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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과학계 너무 성과만 생각해… 새로운 아이디어 개척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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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과학계 너무 성과만 생각해… 새로운 아이디어 개척해야”

2015.10.13 18:23

앤드류 마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수석편집장 - 송경은 기자(kyungeun@donga.com)
앤드류 마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수석편집장 -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기초과학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무엇보다 ‘실패해도 괜찮다’는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앤드류 마셸(Andrew Marshall·49)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 수석 편집장이 한국 과학계에 조언을 남겼다.


마셸 편집장은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그룹의 생명공학 분야 편집자다. 그는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에서 분자생물학과 미생물학 박사학위를 받고 연구원 생활을 지냈다. 4년간 생명공학분야 유력 학술지인 ‘커런트 오피니언 인 바이오테크놀로지(Current Opinion in Biotechnology)’의 편집장을 거쳐 1996년 부터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편집장으로 역임했고 현재는 수석편집장으로 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에서 주최한 ‘글로벌 리서치 심포지움 2015’ 연사로 참석하기 위해 13일 JW메리어트호텔서울을 찾은 마셸 편집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한국 과학자들을 만나면 하나같이 성과 위주의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토로하곤 했다”면서 “권위 있는 학술지에 연구논문을 싣는 게 목표가 돼버려 거기에만 몰두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네이처 같은 학술지가 트렌디한 연구를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유행만 좇아서는 오히려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적어도 생명공학 분야에서 만큼은 트렌드가 계속 변해왔다”며 “지금은 ‘크리스퍼(CRISPER) 유전자 가위’ 분야가 가장 주목을 받고 있지만 언제 주인공이 바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DNA의 일부를 정교하게 잘라내는 기술로 유전자 조작에 쓰인다.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편집부에는 매달 수 많은 연구논문이 들어오지만 지면에 실을 수 있는 것은 단 6편이다. 이 때문에 혹독한 심사과정으로도 유명하다.

 

마셸 편집장은 “연구논문을 심사할 때는 ‘얼마나 새로운 아이디어인가’를 가장 먼저 본다”면서 “새로운 발견과 새로운 연구 방식은 그 분야의 지속적인 발전을 이끌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최신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전 세계 과학자들과 커뮤니티를 이루고 활발한 교류 활동을 하고 있다. 자신이 네이처 그룹의 편집장이 된 것을 ‘운 좋게 발견한 것’을 의미하는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마셸 편집장은 “과학자는 평생에 걸쳐 한 분야를 깊이 파고 들지만 학술지 편집장은 그보다 더 넓고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다”며 “그런 점에 매료돼 편집 일을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셸 편집장은 “한국은 기초과학 연구의 역사가 30년 남짓으로 짧은 데 비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초과학은 단기간 성과를 내기 어려우니 실패해도 괜찮다는 여유를 갖고 장기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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