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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심장 되살린 ‘스마트폰 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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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17일 10:13 프린트하기

[동아일보] 119구급대-대학병원 응급실 화상연결… 심정지 환자 긴급조치


 

13일 오전 11시 10분경 광주 광산구 신촌동 한 요양원 근처 인도. 부동산업자 양정석 씨(46)가 선배 이모 씨(48)와 일을 마치고 지인 가게에서 나오던 중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운동을 자주 하고 술 담배를 하지 않아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다. 이 때문에 평소 앓고 있는 식도염이 재발한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양 씨는 차를 가지러 간 선배를 기다리다 의식을 잃고 길바닥에 쓰러졌다. 놀란 선배는 곧바로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받은 광주 소방안전본부 송정구급대 박충노 소방장(49) 등 구급대원 9명은 구급차 2대에 나눠 타고 출동했다. 박 소방장이 4분 후 현장에 도착했을 때 양 씨는 의식을 잃은 위급 상황이었다.

박 소방장은 화상 촬영과 이어폰 기능을 갖춘 웨어러블 기기를 머리에 착용했다. 이 웨어러블 기기는 손목에 찬 스마트폰과 연결돼 있었다. 그는 이어 스마트폰에서 의료 지도 앱을 찾아 눌렀다. 전화는 조선대병원 당직의사인 응급의학과 조수형 교수(50)에게 연결됐다. 다른 구급대원 2명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동안 박 소방장은 웨어러블 기기로 양 씨의 상태를 꼼꼼히 촬영해 조 교수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했다.

전송된 영상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던 조 교수는 양 씨가 심 정지 상황인 것으로 판단했다. 조 교수는 즉시 멈춘 심장을 다시 뛰도록 하는 전문의약품 투여를 스마트폰으로 지시했다. 전문의약품 에피네프린, 아미오다론은 심장을 박동시킬 수 있지만 위험성이 커 의사만 투여가 가능하다. 조 교수는 “양 씨에게 심 정지가 온 것을 확인한 후 보호자에게 전화를 걸어 위급 상황을 설명했다”며 “보호자 동의를 얻은 뒤 전문의약품 투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 소방장 등 구급대원 9명은 조 교수의 지시에 따라 병원 응급실에서나 할 수 있는 전문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심 정지가 발생한 후 4, 5분이 지나면 뇌 손상이 시작돼 신속한 응급처치가 필수다.

박 소방장 등은 양 씨에게 전문 심폐소생술을 30분간 실시했다. 119구급대원이 전문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려면 응급구조사 1급 자격이 있어야 한다. 또 의사가 화상으로 원격진료, 지도를 할 때만 가능하다. 흉부 압박이나 인공호흡, 자동제세동기 등을 통한 기본 심폐소생술과 달리 의료진에 의한 전문 심폐소생술은 전문의약품 투여, 수동 제세동기 사용, 기도삽관 등이 이루어진다. 박 소방장은 “구급차 내에서 심 정지 환자에게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전문의약품을 투여한 것은 구급대원으로 19년간 근무하면서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응급처치를 마친 박 소방장 등은 오전 11시 51분 현장에서 가까운 하남성심병원 응급실로 양 씨를 옮겼다. 양 씨는 하남성심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후 또다시 심장이 멈췄다. 응급실 의료진이 두 번째 전문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약 30분 후 양 씨는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전남대병원 중환자실에서 16일 만난 양 씨는 건강을 회복했다. 그는 심장 등에 몇 가지 검사를 받고 이상이 없으면 조만간 퇴원할 예정이다. 양 씨는 “퇴원을 하면 박충노 소방장이나 조수형 교수를 찾아 감사의 말을 건네고 싶다”며 “스마트폰 화상진료가 많이 확대돼 더 많은 인명을 살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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