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한 어린이가 겪는 우울증이 뇌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조안 루비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 박사팀은 어릴 적 우울증 진단을 받은 아동은 뇌에서 감정을 처리하는 대뇌피질 속 회백질의 성장에 이상이 생겨 평생 영향을 받게 된다고 학술지 ‘JAMA 정신의학’ 16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울증 진단을 받은 아동 90명을 포함한 아동 193명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 기술을 이용해 관찰했다. 실험 대상자들이 만 6~8세일 때부터 관찰을 시작해 만 12~15세가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뇌의 변화를 면밀히 살폈다. 그 결과, 우울증 진단을 받은 아동은 회백질의 부피가 줄고 두께가 얇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대뇌피질의 회백질은 뇌세포들을 연결해주고 오감으로 느끼는 감각과 감정, 결정과정 등과 관련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위는 사춘기 이전까지 급속히 성장하다가 사춘기를 정점으로 불필요한 세포들이 죽으며 그 두께와 부피가 줄어든다. 전체적으로는 ‘∩’ 모양의 추이를 나타낸다.
하지만 어린 시절 우울증 진단을 받았던 아이들은 훨씬 이른 시기에 이 부위의 세포들이 죽거나 파괴돼 회백질의 수축이 더 심화됐다.
연구팀은 “아이들의 성장에 따라 뇌의 발달과정을 지속적으로 관찰한 덕분에 알게 된 결과”라며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방치 당하거나 무관심, 학대 등을 겪게 되면 뇌 발달에 영향을 주어 평생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