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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후 치료'에서 '발병전 관리'로···"개인 맞춤의료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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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5월 27일 18:41 프린트하기

안젤리나 졸리 - 동아일보DB 제공
안젤리나 졸리 - 동아일보DB 제공

최근 미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뉴욕타임스(NYT) 칼럼을 통해 유방 절제술을 받았다고 고백한 후 ‘절제술만이 최선의 선택이었는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그러나 한 켠에선 유전자 검사를 통한 맞춤의학의 발전이 개인 선택의 폭을 넓히게 된 데서 진짜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선인지 아닌지 여부를 떠나, 선택 자체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안젤리나 졸리의 경우에서 보듯 ‘유전자 맞춤의학’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개인의 게놈(유전체) 해독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유전자 맞춤의학의 진면목은 다양한 질병에 대한 표적 치료제를 개발해 발병을 사전에 예방한다는 점이다. '발병 후 치료'가 아닌 '발병 전 관리'로 자연스럽게 의학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유전자 맞춤의학의 발전은 인간 게놈 분석 속도가 빨라지고 비용이 저렴해진 덕분이다. 미 조지아주립대 경제학과 폴라 스테판 교수의 최근 저서인 ‘경제학은 어떻게 과학을 움직이는가’에서 스테판 교수의 지적은 흥미롭다. 1990년에는 기자재가 가장 잘 갖춰진 연구실에서 하루에 1000개의 염기쌍을 분석할 수 있었지만, 10년 후인 2000년에는 1초에 1000개의 염기서열을 분석하게 됐다. 현재는 같은 시간동안 이보다 더 많은 양을 분석할 수 있다.


1990년에 시작된 ‘인간 게놈 프로젝트’ 당시엔 총 30억 달러가 투입됐지만 현재는 수백만 원에 개인 전체 게놈을 분석할 수 있다.

 

정지훈 관동대 의대 융합의학과 교수는 “3~4년 내에 100만 원 안쪽으로 비용이 더 떨어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일반 대중들도 부담없이 유전자 해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2020년이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갖게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모든 사람의 유전자 정보를 갖게 되면 의료산업의 패러다임을 크게 바꿀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최근 보고서는 유전자 정보 획득으로 △질병 예방 △표적 치료제 사용에 의한 의료비 절감 △맞춤 처방에 의한 부작용 최소화 △수명 연장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관련 사업단을 구성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보건복지부 산하의 ‘차세대 맞춤의료 유전체 사업단’. 대학, 연구소, 병원 등에 소속된 연구자들이 실제 진료현장에 곧바로 투입될 수 있는 표적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김형래 단장(이화여대 의대 교수)은 “샘플 확보와 의료 수준 측면에서 미국과 별 차이가 안나기 때문에 머지않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DB 제공
동아일보DB 제공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장밋빛 전망만 내놓기엔 현재의 유전자 맞춤의학은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질병의 발병 원인이 워낙 다양해 유전자 정보만으로는 예방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발병 요인에 대한 연구와 유전자 분석 전문인력 양성 등이 함께 이뤄져야 비로소 진정한 ‘개인 맞춤의료’의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대호 서울 아산병원 유전체맞춤암치료센터 교수는 “하버드 의대와 공동으로 개발한 유전체 분석법을 이용해 환자에게 맞는 표적항암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암 발병 원인이 워낙 다양해 생각처럼 쉽진 않다”면서 “그래도 상용화단계의 표적항암제가 하나둘씩 나오는 등 맞춤치료제가 더 많이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정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KOBIC) 센터장은 “유전자 맞춤의학의 성공을 위해서는 뛰어난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개발하고 또 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하는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 분야가 함께 커 나가야 한다”면서 “우리나라는 아직 전문 인력이 많이 모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또 이웃 중국이 10여 년 전부터 급부상해 이미 우리나라의 유전자 분석 수준을 앞질렀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정부가 직접 나서 지난 1999년 세계 최대 규모의 ‘베이징게놈연구소(BGI)’를 설립한 후 공격적으로 우수 인력을 흡수하고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한 해에 1만5000명 이상의 유전자를 분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해엔 미국의 유전자지도 전문업체인 컴플리트 지노믹스를 인수해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했다.


전준범 기자

bb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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