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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 대화 모드, 과학계에도 온풍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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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 대화 모드, 과학계에도 온풍 부나

2015.08.28 07:00

북한의 도발로 긴장감이 감돌던 한반도가 25일 새벽 남북 고위급 협상 타결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양측은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는 등 대화 국면으로 돌아섰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과학계에서도 답보 상태에 있던 남북의 과학기술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시보탑 설치해 표준시 맞춰야
 

표준연에 설치된 시보탑의 모습. 현재 국내는 단파를 사용해 시간을 알리지만, AM 라디오와 비슷한 긴 파장을 이용해 시간 정보를 알리는 시보탑을 설치하면 남북한 어느 지역에서든 정확히 시간을 통일할 수 있다.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설치된 시보탑. 현재 국내는 단파를 사용해 시간을 알리지만, AM 라디오와 비슷한 긴 파장을 이용해 시간 정보를 알리는 시보탑을 설치하면 남북한 어느 지역에서든 정확히 시간을 통일할 수 있다.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가장 시급한 분야는 표준이다. 한국표준협회에 따르면 통일 이후 각종 표준 통합에 최대 200조 원이 필요하다. 통일에 대비해 충분히 준비한 독일도 표준 통합에 180조 원을 썼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시간 표준 통일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정확한 시계는 2008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개발한 원자시계 ‘KRISS-1’이다. 오차가 단 300만년에 1초다. KRISS-1이 국내 방송과 통신, 전자상거래와 컴퓨터 시간 정보 등 기준을 제공한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제도량형국(BIPM)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각국의 원자시계가 측정한 시간을 평균 내 국제표준시를 채택한다. 박승남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성과확산부장은 “북한도 원자시계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국제표준시 채택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면서 “최근 북한이 현재 표준시보다 30분 늦은 독자적인 표준시를 채택했는데, 이 역시 1시간 단위로 쓰는 국제적인 관례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철도연은 통일을 대비해 열차 바퀴의 간격을 바꾸는 기술을 개발중이다. 한반도와 다른 선폭이 다른 러시아의 철길을 지나갈 때 열차를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함이다.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통일을 대비해 열차 바퀴의 간격을 바꾸는 기술을 개발중이다. 한반도와 다른 선폭이 다른 러시아의 철길을 지나갈 때 열차를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함이다.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제공

이런 상태에서 통일이 될 경우 통신망 마비를 초래할 수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대안으로 휴전선 일대에 시보탑(時報塔), 즉 시간방송국 신설을 제시했다. AM 라디오와 비슷한 파장의 전파에 시간 정보를 실어 보내는 ‘장파 방송국’이 있으면 남북한 어느 지역에서든 정확히 시간을 통일할 수 있다. 박 부장은 “장파 시보탑 건설에는 예산이 500억 원가량 필요하고 공사 기간도 5년 가까이 걸리는 만큼 속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 표준도 개혁이 필요하다. 예컨대 남북의 철도는 선로 폭은 같지만 전압이 다르다. 우리 열차가 북한 땅을 달리려면 전압 변화에 대응하는 장치를 개발해 열차에 붙여야 한다. 또 통일 이후에는 러시아까지 열차를 연결해야 하는 만큼 여기에도 대응해야 한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넓은 러시아 선로에 맞춰 열차바퀴(대차) 간격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가변대차’ 기술을 지난해 개발했다.

 

● ‘스마트’로 전력 공급하고 지질도 업데이트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복잡한 원자력발전소의 해체 과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3D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 이를 이용하면 북한 핵시설에 경제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적합한 해체공정을 선정할 수 있다. -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복잡한 원자력발전소의 해체 과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3D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 이를 이용하면 북한 핵시설에 경제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적합한 해체공정을 선정할 수 있다. -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북한 핵시설 처분 방식도 논의가 필요하다.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일방적으로 선언한 만큼 핵무기 제조에 사용되던 영변 핵시설을 비롯해 북한의 다양한 핵시설을 평화적 목적에 맞도록 전환하거나 폐기할 필요가 있다.
 

이동훈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즉시 전력 공급이 가능한 중소형 원자로인 ‘스마트(SMART)’로 북한 지역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의 풍부한 우라늄 자원을 개발하면 양측 모두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지질도를 토대로 해외 논문 등을 통해 북한의 지질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올해부터 연변과기대 등과 공동 연구 방안을 모색하는 등 북한과의 화학 기술 협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과학계의 준비만큼이나 북한의 태도 변화가 중요하다”며 “북한이 핵 폐기를 선언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 경우 북한의 주력 연구 분야인 나노기술, 수산물, 자원 연구 등 다양한 과학기술 교류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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