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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 돔구장이었다면 삼성의 5연속 통합우승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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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 돔구장이었다면 삼성의 5연속 통합우승 없었다!

2015.10.05 17:38

2016년부터 넥센 히어로즈의 홈구장으로 사용할 고척스카이돔. 타격의 팀 넥센에게 돔구장의 특성은 더 유리할 수 있다. - 서울시 제공
2016년부터 넥센 히어로즈의 홈구장으로 사용할 고척스카이돔. 타격의 팀 넥센에게 돔구장의 특성은 더 유리할 수 있다. - 서울시 제공

약 7개월에 달하는 기나긴 페넌트 레이스가 끝나고, 올해도 통합 우승은 삼성 라이온즈에게 돌아갔습니다. 사실 막판에 삼성의 기세가 주춤한 것을 보고, 저는 NC 다이노스가 우승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간절히 바라면 우주의 기운이 도와줄 것이라 믿었는데, 제 간절함이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저는 NC 팬입니다. 이 기사는 편파적인 관점에서 작성됐음을 알려드립니다. ㅋㅋ)

 

제가 보기에 삼성 라이온즈의 우승은 10월 2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결정됐습니다.(이 날은 삼성 라이온즈에게 큰 의미가 있는 날이었어요. 오랫동안 삼성이 홈구장으로 사용해온 대구 시민구장과 작별하는 날이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 라이온즈는 이 날 마치 한국시리즈 우승한 것처럼 폭죽 1192발을 준비했습니다.)

 

9회에 4:4 동점까지 따라간 KT 위즈. 10회 초 공격에서 바뀐 투수 차우찬을 상대로 공략에 나섭니다. 첫 번째 타자 박기혁이 볼넷으로 출루하고 뒤이어 김사연이 타석에 섰습니다. 초구 볼, 이구 볼. 공 두 개를 기다린 김사연은 세 번째에 힘차게 방망이를 휘두릅니다.

 

‘따악-!’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두 손을 번쩍 드는 김사연. 저도 두 손을 들었습니다! ‘NC 다이노스! 1군 진입 3년 만에 첫 통합 우승!’ 귓가에 소리가 ‘웅웅’ 들리는 듯 했지요. 아마 김사연 선수도 홈런임이 믿어 의심치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타자들은 안답니다. 맞는 순간 홈런인 걸 안다고요.

 

하지만 우주의 기운이 삼성을 향했을까요? 공은 외야 담장 바로 앞에서 잡히고 맙니다. 김사연 선수가 덕아웃에 들어가서 머리를 싸쥐고 좌절할 때 저도 함께 좌절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세를 몰아 10회 말 삼성은 KT 조무근의 폭투를 틈타 홈베이스를 훔쳐 승리를 가져갑니다. 아마도 34년 동안 삼성의 수호신이었던 대구시민구장이 삼성에게 준 마지막 선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쯤에서 전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만없(야구에는 만약이 없다)’지만 만약 대구시민구장이 야외 구장이 아니라 뚜껑이 덮인 '돔 구장'이었다면? 아마 올해 우승판도는 완전히 달라졌을 겁니다. 왜냐하면, 돔 구장은 공기역학적으로 공중에 뜬 타구가 더 멀리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아마 대구가 돔구장이었다면 KT 김사연의 공은 담장을 넘겼을 테고, NC가 우승을 했을 겁니다. ㅠㅠ)

06, 07 시즌 일본에서 뛰던 이승엽은 도쿄돔구장에서 홈런을 각각 22개, 18개쳤다. 돔구장과 이 홈런 수가 상관 관계가 있을까.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06, 07 시즌 일본에서 뛰던 이승엽은 도쿄돔구장에서 홈런을 각각 22개, 18개쳤다. 돔구장과 이 홈런 수가 상관 관계가 있을까. -과학동아 2008년 3월호, 동아사이언스 제공

▶①, ② 사방이 꽉 막혀있는 돔구장의 특성 상 환기 시설을 통해 외부에서 강제로 공기를 공급해야 한다.

▶③ 관중의 체온과 돔구장이 가진 온실효과에에 의해 구장 하단의 공기가 뜨거워진다. 

▶④ 하단에서 뜨거워진 공기는 대류 현상에 의해 천장으로 상승한다. 찬 공기에 비해 부피가 팽창된, 밀도가 낮은 공기기 때문에 야구공이 받는 공기 저항이 적다.

▶⑤ 상승한 공기는 천장의 배기구를 통해 바깥으로 배출된다.

▶⑥ 기압은 주변과 상호작용한 결과다. 천이 없는 야외 야구장의 경우 상층 공기가 하층 공기를 누르는 압력이 작용하는데, 돔구장은 천장 덕분에 이 압력이 없다. 즉 공중에 뜬 공이 위에서 내리누르는 압력을 받지 않아 더 오랫동안 떠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사방이 꽉 막혀있는 돔구장은 온실 효과 덕분에 내부 공기가 빠르게 더워집니다. 36℃가 넘는 관중으로 가득 찰 경우 그 효과는 어마어마하지요. 더운 공기는 대류 현상에 따라 천장 부근으로 올라갑니다. 공기는 열을 받으면 분자 운동이 활발해 지면서 부피가 커지며 밀도가 낮아집니다.

 

즉, 더운 공기가 모여 있는 천장 부근은 지면 부근보다 공기 분자가 성글게 있는 거지요. 공기분자가 성글게 있다면 그만큼 야구공에 부딪히는 공기 분자 수가 적어져 저항이 줄어듭니다. 야외 야구장에서 담장 앞에 잡히는 외야 플라이가 돔구장에서는 홈런이 될 수도 있는 거지요.

 

10월 5일, 목동시민야구장에 연고를 두고 있던 넥센 히어로즈는 내년부터 고척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쓴다고 발표했습니다. 올해 정규 리그 4위에 오른 넥센은 허약한 투수진에도 불구하고 홈런으로 4위를 차지한 어마무시한 화력의 팀입니다.

 

그 중심에는 2년 연속 50홈런을 넘긴 박병호 선수가 있고요. 장타가 장기인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 선수를 2번에 둘 정도로 강력한 타격의 팀입니다. (보통 2번 타자는 발빠른 선수를 배치합니다.)

 

어쩌면 넥센 히어로즈는 돔 구장에서 활약을 하게 될 내년에는 한국 프로야구 타격 역사를 새로 쓸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우승은 NC 다이노스가 할겁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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