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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디젤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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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디젤은 없다”

2015.09.29 18:00
Ruben de Rijcke 제공
Ruben de Rijcke 제공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 사태가 BMW와 아우디로 번지는 등 디젤 차량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디젤의 배기가스는 2012년 세계보건기구(WHO)가 1등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을 만큼 건강과 환경에 위협적인 물질이라는 점에서 여파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미국의 한 연구진이 폴크스바겐 차량의 배기가스 수치가 배기가스 검사 때와 달리 실제 도로주행의 경우 현저하게 늘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시작했다.

 

대니얼 카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대 박사팀은 폴크스바겐의 파사트와 제타 등을 대상으로 도로주행 시험을 수행했을 때 배기가스 수치가 검사 당시의 수치와 크게 다르다는 사실을 2013년 밝혀냈다. 샌디에이고에서 시애틀까지 약 2100km를 주행했더니 기준치보다 최대 35배 많은 오염물질이 배출된 것이다.

 

이후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폴크스바겐이 검사 때만 배기가스가 적게 나오도록 저감장치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배기가스 검사를 받을 때는 저감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해 배기가스를 줄였지만 주행할 때는 이를 꺼지도록 해 연비를 올렸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디젤(경유)을 이용한 자동차는 연료소비효율이 좋아 휘발유차보다 적은 연료로 먼 거리를 갈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됐다. 지난해 신규등록된 국산 승용차 가운데 디젤차의 비중은 7.3%로 2013년보다 3.3%p 증가했다. 더구나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 중 디젤차의 비중은 63.7%에 달할 정도로 디젤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경유는 탄소 원자가 10개 이상 결합해 있는 탓에 탄소 원자가 8개 정도인 휘발유보다 완전히 연소시키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더구나 지난해 유럽연합은 배기가스 규제안(유로6)을 강화하면서 디젤차의 기준치를 휘발유차와 비슷하게 상향조정했다. 입자상 물질(PM)은 1km 달릴 때마다 5mg으로 휘발유차와 디젤차가 동일하고, 질소산화물도 주행거리 1km에 디젤차가 80mg으로 휘발유차(60mg)에 못지않다.

 

유로6를 만족하기 위해 자동차 업체는 다양한 저감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촉매산화장치인 ‘디젤산화촉매(DOC·Diesel Oxidation Catalyst)’로 배기가스에 들어있는 일산화탄소와 탄화수소, 입자상 물질 중 용해성유기물을 촉매가 든 필터를 이용해 제거하는 장치이다.

 

두 번째는 매연여과장치인 ‘디젤입자필터(DPF·Diesel Particulate Filter)’로 배기가스에 포함된 입자상 물질 등 오염물질을 촉매가 코팅된 필터를 통해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로 바꾸는 방식으로 제거하는 장치이다. 하지만 DPF로도 초미세먼지는 안 잡힌다는 한계가 있다.

 

세 번째는 배기가스 중 일부를 재순환해 연소실의 연소온도를 낮춰 질소산화물을 저감하는 장치인 ‘배기가스 재순환(EGR·Exhaust Gas Recirculation)’다. 이산화탄소나 수증기처럼 비열이 큰 물질을 흡기로 순환시켜 연소온도를 낮추지만 이 때문에 출력이 다소 감소한다. 또 연소온도를 낮추기 때문에 증가하는 입자상 물질을 처리하기 위해 DPF에 더 많은 연료가 소모돼 연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암모니아 성분(요소)을 이용해 인체에 무해한 질소와 물로 변환시키는 방식으로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장치도 있다. ‘선택적 촉매환원(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장치로, 배기가스에 요소수를 분사한 뒤 SCR촉매를 거치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냉각수 탱크처럼 별도의 요소수 탱크를 설치해야 하고 부족하지 않도록 꾸준히 채워줘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최근에는 유로6를 만족시키기 위해 앞서 소개한 저감장치를 모두 장착한 차량이 늘고 있다. 저감장치를 추가하면 할수록 디젤차의 찻값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미 디젤차는 동급의 휘발유차보다 200만~300만 원 비싸게 책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디젤차의 저감장치가 발전하고 유로6를 충족하더라도 우려는 남는다고 지적한다.

 

엄명도 국립환경과학관 교통환경연구소 연구관은 “유로6 기준을 충족한 디젤차가 개발되더라도 요소수를 제때 채우지 않거나 저감장치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오염물질은 배출될 수밖에 없다”며 “‘클린디젤’이라는 말도 디젤차가 과거보다 오염물질 배출을 줄였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일 뿐 디젤차가 친환경이 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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