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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와이저’의 고향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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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와이저’의 고향은 어디일까

2015.09.13 18:00
앤호이저-부쉬 맥주 공장의 모습.  - 세인트루이스=신선미 기자, vamie@donga.com 제공
앤호이저-부쉬 맥주 공장. - 세인트루이스=신선미 기자 vamie@donga.com 제공

작은 플라스틱 잔에 담긴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 입 안에 청량한 느낌이 가득 들었다. 지나치게 향기롭지도, 무겁지도 않은 익숙한 맥주 맛. 잔 속에 담긴 맥주는 ‘버드와이저’였다.

 

지난 7월 22일 버드와이저 생산이 한창인 앤호이저-부쉬 사의 공장을 찾았다. 인공 조형물인 ‘게이트웨이 아치’와 함께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의 명물로 꼽힌다고 한다. 이곳은 와이너리처럼 직접 맥주 생산 과정을 보고 공장에서 나온 맥주를 바로 맛볼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투어는 버드와이저의 출생에 얽힌 이야기부터 시작됐다. 가이드에 따르면 버드와이저는 체코 출신이다. 맥주라고 하길래 당연히 독일을 생각했지만 예상 외였다.

 

버드와이저의 아버지인 아돌프 부쉬는 130여 년 전 당시 이 회사의 판매 책임자였다. 체코 출신인 부쉬는 고향에서 마시던 라거를 미국에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부쉬는 체코의 한 수도원에서 맥주 제조법을 배워 새로운 맥주 ‘버드와이저’를 만들었다. 새 맥주의 이름 역시 체코의 ‘부트바이스(Budseis, 독일식 명칭)’에서 왔다는 의미로 지은 것이다.
 
당시 미국에서는 라거 대신 에일 맥주를 마셨다. 에일은 18~25도에서 효모를 맥주에 띄워 발효하는 ‘상면 발효’ 방식으로 만든다. 이 조건에서 효모는 과일향이 나는 성분인 ‘에스테르’를 많이 만들기 때문에 진한 향이 난다.

 

체코에서는 미국과 달리 12도 정도의 저온에서 맥주를 만든다. 발효 방식도 다르다. 효모를 밑으로 가라앉혀 발효를 하는 ‘하면 발효’ 방식으로 만드는데, 이 조건에서 효모는 에스테르를 많이 만들지 않기 때문에 향이 강하지 않고 맛이 부드럽다. 체코식 라거는 당시 미국인에게 새로운 맛이었던 셈이다.

 

공장에서는 그동안 이어져 온 특이한 숙성법도 볼 수 있었다. 발효액을 너도밤나무 조각이 들어있는 통 안에서 30일 정도 더 묵히는 것이다. 마치 너도밤나무 통에서 숙성하는 듯한 효과가 있다. 

 

버드와이저를 실어 날랐던 마차.  - 세인트루이스=신선미 기자, vamie@donga.com 제공
버드와이저를 실어 날랐던 마차. - 세인트루이스=신선미 기자 vamie@donga.com 제공

투어 중 공장 한 켠에 세워진 빨간색 마차도 눈에 들어왔다. 자동차가 등장하기 전 앤호이저-부시 사가 맥주를 운반할 때 이런 마차를 썼단다. 당시 회사에서는 말을 사육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는 설명이다. 공장 안에서 실제 말도 볼 수 있었다. 다리에만 흰 털이 나 있어 마치 흰 부츠를 신은 듯한 갈색 말이었는데, 체구가 아주 단단해 보였다.

 

빨간 마차에 담겨 온 버드와이저는 어떤 맛이었을까. 붉은 성처럼 보이는 건물 안에서 잠시 130년 전을 상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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