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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금융의 새 바람, ‘지식재산(IP)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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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21일 14:23 프린트하기

*본 콘텐츠는 과학기술인공제회에서 발행한 <SEMA 함께 행복 同幸>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정부는 지난 2008년 ‘금융위원회’를 신설했다. 국가경제의 근간이 되는 금융 시스템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금융감독위원회의 감독 임무와 재정경제부의 정책 업무를 총괄하는 조직을 만든 것이다. 올해로 출범 8년차를 맞이한 금융위원회는 이달에 임종용 위원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해 “3대 전략과 6대 핵심과제를 통해 과감하고 신속하게 금융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 은행이 고집해오던 관행을 개혁하는 첫 걸음으로 ‘기술금융’의 확충을 꼽았다.



기술금융, 기술력을 평가해 지원한다
기술금융(technology financing)이란 특정 기술을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평가를 통해 필요한 자금을 결정하고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기술기반 기업이 탄생하고 성장하려면 연구개발에서 제품 출시까지 여러 단계를 거친다. 기술금융은 기업의 발전 과정을 단계별로 구분하고 적절한 시기에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시장의 자율적인 판단과 선택에만 맡겨두면 단기적인 성과를 내는 쪽으로만 자금이 쏠리기 쉬워 장기 투자가 필요한 신생 기업들이 외면을 받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노동, 자본, 에너지 등을 확대시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요소투입형 성장을 이뤄왔다. 현재 글로벌 경제 질서는 기술개발이나 경영혁신 등 혁신주도형으로 변해가고 있다. 우리도 정보통신기술이나 융·복합 분야의 투자를 늘려 혁신을 장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술혁신이 국가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려면 기업의 기술력을 평가해서 그에 따라 자금 지원을 실시하는 기술금융이 활성화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나 기술이라는 무형자산은 성공을 확실히 보장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크게 주목을 받은 신기술이라 해도 시장에 출시되었을 때 실패할 위험성은 일반 제품과 다르지 않다. 게다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니라서 자금이 필요한 입장과 지원해주는 입장 간에 견해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기술력만 믿고 대출을 해줬는데 막상 사업화 단계에서 열정을 발휘하지 않아 투자가 실패로 돌아가기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은행, 증권회사, 투자회사 등 금융권에서는 기술금융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 담보가 될 만한 자산을 많이 가진 대기업에는 그만큼 많은 액수를 대출해주는 반면에, 높은 기술을 가졌어도 이제 갓 출발한 신생기업에 대해서는 평가와 지원에 있어서 인색하게 대하는 식이다. 기업이 보유한 기술의 성장가능성과 불확실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정확하게 분석하는 기술평가(technology assessment) 체계를 갖춘다면 기술금융의 신뢰도도 높아지고 기술기반 기업의 혁신도 활발해질 것이다.


기술금융 제도와 전망
기술평가에 의한 대표적인 기술금융 제도는 ‘기술평가보증’을 꼽을 수 있다. 기술기반 기업에 대해 공기업인 기술보증기금(KIBO)이 보증을 제공해주고 대출을 시행한다. 기업당 30억 원 한도 내에서 대출금액의 85퍼센트 수준까지 보증을 실시하되 경영주, 기술성, 시장성, 사업성 등 40여 개 항목에 대해 꼼꼼하게 평가해서 적정액을 산출한다. 기술보증기금은 올해에만 20조 4천억 원의 보증을 지원할 예정이다.

기술평가기관이 발행한 인증서를 은행에 제시해 신용대출을 받는 ‘기술평가인증서부 신용대출’ 제도도 있다. 정부와 금융기관이 협약을 맺어 적합한 평가기관을 선정하고 분석 결과에 따라 대출이 진행된다. 공공기관으로는 기술보증기금이 유일하게 기술신용평가기관(TCB)으로 참여 중이다. 그러나 금융기관이 실패 위험을 전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부분때문에 은행들의 참여가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가능성 높은 우수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벤처캐피탈 투자도 기술금융의 한 부분이다. 1조 8천억 원 규모의 모태펀드를 형성한 한국벤처투자(주)가 현재 우리나라 벤처투자 금액 중 40퍼센트 이상을 담당한다. 나머지는 여러 창업투자회사와 창업투자조합이 출자하고 있다. 그러나 창업 3년 이내의 신생기업에 대한 투자는 30퍼센트 수준에 그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기술금융의 여러 분야 중에서 요즘 각광받는 것은 ‘지식재산금융(IP financing)’이다. 기업이나 개인이 보유한 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권, 상표권 등 지식재산(intellectual property)을 이용해 수익을 발생시키거나 향후 사업화와 시장 점유가 가능하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활동을 가리킨다. 담보가 될 만한 유동화자산을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도 기술력만으로 자금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근 문의가 급증하는 추세다.

IP금융은 크게 IP담보, IP보증, IP투자의 3가지로 나뉜다. IP담보는 지식재산의 가치를 정확히 평가해서 이를 담보로 대출을 진행하는데 위험성에 대한 부담때문에 민간 금융회사보다는 정부기관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IP보증은 지식재산에 대한 가치평가를 실시해 보증서를 발급받고 은행에 제출해 대출을 받는 형태다. IP투자는 기업의 지식재산을 특수목적법인(SPC)에서 매입해 라이센싱을 통해 수익을 내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성장사다리펀드 2조 4천억 원, 모태펀드 7천억 원, 창의자본펀드 4천억 원 등이 국내 IP투자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연구개발 비중과 젊은 기업의 특허활동은 2012년 기준으로 OECD 32개국 중 이스라엘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지식재산 인프라의 경쟁력은 평균 이하인 17위 수준에 머물렀다. 미국, 독일, 일본 등 기술선진국들은 지식재산의 대외 글로벌 인프라보다 국내 로컬 인프라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인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지식재산 출원비용과 조세 부담이 높은 편이고 보상시스템도 탄탄하지 않아서 로컬 인프라 순위가 18위를 기록했다. 지식재산만으로 금융 지원을 받아 사업화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등장할 만하다.

지난 3월 18일 전국 21개 은행이 참여하는 전국은행연합회와 대전에 위치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창조경제 지원과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서’에 상호 서명했다. 벤처기업 보유 기술에 대해 신뢰성 있는 평가를 실시하고 기술사업화 정보를 공유하는 등 기술기반 창업을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특허활동을 벌이고 있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기술금융을 통해 국가경제 성장의 핵심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임동욱 사이언스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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