발, 한의 임상근거 확보·통합·확산, 목표 질환 치료용 한방제제 및 한약 기반 소재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의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 및 예방관리 서비스 개발, 한약 자원 조사·확보·보존 및 방제 이론·응용 연구에 주력하고 있으며, 한의학의 표준화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Q. 한의학연구원의 주요 연구과제 중 ‘한약처방 과학적 근거 기반 구축사업’이라는 연구과제가 있습니다. 한약처방을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어떠한 것들이 있나요?
‘한약 처방의 과학적 근거 기반 구축사업’은 한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마련·축적하고, 사용자에게 이를 제공하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한의학연은 국민들이 가장 많이 복용하는 다빈도 표준 한방처방을 선정하고 이들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여 한약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다빈도 한방 처방의 안전성 입증, 표준한방처방 의약품 정보 발간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복용하는 대표적 한방처방인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 ‘오적산(五積散)’,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등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안전성평가연구소와 함께 시험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한방 처방을 장기간 반복 복용하더라도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2012년에는 한방병의원에서 가장 많이 처방하는 주요 한약 25종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수록한 ‘표준한방처방 의약품 정보’를 발간했습니다. 또한, 한의학연은 표준 한방처방 25종에 대한 금속(수은, 납, 비소 및 카드뮴), 잔류 농약 및 잔류 이산화황 등 위해 물질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한방처방을 물로 끓여서 그 침출액만을 복용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Q. 끝으로 이제 성년식을 마친 한의학연이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 나갈 것이며 한의학계와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포부를 말씀해 주세요.
먼저 한의학연의 효율적인 연구시스템을 확립하고 핵심 우수 성과 창출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 임상 한의계와 관련 대학, 산업계 등이 서로의 역할을 분담함으로써 미래 선진 한의학, 글로벌 리더로서의 한의학연을 위해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나아가 선진의학 차원에서 스타과제를 발굴해 육성하고 이를 통해 미래의학계의 리더가 되는 것, 세계 의학계에서 한의학에 관심을 갖고 학자들이 이를 배우러 우리나라에 올 수 있도록 세계화 차원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지금까지 한의학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신뢰, 관심과 사랑으로 한의학이 이만큼 성장했고, 전 세계 어디로도 진출할 수 있는 자신감과 기틀이 마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새로운 한의학, 글로벌 선진치료기술로 한의학이 우뚝 설 수 있도록 일선 한의계, 과학기술계와 함께 한의학연구원은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더불어 정부 관계부처의 법적,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국민들의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김상현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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