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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트리 닮은 별무리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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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6일 18:00 프린트하기

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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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영롱한 동그란 방울, 눈처럼 내린 몽실몽실한 솜, 반짝반짝 다양한 빛을 뿜어내는 전구. 모두 크리스마스 트리를 한껏 돋보이게 하는 소품들이다. 다채롭게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는 흥겨운 캐럴, 예쁜 카드, 산타의 선물, 그리고 함박눈과 함께 12월 크리스마스시즌을 수놓는다.


보통 크리스마스 트리에는 전나무, 소나무, 잣나무, 호랑가시나무 같은 상록수가 쓰인다. 겨울에도 푸르러 생명의 신비로움을 드러낼 뿐 아니라 쭉쭉 뻗은 모양과 위풍이 장식용으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근래 플라스틱트리에 밀리고 있지만 자연산트리만한 것은 없다.

 

전설에 따르면 16세기 독일의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가 제일 처음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했다고 한다. 루터는 어느 해 크리스마스 전날 밤 까만 하늘에 아름답게 빛나는 별들을 배경으로 초록색 전나무가 서있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이 장면을 잊지 못한 루터는 전나무 한그루를 집안에 들여서는 촛불을 매달아 치장을 했다. 물론 요즘은 전구가 촛불을 대신한다.

 

우주에도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다. 별명도 크리스마스 트리성단이다. 독일태생의 영국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이 1783년 영국 베스에 있는 자신의 천문대에서 발견한 천체다. 정식 명칭이 NGC2264라 불리는 이 성단은 외뿔소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NGC2264는 12월 밤 동쪽에서 떠오르는 오리온자리를 뒤쫓아 나타난다. 오리온의 어깨에 있는 밝은 별 베텔게우스에서 10。 가량 동쪽으로 가면 만날 수 있다. 쌍안경으로 보면 20여개의 별들이 삼각형 모양으로 모여 있어 꼭 크리스마스 트리를 닮았다.

 

어떻게 크리스마스 트리를 이루는 걸까. 큰 망원경으로 찍은 NGC2264 사진을 살펴보자. 사진은 미국 애리조나주 해발고도 2천m가 넘는 키트피크천문대에 있는 지름 0.9m 망원경으로 촬영한 것이다. 사진 맨위에는 산타의 고깔모자를 닮은 까만 원뿔 모양이 보인다. 바로 아래의 별을 꼭대기로 삼고 좌우로 밝은 별을 차례로 이어내리다가 사진에서 가장 밝은 별 근처에 다다르면 양쪽에서 이 별까지 꺾어 잇는다. 초록색 트리 대신 붉은색이 감도는 트리가 완성됐다.

 

NGC 2264 - wikipedia 제공
NGC 2264 - wikipedia 제공

 

● 케플러도 연구한 베들레헴의 별

 

우연히 여러 별들이 한데 모인 것일 테지만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을 한 게 신기하다. 배경의 붉은 성운이 좌우로 삐쭉삐쭉 뻗어나온 트리의 가지와 잎처럼 보여 더 실감난다. 또 실제 밤하늘에서 별들은 트리를 장식한 전구처럼 반짝일 테니 영락없는 ‘우주의 크리스마스 트리’다. 루터가 이 모습을 보았다면 다시 한번 감동받지 않았을까.

 

크리스마스 트리성단 주변에서는 몇몇 흥미로운 모양을 만날 수 있다. 우주의 가스와 먼지가 뭉친 성운이 만든 모습이다. 트리 꼭대기에 있는 산타의 고깔모자를 닮은 모양은 ‘원뿔성운’이고 트리 오른쪽 아래로 쭉 이어져 있는 모양은 ‘여우목도리성운’이다. 누구를 위한 것인지 잘 몰라도 붉은 여우목도리는 크리스마스선물이 아닐까.

 

원뿔성운이 까만 이유는 성운이 뒤쪽의 별빛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원뿔성운은 암흑성운에 속한다. 아울러 여우목도리를 비롯한 크리스마스 트리성단 주변이 붉은 이유는 수소가스에서 나오는 붉은 빛 때문이다. 산타가 입은 옷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 붉은색이 인상적이다.

 

또 크리스마스를 맞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다름아닌 베들레헴의 별이다. 동방박사를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으로 인도한 별이다. 베들레헴의 별은 무엇이었을까. 케플러를 비롯한 여러 천문학자들은 그 정체를 밝히려고 애썼다. 하지만 신성이나 혜성이 나타난 것이지, 두 행성이 같은 위치에 겹쳐 보인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현상인지 아직까지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보통 크리스마스 트리 제일 꼭대기에 커다란 별을 장식하는데, 이 별이 베들레헴의 별을 상징한다.

 

크리스마스 트리성단을 잘 보면 가운데 밝은 별이 보인다. 이 별은 외뿔소자리 S별로 밝기가 변하는 별인 변광성이다. 만약 S별이 크리스마스 트리성단의 꼭대기에 있었다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트리를 장식하는 베들레헴의 별로서 손색없었을 테니까.

 

 

※ 동아사이언스에서는 이충환 기자의 ‘코스모스 포토에세이’를 매주 목요일 연재합니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과학동아에 연재되었던 코너로 우주 속 별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충환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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