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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사라진 과학계 별들](5)녹색 화학의 선구자 ‘이브 쇼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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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사라진 과학계 별들](5)녹색 화학의 선구자 ‘이브 쇼뱅’

2015.12.25 08:00

지난 세 해 마지막 과학카페에서 필자는 ‘과학은 길고 인생은 짧다’라는 제목으로 그해 타계한 과학자들의 삶과 업적을 뒤돌아봤습니다.
 
어느새 2015년도 며칠 남지 않았네요. 올 한 해도 여러 저명한 과학자들이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이번에도 마지막 과학카페에서 이들을 기억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과학저널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부고가 실린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네이처’에는 ‘부고(obituary)’, ‘사이언스’에는 ‘회고(retrospective)’라는 제목의 란에 주로 동료나 제자들이 글을 기고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올해 ‘네이처’에는 17건, ‘사이언스’에는 4건의 부고가 실렸습니다. 두 저널에서 함께 소개한 사람은 두 명입니다. 두 곳을 합치면 모두 19명이나 되네요. 이들을 사망한 순서에 따라 한 사람씩 소개합니다.
 

이브 쇼뱅 (1930.10.10 ~ 2015. 1.27) 새로운 화학반응 제안해 노벨상을 받은 학사 화학자

프랑스석유연구소(IFP)에서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한 이브 쇼뱅(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 IFP 제공
프랑스석유연구소(IFP)에서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한 이브 쇼뱅(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 IFP 제공

2015년 노벨생리학상 수상자인 중국전통의학연구원 투유유 교수는 박사학위가 없다. 투 교수는 학위가 없어서 평생 많은 차별을 받았고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그런 사실이 부각되면서 간판을 중시하는 중국 학계의 풍토를 반성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2005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이브 쇼뱅(Yves Chauvin)도 박사학위가 없었지만 투 교수와는 달리 큰 불이익을 당한 것 같지는 않다.

 

1930년 프랑스 국경선 근처 벨기에에서 태어난 쇼뱅은 부모가 프랑스인이었기 때문에 국경은 넘어 프랑스의 초등학교를 다녔다. 1954년 프랑스 리용산업화학대를 졸업한 쇼뱅은 화학회사 프로길에 취직했다. 그러나 2년 동안 단순반복 업무만 주어지자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일터를 찾다가 1960년 평생직장이 된 프랑스석유연구소(IFP)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쇼뱅은 독성 부산물이 덜 나오고 상대적으로 저온에서 반응을 일으키는 균일촉매 시스템을 개발했다. 오늘날 화두가 되고 있는 ‘녹색화학’의 선구적인 연구다. 뒤이어 훗날 그에게 노벨상을 안겨주게 될 복분해반응(metathesis) 연구를 진행했다. 복분해반응이란 두 가지 물질이 반응해 서로 성분을 바꾸어 새로운 두 가지 물질을 만드는 과정으로 ‘분자 춤(molecular dance)’이라고도 불린다. 미국의 화학자 로버트 그럽스와 리처드 슈록은 쇼뱅의 연구를 바탕으로 복분해과정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촉매를 개발했다.

 

이 업적으로 세 사람은 2005년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수상 소식을 들은 쇼뱅은 자신의 업적은 두 사람에 비해 보잘 것 없다며 부담스러워했다고 한다. 쇼뱅은 1991년부터 1995년 은퇴할 때까지 프랑스석유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 필자소개

서울대 화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LG생활건강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2000년부터 2012년까지 동아사이언스에서 기자로 일했다. 2012년 9월부터 프리랜서 작가로 지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강석기의 과학카페』(1~4권, 2012~2015),『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2014)가 있고, 옮긴 책으로 『반물질』(2013), 『가슴이야기』(2014)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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