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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국정감사] 질책 앞서 모범 아쉬운 과학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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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20일 18:00 프린트하기

[기자의 눈] 더사이언스 전승민기자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전승민 기자
“선서. 증인은 진실만을 말하며...”
 
이상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17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증인 선서를 했다. 이날 감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을 알리는 의식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이 이사장을 비롯해 국내 25개 출연연 원장 전원이 참석했다.
 
하지만 막상 이들 증인을 신청한 국회의원들 좌석은 빈 곳이 여러곳 눈에 띄었다. 질의를 하기로 돼 있던 22명의 의원 중 7명의 의원이 선서가 시작되도록 자리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성범죄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심학봉 의원, 국토교통부 장관인 유일호 의원을 빼도 5명이 더 빠진 셈이다.
 
이런 일은 다음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감사 시작시각은 오전 10시였지만 10시 30분 경 빈 자리는 8개로 오히려 한 명이 늘었다.
 
3분의 1이 넘는 의원들이 국내 정상급 과학자들을 불러두고, 막상 본인들은 국감시작 후 30분이 지나도록 자리에 오지 않은 것이다. 의원 대기실 관리 직원은 “대기실에서 차분히 국감시간을 기다리는 의원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국회의원들의 불성실한 태도는 조사부족, 그리고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나타난다.
 
17일 권은희 의원(새누리당, 대구 북구갑)은 “연구비는 계속 쓰면서 AI(조류독감) 백신을 만들어내질 못하는게 말이 되느냐”고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에게 질의했다. 피감자는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좋을지 곤혹스러워하다 “바이러스는 변이가 심해 완전한 백신을 만들기는 어렵고 우리는 기초과학 연구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과학기술정책을 질의하는 국회의원이 ‘완전한 AI 백신을 만들어 내는 기술은 아직 세계 어떤 나라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상식조차 갖지 못하고 연구기관을 질책한 것이다.
 
장병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원자력의학원이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산하기관’이 맞느냐?”고 질문하더니 ‘직할기관’이라는 답변을 듣자 “그럼 나는 누구에게 질의해야 하느냐”고 재차 되묻기도 했다. 국회의원이 자신이 질의하고 싶은 기관의 소속과 기관장도 올바르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셈이다.
 
18일 배덕광 의원(새누리당)은 KAIST에 있는 ‘케이원(K1)빌딩에 비가 샌다’며 관리실태를 지적했다. 하지만 KAIST에 K1빌딩이란 건물은 없다. KAIST는 학교를 동서남북 4개 구역으로 나누어 EWSN, 네 개의 식별자만 붙인다. E1건물이라면 동쪽에 있는 1번 빌딩이란 뜻이다. 누군가가 “아, 카이스트연구소(KI·KAIST Institute)건물 말하는 건가?”라고 말하자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헛웃음을 지었다. 다행히 강성모 KAIST 총장은 말뜻을 알아듣고 “내부보수공사를 했고 상황을 추가로 파악해 보겠다”고 답했다.

국민을 대신해 과학계를 감사하는 국회의원이라면 기본적인 업무 파악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국정감사는 준비시간이 충분했고, 과학분야의 ‘국정’을 논하려면 과학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과 과학기술인에 대한 애정과 예의는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좋은 국회가 견제하는 건강한 과학기술계를 만들려면, 먼저 이땅의 국민들이 ‘이미지 관리’를 위해 과학분야 위원회를 찾는 사람이 아닌, 진심으로 과학기술 발전을 걱정하는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을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의 관심이 없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은 갈 곳을 잃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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