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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소홀로 산탄총 세례 받은 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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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소홀로 산탄총 세례 받은 왕릉

2013.05.27 17:59

 

진종(좌)과 효순왕후(우)의 릉 - 이종호 박사 제공
진종(좌)과 효순왕후(우)의 릉 - 이종호 박사 제공

  원래 정원군은 왕이 아니므로 원제(園制)인 육경원으로 조성되었지만 왕으로 추존되어 왕릉제(王陵制)로 석물(石物)을 바뀌었다. 육경원을 의미하는 비석의 토대가 2008년에 발견되어 비각 옆에 전시해있는데 비석도 언젠가 발견될 것으로 추정한다.

 

  김포 장릉의 재실은 능침으로 올라가는 중간에 있는데 현재 김포장릉관리소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솟을 대문으로 되어 있는 정문은 남다를 것이 없지만 재실의 뒤로 후문이 열려있다. 기본적으로 재실의 문은 정문 외에는 좌우측에 설치하는데 재실의 활용도를 위해 뒤쪽으로 문을 만든 것은 그만큼 법도가 충만한 왕릉 건물이라 해도 현실적인 변경을 중시했음을 알 수 있다.

 

김포장릉 참도는 5단 계단으로 돼 있다. - 이종호 박사 제공
김포장릉 참도는 5단 계단으로 돼 있다. - 이종호 박사 제공

  홍살문에서 참도가 시작되고 우측에 배위가 있는 것은 일반 격식과 다름이 없지만 참도가 넓다. 정자각까지 가는 중도에 5계단이 있는데 자연의 지형에 어울리게 정자각이 지어졌기 때문이다. 지형이 높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만들어진 계단이지만 참도에 계단이 있는 것은 극소수이다.

 

  육경원에서 왕릉으로 변경되었지만 병풍석과 난간석이 둘러지지 않은 쌍릉이다. 봉분은 자연과 맞닿은 부분에 아무런 조각이나 무늬도 새기지 않은 초석을 둘렀고 혼유석이 각각 놓여 있다. 제2계(階)와 제3계에 문무석 한 쌍 씩을 세웠다. 반면에 팔각 장명등에는 꽃무늬가 화려하게 새겨져 있으며 석호는 앉아 있지만 석마, 석양은 일반 석물과는 달리 배 부분이 막혀있지 않아 배가 보인다.

 

  조선 왕릉은 장명등의 창호로 조산(朝山)을 바라보면 조산 또는 안산의 봉우리와 연결되는 자연의 축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김포 장릉은 정자각이 중앙으로 보이며 정자각에서 볼 때 다른 왕릉과는 달리 두 개의 능침이 곧바로 보인다. 김포 장릉은 조선의 왕릉 중 축 개념이 확실한 능역으로 평가된다.

 

김포장릉의 비각과 육경원 모습. - 이종호 박사 제공
김포장릉의 비각과 육경원 모습. - 이종호 박사 제공

  조선왕릉서부지구 김포장릉관리소의 김공실 선생은 석물에 대해 매우 흥미 있는 이야기를 한다.

 

  석물 중 혼유석, 우측 무인상, 좌측 석마에 총탄 자국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한국전쟁 때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김선생은 한국전쟁 때의 상처가 아니라고 말한다. 만약 당대에 사용된 무기인 M-1이나 칼빈, 북한측의 소총인 AK의 총탄이었다면 보다 큰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는 뜻이다. 김선생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과거 왕릉에 대한 관리가 소홀했을 때 왕릉에서 산탄총 등으로 과녁맞추기 등을 했다고 했는데 그 피해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얼마전만해도 우리 유산에 대한 소중함을 모를 때의 일이라고 볼 수 있지만 바로 이런 흔적을 거울삼아 오히려 유산에 대한 사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참고문헌 :
   「[王을 만나다·30]장릉(章陵-추존 원종·인헌왕후)」, 김두규, 경인일보, 2010.04.22
   「포근한 매화낙지형 터 大院君 묘제에 맞춰 조성」, 이창환, 주간동아, 2010.09.06

 

이종호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과학저술가
이종호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과학저술가

이종호 박사(사진)는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페르피냥 대학교에서 공학박사를 받았다. 해외 유치 과학자로 귀국해 한국과학기술연구소,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등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한국과학저술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하며 과학저술가로 활동중이다. 저서는 ‘세계 최고의 우리 문화유산’ ‘과학이 있는 우리 문화유산’ ‘신토불이 우리 문화유산’ ‘노벨상이 만든 세상’ ‘로봇, 인간을 꿈꾸다’ ‘과학으로 보는 삼국지’ 등 다수다.

 

 

※ 편집자 주
   동아사이언스가 발행하는 인터넷 과학신문 ‘더사이언스’(www.dongascience.com)가 공룡유산답사기, 과학유산답사기 2부, 전통마을을 찾아가는 과학유산답사기 3부에 이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찾아가는 과학유산답사기 4부를 연재합니다. 과학저술가 이종호 박사의 도움을 받아 세계문화유산 속에 숨어 있는 과학지식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이니,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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