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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km 강속구, 두산 타자는 조상우를 어떻게 공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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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km 강속구, 두산 타자는 조상우를 어떻게 공략했나

2015.10.15 16:30

KBO 제공
KBO 제공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 누가 만들었는지 정말 명언입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기는 약 한 달 전인 9월 13일 SK 와이번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였습니다.

 

9회말 2아웃, 점수는 11:9, SK가 앞서 있었습니다. 경기 상황은 1루와 2루에 두 명이 나가있는 상황. 그리고 끝내기 스리런(3점 홈런)이 터졌지요. 그 때의 짜릿함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시리즈를 쓰는 기자는 NC 팬입니다. 고로 곧 플레이오프가 시작하는 현 시점에서 매우 흥분한 상태임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어젯밤(10월 14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보는 두산 베어스 팬 분들은 저와 비슷 상태일 것 같습니다. 포스트 시즌에 9:2로 벌어졌던 점수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고 대체 누가 생각했겠습니까!

 

실제로 어제 밤 경기는 우리나라 야구 포스트 시즌 사상 가장 큰 점수 차 뒤집기였다고 합니다. 6회까지 9:2로 끌려갔던 두산은 7회초 2점을 만회했지만 여전히 5점차는 큰 점수였습니다.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 감독은 남은 이닝을 손승락과 한현희 선수를 올리려고 했습니다만, 여기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깁니다. 7회, 손승락 선수가 타구를 피하려다 허리를 다치고 만겁니다. 그리고 뒤를 이어 올라온 한현희 선수는 예상보다 부진하며 9회에 무사 1, 2루를 만들었고요.

 

염경엽 감독은 할 수 없이 넥센 히어로즈의 불펜 믿을 맨, ‘조상우’ 카드를 빼듭니다. 조상우 선수는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입니다. 그러나 두산 타자들은 조상우의 공을 치는데 성공합니다. 특히 김현수 선수는 시속 150km의 빠른 직구를 공략해냈습니다. 결국 넥센은 9회에 7점을 내 주며 역전패를 당했고, 두산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합니다.

 

야구공을 잡는 방법과 그립에 따라 공의 운동방향이 결정된다.  - Toto-artist(W) 제공
조그만 야구공에 울고 웃는 스포츠가 야구다. 저 손은 커브와 슬라이더, 직구 중 무엇을 던질까. 투수의 수를 미리 읽어보는 것도 야구의 재미요소 중 하나다. - Toto-artist(W) 제공

○공을 보고 치는 것은 불가능!!

 

투수가 던지는 공을 타자가 치고, 그 동안 3개의 베이스를 돌아 다시 홈으로 돌아오는 경기를 야구라고 합니다. 수없이 복잡한 규칙이 있습니다만, 야구를 잘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어떤 타자도 칠 수 없는 괴물 투수가 있으면 됩니다. 그래서 야구를 투수 놀음이라고 하는 거겠지요. 올해 막판에 (가을 야구 싸움에서 밀리긴 했지만) 기아 타이거즈가 시즌 막바지 까지 순위싸움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양현종이라는 걸출한 투수가 있었기 때문이며, 삼성 라이온즈가 다섯 번째 통합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에는 선발 투수 5명이 모두 10승을 올릴 정도로 강력한 투수진이 버티고 있었던 덕분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투수가 좋은 투수일까요? 일반적으로 좋은 투수라고 하면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를 말합니다. 소위 ‘파이어볼러’라고 부르지요. 보통 시속 150km 정도로 공을 던질 수 있다면 ‘파이어볼러’라고 부릅니다.

 

파이어볼러를 선호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빠른 공을 던지면, 타자가 공을 맞추기 위해서 배트를 휘둘러도 배트가 휘둘러지는 속도 보다 공이 더 빠르게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프로 선수들이 배트를 휘두르는 속도는 시속 140~150km 정도입니다. 전문가들은 제아무리 빨리 휘둘러 봐야 시속170km라고 합니다. 간단하게 계산을 해볼까요?

 

한 투수가 시속 150km의 공을 마운드에서 포수를 향해 던집니다. 이 공은 1초에 44m 정도 날아가는데, 마운드와 홈플레이트의 거리가 18.4m에 불과하므로 0.5초면 포수의 미트에 도착합니다. 게다가 타자는 포수보다 앞에 있으니, 0.5초보다 더 빨리 도착하는 것이겠지요. 대략 0.46초 정도라고 합니다.

 

그 다음은 타자의 배트 속도입니다. 순수하게 타격 자세에서 배트를 휘두를 때, 배트가 공을 칠 수 있는 위치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0.2초가 걸립니다. 게다가 야구공을 본 눈에서 뇌까지 신호가 전달되는 시간과 뇌가 팔에 움직일지 말지 결정하도록 명령을 내리데 걸리는 시간은 약 0.01초가 걸립니다. 신호가 전달되는 시간까지 생각을 하면 타자는 0.25초 동안 투수가 던지는 공을 판단하고, 휘두를지 말지 결정을 해야 하는 겁니다.

☞과학으로 풀어본 야구의 비밀

 

○베테랑 타자는 노리고 들어간다

 

0.25초라니! 투수의 손가락을 모양을 순간적으로 보고 휘두를지 말지 결정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베테랑 선수들은 애초에 노림수를 가지고 타석에 들어선다고 합니다.(투수의 손가락 모양과 변화구의 관계는 좀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하지요. 저도 밑천을 한 번에 드러내면 밑집니다!)

 

NC 다이노스의 투수, 이재학 선수를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재학 선수는 (극단적으로 말하면) 2종류의 공을 던지는 투수입니다. 직구 아니면 체인지업이지요(김상훈 해설가의 명언을 이렇게 응용하다니!). 야구를 조금이라도 봤으면 알다시피 직구는 빠른 공이요, 체인지업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갑자기 속도가 뚝 떨어지는 것 처럼 보이는 느린 공입니다.

 

체인지업의 속도는 시속 120~130km 수준. 직구는 이재학 선수의 경우 시속 140km 중반입니다. 직구일 때는 공이 포수 미트에 0.48초 만에 들어오지만 체인지업일 때는 0.53초 만에 들어옵니다. 무려 0.05초 차이가 나는 거지요. 이 시간 차이가 배트에 공이 맞을 지, 아니면 배트를 휘두른 뒤, 혹은 휘두르기 전에 공이 홈플레이트를 지나가게 할지 결정합니다. 제대로 맞추지 못해도 배트에 공을 맞춰도 배트의 중앙을 제대로 맞춰 좋은 타구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빗맞는 공이 나와 파울이나 땅볼이 나오게 되지요.

 

이제 경기로 들어가 봅시다. 타자들은 이재학 선수가 직구 아니면 체인지업을 던질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직구를 던졌을 땐 직구 타이밍에, 체인지업을 던졌을 땐 체인지업의 타이밍에 배트를 휘둘러야 합니다. 가위바위보를 하듯 투수와 포수 사이에 어떤 사인이 오고가는지 생각해야 하지요. 경험이 많은 베테랑 타자들은 이 조합을 나름대로 생각하는 겁니다. 투수와 포수의 성향에 따라 첫 번째 공이 직구일지, 체인지업일지 생각하고 맞춰 휘두르는 겁니다. 물론 이 과정은 타자 혼자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력분석원과 코치 등 선수단의 스텝들과 같이 고민하게 되겠지요.

 

준플레이오프가 끝나고 이번 주말부터 플레이오프가 시작됩니다. 동시에 이 글을 쓰는 저도 현장으로 뛰어나갈 준비가 돼 있습니다. 다음 글은, 마산 구장 현장 중계로 뵙겠습니다! 당연히 저는 NC 다이노스 응원 측 어딘가에 들어있을 겁니다.

 

NC다이노스 제공
NC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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