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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여행②]사랑 고백은 ‘그녀는 예뻤다’ 촬영지 강문해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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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0일 10:05 프린트하기

12월이다.‘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있다면 좋을텐데’ 하고 바라는 요즘이다. 연초에 계획했던 일들에서 반도 못했을 때 그 능력이 더욱 간절해진다. 하지만 이미 시간은 흘렀고, 지금도 흐르고 있다. 시간을 되돌릴 순 없지만, 돌아볼 순 있다. 그래서 택한 여행지가 강릉이다. 시간의 안부를 묻는 장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고! 여행]강릉으로 떠난 시간여행(1):나이먹기 싫다면, ‘젊어지는 시계’가 있는 곳으로!

●시간여행 #2: 그 해변은 예뻤다, 지금도 예쁘다!

 

시간여행 두 번째 장소는 강문해변이다. 정동진의 아름다움이 드라마로 알려졌듯, 이곳 역시 드라마로 더욱 알려지게 됐다.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7회에 나온 해변이 바로 이곳이다. 드라마에선 다른 지명으로 나왔지만, 단번에 ‘강문해변’임을 알아챘다.

 

반가움도 잠시, 아쉬움이 교차했다. 강릉을 가면 많이 알려진 경포해변, 안목해변 대신 찾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조용한 바닷가를 산책하는 즐거움은 잃었지만, 이제야 이곳이 제 옷을 입은 듯하다. ‘사랑이 시작되는 장소’가 더 어울린다. 그동안 유명한 해변들 사이에서 빛을 보지 못했을 뿐,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장소다.

 

반지벤체 - 고기은 제공
반지벤체 - 고기은 제공

강문은 경포호의 물이 바다로 흐르는 곳에 위치한 작은 항구다. 그래서 ‘강이 흐르는 입구’라는 의미의 이름이 붙게 됐다. 한때, 극심한 해안침식으로 백사장이 사라지는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다. 파도의 힘을 줄여주는 수중 구조물인 잠제와, 바다로 들어가는 퇴적물을 막고 물 깊이를 고르게 하는 돌제를 설치했다.

 

인공적으로 모래를 공급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전보다 더 아름다워졌다. 바다와 어우러진 조형물들이 낭만을 더한다. 특히, 드라마에서 남녀 주인공이 나란히 앉은 반지 벤치가 제일 인기다.

 

캔버스를 형상화한 프레임 벤치도 매번 새로운 주인공을 맞이한다. 갈매기 알을 모티브로 한 선베드 벤치, 직사각형 앵글의 액자형 포토존 등 찍는 사진마다 엽서다. 솟대다리도 놓칠 수 없는 명물이다. 강문해변과 경포해변을 연결하는 다리다. 밤엔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색다른 변신을 하니, 야경 또한 일품이다. 사랑을 고백하기 딱 좋은 장소가 아닐까 싶다.

 

선베드벤치(왼쪽)과 솟대다리 - 고기은 제공
선베드벤치(왼쪽)과 솟대다리 - 고기은 제공

바다를 바라보며 올 한 해를 돌아본다. 우선 자신에게‘수고 많았다’고 말해주자. 그리고 잘한 것은 무엇인지, 못한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본다. 잘한 것엔 더욱 칭찬을 얹고, 못한 것엔 ‘괜찮다’고, ‘다시 해보자’고 격려해주자. 나에게 가장 소중한 건 바로 ‘나’임을 다시 느끼는 시간이다.

 

겨울바다 - 고기은 제공
겨울바다 - 고기은 제공

●시간여행 #3: 내 마음은 ‘경포호수’요

 

시간여행 세 번째 장소는 경포호수다. 이곳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주로 찾는 장소다. 짝사랑하는 남자에게 고백을 할까 말까 망설여질 때, 학과를 정할 때, 대학원을 갈지 취직을 할지 고민일 때,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나 그만둬야하나 기로에 서 있을 때 등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다독여주었다. 결국 선택은 내 몫이지만, 차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는 이곳이 좋았다. 그래서 마음이 복잡할 때마다 이곳을 찾는다.

 

경포호수 - 고기은 제공
경포호수 - 고기은 제공
허균이 쓴 홍길동전에 나온 등장인물을 볼 수 있는 홍길동캐릭터로드 - 고기은 제공
허균이 쓴 홍길동전에 나온 등장인물을 볼 수 있는 홍길동캐릭터로드 - 고기은 제공

특히, 겨울 호수가 좋다. 봄엔 벚꽃, 여름엔 가시연꽃, 가을엔 코스모스와 갈대에 눈길을 빼앗겨 호수에 집중하지 못한다. 겨울에 비로소 맨 얼굴을 마주한다. 자전거 타는 사람도, 걷는 사람도 뜸하다. 바닷바람만큼은 아니어도 제법 바람이 불기 때문에, 두꺼운 옷을 입어야 하는 건 기본이다. 그리고 호수를 한 바퀴 걷는 데 넉넉잡고 1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니 운동화를 신는 게 좋다.

 

다리를 지나면 호수광장이 보인다. 본격적인 호수 산책이 시작된다. 홍길동 캐릭터 로드가 나온다. 홍길동전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을 차례로 만나볼 수 있다. 이 로드가 조성된 것은 <홍길동전>을 쓴 허균의 고향이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호수 가까이에 허균과 허난설헌의 생가가 있다. 호수를 돌아본 후, 여유가 된다면 이곳을 가보는 것도 좋다.

 

 

슬슬 걷다 보면 시를 읇조릴 수 있는 시비도 볼 수 있다. 그 중 김춘수 시인의 ‘꽃’을 강원도 사투리 버전으로 만나는 것도 숨겨진 재미다(왼쪽). 또 이곳은 겨울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만큼 전망대에서 지친 다리를 쉬며 철새를 관찰해 보자.  - 고기은 제공
슬슬 걷다 보면 시를 읇조릴 수 있는 시비도 볼 수 있다. 그 중 김춘수 시인의 ‘꽃’을 강원도 사투리 버전으로 만나는 것도 숨겨진 재미다(왼쪽). 또 이곳은 겨울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만큼 전망대에서 지친 다리를 쉬며 철새를 관찰해 보자.  - 고기은 제공

 

곳곳에 시비도 있어서, 가던 걸음을 멈추고 시를 한번씩 읊조리게 된다. 김춘수의 <꽃>을 강릉 사투리 버전으로 만나보는 것도 숨은 재미다. 음성지원이 된다면 더 큰 웃음을 선사할 듯 하다. 벤치가 많아 중간 중간 쉬어가기도 좋다.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호수 풍경에 마음도 차분해진다.

 

이곳은 겨울 철새도래지로도 유명하다. 가시연 경포습지가 조성되면서 더욱 많은 철새들이 찾아온다. 천연기념물 제201-2호 큰고니, 큰기러기, 비오리,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도 볼 수 있다. 전망대 데크에 있는 망원경으로 그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좋을 터. 호수를 한 바퀴 걷고 나니, 한결 마음이 말개지는 기분이다.

 

겨울이면 생각나느 경포 호수 - 고기은 제공
겨울이면 생각나느 경포 호수 - 고기은 제공

“인생은 매일 매일 사는 동안 모두가 함께 하는 시간여행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이 멋진 여행을 만끽하는 것이다.”

 

영화 <어바웃타임>에서 남자주인공이 시간여행을 통해 얻은 마지막 교훈이다. 하지만 저마다 각자의 역할이 있고,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보니 그러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마음 한 켠에 이 시간여행을 꿈꾼다. 한 해를 돌아보는 이 시점에서 하루 정도는 이 여행을 허락해도 괜찮지 않을까.  

 

※여행 정보 
▲강문해변 
주소: 강원도 강릉시 강문동 182-1
꿀팁:강문해변 앞 무료 주차장 이용

 

▲경포호수
주소 : 강원도 강릉시 저동


  

 

 

※편집자주

스마트폰으로 많은 일을 합니다. 뉴스를 보고, 이메일을 확인하고, SNS로 소통을 합니다. 그러다 ‘여행’ 정보를 보면 빼놓지 않고 ‘터치’를 합니다. 언제 떠날수 있을지, 정말로 그곳에 가게 될지 모르지만, 손바닥보다 작은 화면을 보면서, 여행삼매경에 빠지곤 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지금 어디에 있든, 자리를 박차고 떠날 수 있는 좋은 곳들을  전해드립니다. 저희와 함께 떠나보시죠!  

 

※ 필자 소개

고기은. KBS, MBC 방송구성작가, 소셜커머스 쿠팡 여행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여행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길을 잃고 뜻밖의 풍경, 인연을 만날 때 행복하고 감사하다. 최근엔 동생과 함께 용인 경전철을 타고 동네여행을 한 여행기를 모아 <원코스 에버라인> 전자북을 출간했다. 매주 국내외 여행지의 숨겨진 매력을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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