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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구두표준 만든 ‘신발박사’의 30년 구두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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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05일 18:00 프린트하기

조맹섭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자신이 개발한 구두꼴 제조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퇴직 후 맞춤형 구두꼴 제조 기술로 직접 창업에 도전하고 있다.  -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제공
조맹섭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자신이 개발한 구두꼴 제조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퇴직 후 맞춤형 구두꼴 제조 기술로 직접 창업에 도전하고 있다.  -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1985년. 당시 농구 국가대표 선수였던 허재 전 KCC 감독의 발 길이는 275㎜, 축구 국가대표 선수였던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는 270㎜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팀이 태릉선수촌을 찾아 직접 측정했다.
 
이 연구를 지휘한 인물은 ‘신발 박사’로 유명한 조맹섭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 연구원(64).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에 표준 구두 사이즈 개발을 담당하면서 신발과의 인연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당시 전 대통령은 부인인 이순자 여사와 함께 유럽 순방에 나섰다. 국내산 구두를 몇 켤레 가지고 간 이 여사는 같은 사이즈면서도 크기가 제각각인 구두 때문에 뒤꿈치가 까지는 등 불편을 겪었다. 이 모습을 본 전 대통령은 보좌진에게 “구두 표준 사이즈를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곧바로 당시 KIST에서 손가락 길이, 엉덩이 둘레 같은 국민표준체위를 조사했던 조 전 연구원이 연구를 맡게 됐다.
 
그는 전국을 돌며 8000명의 발 치수를 쟀다. 이를 토대로 발 길이와 둘레를 감안해 자신에게 맞는 구두를 선택할 수 있도록 11단계의 조견표를 제작했다. 이 표는 일부만 수정돼 지금도 국가인증(KS) 표준으로 쓰이고 있다.
 
이후 조 박사는 운동화 사이즈 표준도 만들었다. 한국신발기술연구소(현 한국신발피혁연구원) 설립도 그가 처음 제안해 이뤄졌다.
 
평생 신발만 할 거라고 여겨졌던 조 박사는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신발에서 손을 뗐다. 그는 미래 첨단공학을 습득하겠다는 생각으로 색채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귀국해 ETRI에서 LG전자 TV ‘엑스캔버스’의 색상 비교표를 개발하는 등 한동안 신발과 관련 없는 일을 했다.
 
하지만 2011년 ETRI 퇴직 후 그는 다시 신발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3D 프린터로 쉽게 수제화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핸드 스캐너로 발을 촬영한 뒤 3D 프린터로 구두 장인이 한 달 걸려 만드는 구두 꼴을 하루 만에 찍어내는 기술이다. 그는 이 기술로 대전에서 창업을 준비 중이다.
 
조 박사는 “환갑을 넘긴 나이에 모든 걸 직접 개발하려니 어려움이 많지만 신발 박사라는 별명을 찾은 것 같아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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