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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한국인도 ‘기후 난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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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한국인도 ‘기후 난민’ 되나

2015.10.14 18:00

그리스 해변에 도착해 육지로 올라오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 - Angelos Tzortzinis 제공
그리스 해변에 도착해 육지로 올라오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 - Angelos Tzortzinis 제공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알란 쿠르디가 지난달 터키 해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지면서 난민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과학자들은 시리아 내전으로 빚어진 대규모 난민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 시리아 내전 배후엔 기후변화 있다

 

리처드 시거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팀은 시리아 지역의 오랜 가뭄이 ‘초승달 지대’에 닥친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1월 30일 자에 발표했다. 시리아가 속한 초승달 지대는 이집트 나일강 유역부터 메소포타미아에 이르는 초승달 모양의 지역으로, 과거에는 최초의 농경문화 발상지였을 정도로 매우 비옥한 땅이었으나 지금은 불모지가 됐다.

 

연구팀은 이 지역의 과거 100년 동안의 강수량과 기온, 해수면 기압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시리아 지역의 가뭄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중해 동부 지역의 강수량이 감소하고 토양의 습도가 낮아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07년부터 시작된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자 농민들은 한꺼번에 도시로 몰려들었다. 이로써 시리아의 도시는 인구 수용 한계치를 넘어서게 됐고, 가난과 범죄 등 여러 가지 사회 문제가 야기됐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이 정치적 불안 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시거 교수는 “시리아에서 기후변화는 내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가뭄의 원인은 기후를 교란시킨 인간의 행태”라고 지적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시리아 내전은 겉으로만 보면 정치적 독재와 이슬람국가(IS)의 종교적 광기 때문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막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이 자리잡고 있다”며 “먹고 살기 힘들어 지면서 표출되기 시작한 불만이 내전으로 치닫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이미 10년 전에도 예견된 바 있다. 세계적인 환경학자 노먼 마이어스 영국 옥스퍼드대 그린칼리지 교수팀은 2005년 5월 프라하에서 열린 ‘제13회 세계경제포럼(Economic Forum)’에서 ‘환경 난민(environmental refugees)’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기후변화가 무력 충돌과 난민 사태를 가져와 안보 문제와 직결된다는 내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당시 마이어스 교수의 예측이 현재 시리아 내전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홍수와 폭우, 가뭄, 냉해, 이상고온 등의 이상기후는 내전을 포함한 전쟁, 기아, 난민의 전조 증상이었다. 19세기 엘니뇨로 40년 동안 지속된 세계적인 가뭄은 제국주의와 근대화를 만나 브라질 ‘카누두스 전쟁’과 같은 비극을 낳았다. 인도-파키스탄 갈등, 아프가니스탄 전쟁 뒤에도 혹독한 기후로 인한 곡물과 빵의 부족, 기근의 고통이 있었다.

 

이런 분석에 따라 기후변화는 점차 안보 문제로 취급되고 있다. 미국 신안보센터는 2007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결과의 시대: 세계적인 기후 변화가 외교 정책과 국가 안보에서 갖는 함의’란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커트 캠벨 전(前) 국방부 차관보, 앨 고어 전(前)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리언 퍼스 등이 이 연구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참여했다.

 

국내 외교안보연구소에도 최근 기후변화와 관련된 국제 문제를 다루는 담당 부처가 생겼다. 윤 교수는 “넓은 의미에서의 안보는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기후변화는 가깝게는 당장 먹고사는 데 필요한 식량 문제부터 전쟁으로 인한 생명의 위협까지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한반도도 예외는 아니다

 

한반도는 기후변화에서 안전할까. 기상청이 발표한 ‘2010 이상기후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는 1912년부터 2010년까지 평균기온이 약 1.8도 가량 상승했다. 특히 도시 밀집 지역에서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당초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수치보다 더 빠른 변화다.

 

윤 교수는 “IPCC는 회원국들의 동의를 통해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 때문에 IPCC의 예측 결과는 가장 낮은 수치라고 볼 수 있다”며 “실제로는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기후변화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의 이상고온 연평균 출현 일수와 홍수나 태풍의 출현 횟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충북 지역에 들이닥친 극심한 가뭄 역시 기후변화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기상연구소가 국제 표준 온실가스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2011년 발표한 ‘신(新)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까지 우리나라는 평균 기온이 3.2도, 강수량이 16%, 전 해상 해수면이 27cm 상승할 전망이다. 중부지역의 강수량은 증가하고 남부지역의 강수량은 감소해 향후 한반도에는 가뭄과 홍수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가뭄과 홍수가 동시에 발생하는 것은 세계적인 기후변화 증세이기도 하다.

 

국내 생태계도 온대성에서 아열대성으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평균기온이 2도 상승하면 현재와 비교해 벼의 수량이 4.4% 감소하고, 사과의 재배면적은 34%, 고랭지 배추의 재배면적은 7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는 식량 공급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이런 변화는 직접적으로 농산물 가격 폭등으로 이어진다. 윤 교수는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율이 23% 밖에 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식량을 수입하고 있는 국가의 농산물 재배에 문제가 생기면 결과는 훨씬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방성 미래예측’에 따르면 2050년경에는 20억 명의 사람들이 ‘기후 난민’이 될 전망이다. 지난 달 9일 장-클로드 정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장은 EU 연설에서 “시리아 난민은 유럽의 첫 번째 기후 난민일 뿐 굉장히 놀랍거나 유난스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는 이 같은 기후 난민이 쏟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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