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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흥미도 1위 국가는 수학 후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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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흥미도 1위 국가는 수학 후진국

2015.08.16 18:00

최근 ‘수포자(수학 포기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중심으로 현행 수학 교육이 수포자를 양산한다며 수학 학습량을 줄이고 쉽게 가르쳐야 수학에 대한 흥미도를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거세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쉽게 조금만 가르치는 것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동아사이언스는 논쟁의 주요 쟁점을 짚어보며 한국 수학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점검하는 기획 기사를 3회에 걸쳐 싣는다.

 

#1. 수학 흥미도 1위 국가는 수학 후진국

#2. 수학용어, 일상어로 바꾸면 더 어려워

#3. 수학 쉬워져도 사교육 못 잡는다  

 

GIB 제공
GIB 제공

지난 7월 31일 서울교대에서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교육과정 연구진은 현행 수학교육과정이 수포자를 양산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학습량을 20%가량 줄인 2차 시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학습량 축소를 꾸준히 주장해온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은 실질적으로 줄어든 양이 10% 미만이라며 의견차를 보였다. 공청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사걱세는 피켓 시위를 통해 학습량을 줄여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흥미도 상위권은 성취도 하위권
 

이들은 우리나라 학생들은 수학에 대한 학업성취도가 높지만, 흥미도는 떨어진다는 사실을 근거로 내세운다. 수학 학습량이 너무 많아서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2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전문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성취도에서 OECD 34개국 중 1위를 기록했다. 반면 흥미도를 측정하는 두 지표, 내적 동기(재미)와 도구적 동기(유용성)에서는 각각 OECD 국가 중 27위와 32위를 차지했다. 이것이 암기 위주의 수학 교육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성취도와 흥미도 순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외의 사실을 알 수 있다. 흥미도 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알바니아,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등은 수학 성취도 면에서는 대부분 최하위권인 국가다. 수학에 대한 흥미도가 OECD 국가 중 1위인 멕시코의 경우, 수학 성취도는 34위로 꼴찌였다. 박형주 포스텍 수학과 교수는 "이들 국가는 대부분 아주 기초적인 수학만 가르치는 ‘수학 후진국’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국가 경쟁력도 많이 뒤처진다"고 말했다. 
 
● 핀란드 학생이 수학을 더 싫어한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교육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핀란드도 수학에 대한 흥미도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하위권이었다. 수학을 얼마나 재미있어 하는지를 나타내는 내적 동기는 우리나라보다도 낮았다. 김명환 서울대 수리과학과 교수는 “수학을 어려워하는 것은 우리나라 학생들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수포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지만, 유독 우리나라에만 수포자가 많은 것처럼 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흥미도와 성취도의 상관관계도 눈여겨봐야 한다. 2012년 PISA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흥미도와 성취도의 상관관계가 가장 높다. 즉, 수학에 대한 흥미가 높은 학생일수록 수학을 잘 한다.
 

흥미도만 높고 성취도는 떨어지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다른 나라보다 적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수학에 흥미가 없는데도 암기식으로 억지로 공부해서 성적이 높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는 셈이다. 
 
● 흥미도 높이려다 국가경쟁력 떨어질 수도
 

설문 조사로 이뤄지는 PISA의 흥미도 조사는 문화 차이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국가 간의 비교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김 교수는 “양이 줄고 내용이 쉬워진다고 수학이 재미있어 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더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수학의 재미와 유용성을 스스로 느낄 수 있는 교육 방식을 연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은 2000년대 초 유토리(여유) 교육을 표방하며 학습량을 줄였다가 이후 PISA의 조사 결과에서 성취도 순위가 급락하자 2008년 내용을 다시 복원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학생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주는 일도 중요하다”며, “과연 학습량을 줄여 학생들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것만이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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