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오지 연구원이 된 동물들]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이 알려주는 지구온난화

통합검색

[오지 연구원이 된 동물들]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이 알려주는 지구온난화

2015.11.30 13:56

수천 년 전부터 인간과 동물들은 서로 쫓고 쫓기는 관계였다. 이유는 단순했다. 잡아먹거나 혹은 잡혀먹지 않기 위해서다. 그런데 20세기 들어 이전과 전혀 다른 목적으로 동물들을 쫓아다니는 사람들이 생겼다. 바로 ‘동물추적(Animal Tracking)’ 연구를 하는 과학자들이다. 위치만 조사하는 게 아니다. 동물을 통해 오지 환경까지 연구하고 있다.
 
[오지 연구원이 된 동물들]
1. AI 전파경로를 확인하기 위한 방법
2.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이 알려주는 지구온난화
3. 동물의 의사소통을 엿보다

 

 

자동기록기를 부착한 젠투펭귄. 털에 붙인 것이라 몸에 아무런 상처를 남기지 않는다.  - 극지연구소 제공
자동기록기를 부착한 젠투펭귄. 털에 붙인 것이라 몸에 아무런 상처를 남기지 않는다.  - 극지연구소 제공

동물추적연구는 1990년대 이후 기술 발전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위치추적뿐 아니라 각종 센서 기술이 더해져 연구할 수 있는 범위가 크게 넓어졌다. 온도와 고도, 가속도, 물에 사는 경우 수심 등을 측정해서 생물의 행동방식까지 연구할 수 있다.


극지연구소 극지생명과학연구부 생태과학연구실 연구팀은 2014년 11월부터 3개월 동안 남극 세종기지 인근에 서식하고 있는 젠투펭귄과 턱끈펭귄 30마리를 잡아 일일이 ‘자동기록기(logger)’를 붙였다. 자동기록기에는 종류에 따라 위치와 수심, 온도, 가속도 측정 센서는 물론 동영상 촬영까지 가능한 카메라가 달려있다. 1초에 한 번 꼴로 펭귄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한 정보는 그야말로 ‘빅데이터’다. 한 마리가 하루 동안 기록한 영상만 해도 10시간이나 된다.


연구진은 올해 초 한국에 돌아온 뒤 기록된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현재까지 논문 두 편을 발표했다. 분석 결과 턱끈펭귄은 세종기지에서 30km 떨어진 바다까지 나가는 반면 젠투펭귄은 활동 반경이 20km 정도로 비교적 좁았다. 하지만 잠수해 내려가는 깊이는 젠투펭귄이 최고 200m로, 150m에 그친 턱끈펭귄보다 더 깊었다. 연구팀은 가속도계와 물속 동영상 정보를 분석하면 펭귄들이 물속에서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떻게 먹이를 사냥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젠투펭귄이 물속에서 다른 펭귄(➋,➌)과 먹이인 크릴(➍)을 촬영한 모습(➋~➍번은 2008년 일본 국립 극지연구소 아키노리 다카하시 박사팀 연구 논문에서 발췌). - Akinori Takahashi 제공
젠투펭귄이 물속에서 다른 펭귄(➊,➋)과 먹이인 크릴(➌)을 촬영한 모습(➊~➌번은 2008년 일본 국립 극지연구소 아키노리 다카하시 박사팀 연구 논문에서 발췌). - Akinori Takahashi 제공

<이미지 크게보기>

 

 

펭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이처럼 상세하게 연구하는 목적은 뭘까. 생태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지구온난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서다.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이 서식하는 남극대륙은 지구상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빨리 받는 곳이다. 특히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군이 복잡하지 않고 단순해서 기후변화가 먹이사슬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쉽다.


남극 생물 중에서도 최근 턱끈펭귄의 개체수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젠투펭귄은 오히려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이 두 종의 생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아직까지 연구된 것이 없다. 연구팀은 10년 동안 이들의 생태를 추적해 볼 계획이다. 이원영 극지연구소 극지생명과학연구부 선임연구원은 “온난화에 대한 두 종의 대처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자동기록기의 자료를 이용해 두 종을 비교연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더 많은 과학기사를 2015년 12월호 과학동아에서 만나보세요.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9 + 2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