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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해령 연구 꿈, 아라온으로 이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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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해령 연구 꿈, 아라온으로 이뤘죠”

2015.12.24 18:00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 영예의 주인공 이홍금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60), 김성연 고등과학원 교수(47), 박문정 포항공대 화학과 교수(38). 2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올해를 빛낸 여성과학기술자 3인에게서 여성과학기술자로서의 삶과 꿈, 포부를 들어봤다.

 

여성과학기술자상을 수상한 박문정 교수(왼쪽에서 두번째)와 이홍금 책임연구원(왼쪽에서 4번째), 박재문 미래창조과학부 연구개발정책실장(왼쪽에서 5번째), 정민근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왼쪽에서 6번쨰), 김두희 동아사이언스 대표이사(왼쪽에서 7번째), 김성연 교수(왼쪽에서 8번째). 여성과학기술자상은 배우자에게도 부상이 함께 수여됐다. - 한국연구재단 제공
여성과학기술자상을 수상한 박문정 교수(왼쪽에서 두번째)와 이홍금 책임연구원(왼쪽에서 4번째), 박재문 미래창조과학부 연구개발정책실장(왼쪽에서 5번째), 정민근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왼쪽에서 6번쨰), 김두희 동아사이언스 대표이사(왼쪽에서 7번째), 김성연 교수(왼쪽에서 8번째). 여성과학기술자상은 배우자에게도 부상이 함께 수여됐다. - 한국연구재단 제공

 

 

● 국내 극지연구의 어머니…진흥부문 이홍금 책임연구원

 

“독일 유학 시절 태평양에서 배타고 심해 미생물 연구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로부터 20년 뒤 우리 배 ‘아라온’을 만들어 남극 중앙해령 연구를 지원할 수 있었으니 꿈을 이룬 셈입니다.”

 

이 연구원은 2007년부터 6년간 2대, 3대 극지연구소장을 지내며 국내최초의 쇄빙선 아라온을 건조하고 운용했다. 남극, 북극을 종횡무진 다니며 활발한 연구를 수행하는 아라온은 최근 러시아 어선을 구하며 ‘남극 산타’라는 별칭도 얻었다.
 

“제가 공부하던 70~80년대에는 극지 연구란 꿈도 꿀 수 없는 것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이 연구원은 연구소장 재임기간 동안 아라온을 건조하는 것 외에도 송도에 극지연구소의 새 캠퍼스를 세우고 남극 대륙기지인 장보고기지 부지를 선정하는 등 극지 연구의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런 탄탄한 연구 인프라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연구 성과가 쏟아져 나왔다.

 

겨울 한파 같은 이상기후가 북극진동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 극지방의 변화가 우리 생활과 밀접하다는 것을 입증한데 이어 남극에서 커다란 운석을 발견하고 중앙해령의 지각형성 과정을 밝히고 열수의 위치도 찾았다.
 

“극지는 하얀 도화지 같아요. 연구자든 국제협력이나 지원업무를 맡은 사람이든 자기의 일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곳이죠.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비전을 가지고 극지에 도전했으면 합니다.”

 

● “여성 수학도여, 도전 의식을 품어라”…이학부문 김성연 교수
 

“과분한 상을 주셔서 감사하고 늘 하듯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겸손히 수상소감을 밝힌 김 교수는 최근 수학계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연구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수학 분야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유명 학술지 ‘인벤션스 매스메티카(Inventiones Mathematicae)’에 2013년 8월 발표한 ‘유계대칭영역’에 관한 연구업적을 인정 받아 ‘이학분야’ 수상자로 선정됐다. 유계대칭영역이란 크기가 유한하고 대칭성이 뛰어난 영역을 뜻하는 수학용어로, 구(球)가 대표적인 예다.
 

김 교수는 ‘여성은 수학을 잘 못한다’라는 뿌리깊은 고정관념 때문에 겪었던 어려움을 소개했다. ‘커뮤니케이션 기회의 부족’이 대표적이다.

 

“대학생 시절 남자 선배들이 여자 후배인 저를 남자 후배만큼 막역하게 대해주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학문적으로도 대화를 나눌 기회가 부족했죠. 다행히 수학자가 되고 나니 수평적 관계가 만들어진 덕분에 동료 수학자들과 쉽게 소통하고 이 과정에서 풀리지 않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종종 얻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이 문제가 돌파한다면 ‘여자도 꿀릴 것이 없다’고 힘 주어 말했다. 수학을 잘 하느냐, 못 하느냐를 가르는 것은 성별이 아닌 ‘도전 정신’이라는 것이다. 

 

그는 “강원대 교수 시절 수학의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지 못하는 소극적인 여학생들을 많이 봤다”며 “수학은 육체적 어려움 없이 여성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연구분야인 만큼 여학생들의 적극적인 도전을 장려한다”고 강조했다.

 

● 나무에서 얻은 지혜…공학부문 박문정 교수
 

“미국에서 포항공대로 부임하면서 연료전지 자동차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자동차를 개발하려면 먼저 연료전지가 가진 난제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박 교수는 고분자물질을 이용해 연료전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과 이를 돌파하던 순간의 환희를 회상했다.

 

“연료전지는 안에 물이 있어야 돌아가는데, 자동차 엔진룸은 120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물이 유지되지 않고 날아가버렸어요. 때문에 전지의 성능도 잘 나오지 않아 고민이 많았습니다.”

 

고온의 환경에서도 전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방법이 무얼까 고민하던 박 교수는 문득 ‘나무’를 떠올렸다. 포항공대에 오기 전 박사후연구원을 지냈던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주변에 무성했던 그 나무들이다.
 

“나무의 표면이 마르지 않는 이유는 나무 ‘속’에 있어요. 나무 내부에는 물을 위로 끌어올리는 모세관과 각종 미세채널로 조직돼 한번 물이 들어가면 밖으로 날아가지 않죠.”
 

박 교수는 나무 조직을 본 따 미세채널을 가진 고분자구조체를 만들어 연료전지에 적용했다. 미세채널의 직경을 5nm 미만으로 줄이자 연료전지의 전도도가 기존 연료전지의 10배 이상이 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박 교수는 고분자물질을 연료전지 외에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3년 전에는 인공근육에 접목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하는 등 영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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