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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예술을 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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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29일 18:00 프린트하기

배달부터 항공 촬영, 농업과 군사 작전, 인명 구조까지 곳곳에서 드론이 화제다. 그 중에서도 여러 대의 드론이 무리를 지어 비행하거나 각각의 명령을 수행하며 하나의 임무를 완성하는 ‘군집드론’은 예술의 영역까지 그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 하늘을 수놓는 군집드론
 
“위~잉” 수직 상승한 등불 여러 개가 비스듬히 타원을 그리면서 마법처럼 빙글빙글 돌며 하늘 위로 솟아오른다. 여러 개의 등불은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부딪히지도 않고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아름다운 모양을 만든다. 사람이 가까이 가자 슬쩍 자리를 피하기도 하고, 손가락 끝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이기도 한다.
 
영화 ‘불꽃(Sparked)’의 촬영 현장. 남자 배우가 살아 움직이듯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등불을 놀란 듯 쳐다보고 있다. - ETH Zerich, Sparked Team 제공
영화 ‘불꽃(Sparked)’의 촬영 현장. 남자 배우가 살아 움직이듯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등불을 놀란 듯 쳐다보고 있다. - ETH Zerich, Sparked Team 제공
라파엘로 단드레아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Zerich) 교수팀의 아트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 중 하나인 ‘불꽃(Sparked)’의 장면이다. 이 프로젝트는 국제 아티스트 그룹 ‘버라이어티 판당고 스튜디오’와 함께 기획한 드론 공연으로, 5분 남짓의 단편 영화로 제작됐다. 프로펠러가 4개 달린 드론인 쿼드콥터 중앙에 전구를 설치하고 주변을 패브릭으로 감쌌는데, 드론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아 마치 등불이 살아 움직이는 것만 같다.
 
ETH Zerich, Sparked Team 제공
ETH Zerich, Sparked Team 제공
여러 대의 드론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건 모션 캡처 카메라를 이용해 드론의 정확한 위치와 움직임을 파악하고 컴퓨터가 이들을 제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입력값을 조절해 원하는 출력값을 얻도록 하는 ‘제어 알고리즘’ 덕분이다. 
 
모션 캡처는 사물이나 사람의 움직임을 센서로 인식해 디지털 정보로 옮겨 주는 기술이다. 천장에 달린 여러 대의 적외선 카메라와 중앙 컴퓨터가 드론에 장착된 반사체의 위치를 1초에 20~30번씩 파악해 드론에 전송하고, 동시에 드론도 제어 알고리즘으로 자신의 위치를 계산해 두 값을 비교한다. 이때 1초당 계산 횟수가 늘어날수록 위치 파악은 더 정확해진다.
 
ETH Zerich, Sparked Team 제공
ETH Zerich, Sparked Team 제공

단드레아 교수는 “정확한 물리 법칙과 수식을 통해 드론을 제어하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적고, 적용 가능한 알고리즘만 개발할 수 있으면 자유자재로 드론을 조종할 수 있다”며 “알고리즘은 드론에 생명을 불어넣는 마법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드론이 아름답게 단체 공연을 펼칠 수 있는 이유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영화 ‘불꽃(Sparked)’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드론 중앙에 전구를 설치하고 주변을 패브릭으로 감싼 모습. 등불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건 드론이 제어 알고리즘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 ETH Zerich, Sparked Team 제공
드론 중앙에 전구를 설치하고 주변을 패브릭으로 감싼 모습. 등불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건 드론이 제어 알고리즘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 ETH Zerich, Sparked Team 제공
야외에서는 어떨까. 단드레아 교수팀의 ‘분산비행배열(Distributed Flight Array)’ 프로젝트는 프로펠러가 단 하나인 드론으로 구성된 군집드론 비행 프로젝트다.
 
이 경우에는 위성에서 보내는 신호를 받아 위치를 계산하는 위성항법장치(GPS) 데이터와 전파, 영상 등의 위치 계산 장비를 조합해 활용한다. 두 가지 이상의 센서로 계산한 위치를 서로 비교해 가장 오차가 적은 값을 자신의 위치로 선택한다.
 
하늘을 나는 ‘분산비행배열(Distributed Flight Array)’ 프로젝트의 군집드론 모습. 한 개로는 안정적인 비행을 하기 어렵지만 다양한 대열로 여러 대를 조합하면 힘을 분산해 안정적으로 떠 있을 수 있다. - ETH Zurich, Raymond Oung 제공
하늘을 나는 ‘분산비행배열(Distributed Flight Array)’ 프로젝트의 군집드론 모습. 한 개로는 안정적인 비행을 하기 어렵지만 다양한 대열로 여러 대를 조합하면 힘을 분산해 안정적으로 떠 있을 수 있다. - ETH Zurich, Raymond Oung 제공
프로펠러가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혼자서는 뒤집히거나 기우는 등 안정적으로 날 수 없지만, 육각 구조의 드론 여러 개를 맞붙여 조합하면 부메랑 모양, 꽃 모양 등 다양한 대열을 이루며 수평으로 날 수 있다. 외부 힘을 여러 대의 드론에 분산시키는 원리다.
 
ETH Zerich, Raymond Oung 제공
ETH Zerich, Raymond Oung 제공
● 눈 깜짝할 사이, 따로 또 같이 춤추는 탑을 세우다
  
‘비행조립건축(Flight Assembled Architecture)’ 프로젝트 전시 모습. 군집드론이 스위스의 건축가 그라마지오 콜러가 설계한 비정형의 벽돌탑을 쌓는 공연이다. - Franρois Lauginie 제공
‘비행조립건축(Flight Assembled Architecture)’ 프로젝트 전시 모습. 군집드론이 스위스의 건축가 그라마지오 콜러가 설계한 비정형의 벽돌탑을 쌓는 공연이다. - Franρois Lauginie 제공
드론 여러 대가 함께 협력하면 사람 손으로는 만들 수 없는 조형물을 세울 수도 있다.
  
라파엘로 교수팀의 또 다른 아트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인 ‘비행조립건축(Flight Assembled Architecture)’은 군집드론이 스위스의 건축가 그라마지오 콜러가 설계한 비정형의 벽돌탑을 쌓는 공연으로, 2011년 2월부터 1년 간 프랑스 ‘오를레앙 프락 센터(FRAC Centre Orléans)’에서 전시됐다.
 
가로가 약 4m, 높이가 약 7m 정도 되는 이 벽돌탑은 탑이 춤을 추는 것처럼 곡선으로 이뤄져 있어 각 벽돌이 쌓이는 위치와 각도가 매우 중요하다. 여러 사람이 눈대중으로 탑을 세워서는 만들 수가 없는 구조다. 그렇다면 드론은 어떻게 이 탑을 세웠을까.
 
우리 눈에는 여러 대의 드론이 ‘벽돌탑을 세워라’라는 하나의 명령에 각자 알아서 해야 할 일을 맡아 수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컴퓨터 모델에 의해 매우 정교하게 계산된 위치와 경로에 따라 움직인다.
 
라파엘로 교수는 “어떤 벽돌을 어떤 드론이 어디에, 어떤 경로로 날아가 어떤 각도로 놓을지 중앙컴퓨터가 결정해 순간순간 별개의 명령을 내린다”며 “시간을 아주 잘게 쪼개서 순차적으로 명령을 내리기 때문에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파엘로 교수팀은 계속해서 자율비행 드론을 활발히 연구해나갈 계획이다. 라파엘로 교수는 “아직은 실내에 국한돼 있거나 조형물에 그쳐 있지만 미래에는 군집드론을 활용해 야외에서 건축물을 세울 수도 있을 것”이라며 “예술 분야에서도 드론의 잠재적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Franρois Lauginie 제공
Franρois Lauginie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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