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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 남극세종기지, 방사광가속기, 슈퍼컴퓨터까지…과학기술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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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 남극세종기지, 방사광가속기, 슈퍼컴퓨터까지…과학기술 ‘전성기’

2015.12.25 07:00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드라마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 1988년은 현재의 기술로 발전하기 위한 튼튼한 기반을 마련했던 과학기술의 '황금기'이기도 하다. - tvN 제공

지난 세월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인기를 끌었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세 번째 ‘응답하라 1988’이 현재 14회까지 방영되며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H.O.T’와 ‘젝스키스’가 활동하며 생겨난 팬덤(fandom·팬 집단과 그 문화)을 배경으로 한 ‘응칠(응답하라 1997)’과 ‘서태지와 아이들’로 대변되는 ‘X세대’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응사(응답하라 1994)’에 이어 이번에는 1988년으로 돌아갔다.

 

88서울올림픽에서 우간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피켓걸’로 참여하게 된 덕선(혜리 분)의 모습으로 시작한 ‘응팔’엔 오백 원짜리 지폐, 버스 회수권을 자르는 모습 등이 등장하며 1980년대 아날로그적 풍경이 정겹게 소개된다. 그 시절 과학계에도 남극 대륙 첫 진출 등 굵직한 일들이 많았다.

 

● 88서울올림픽으로 통신 기술 발전
 

1988년 당시에 촬영된 남극세종기지의 모습. - 동아일보DB 제공
90년대 남극세종기지의 모습. - 동아일보DB 제공

1988년 첫 낭보는 2월 17일 남극에서 날아왔다. 국내 첫 남극기지인 세종기지가 킹조지 섬에 문을 열었다. 세계 16번째 남극기지였다. 세종기지가 들어서면서 우리나라는 ‘인류 마지막 자원의 보고’로 불리는 남극의 자원을 개발할 수 있는 연고권을 얻었다. 최근에는 극지가 지구환경 변화의 원인을 찾는 전세계 과학자들의 연구거점이 되면서 기후변화 연구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세종기지 설치 이후 26년 만에 두 번째 남극 기지인 장보고기지가 테라노바 만 연안에 완공됐다. 현재 남극에는 아르헨티나가 6곳 이상 상설기지를 운영하고 있고, 러시아 5곳, 미국과 호주가 각각 3곳 등 26개국이 남극 대륙과 주변 섬에서 기지를 운영하며 주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고가의 과학기술 실험장비도 이 시기 처음 도입되기 시작했다. 당시 1500억 원이 투입된 방사광가속기(PLS)가 4월 포항에서 착공에 들어갔다. 이 방사광가속기가 현재 포항가속기연구소에 있는 3세대 방사광가속기다. 내년에는 살아있는 세포나 단백질처럼 작은 물질의 구조를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완공된다.

 

당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시스템공학연구소에 설치됐던 슈퍼컴퓨터의 모습. - 동아일보DB 제공
당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시스템공학연구소에 설치됐던 슈퍼컴퓨터의 모습. - 동아일보DB 제공

 당시 대당 2200만 달러가 넘는 슈퍼컴퓨터도 처음 설치됐다. 8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는 초당 5억~20억 회 더하기와 곱셈 연산을 할 수 있는 ‘크레이-2S’가 도입되면서 기상예보 실시간 분석, 3차원 한반도 지도 제작, 원자력발전소 안전성 분석 등에 사용됐다.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를 매기는 ‘톱500닷오르그(Top500.org)’에 따르면 11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성능이 뛰어난 슈퍼컴퓨터는 중국의 ‘톈허-2’로 초당 3경3862조 회를 계산할 수 있다.
 
88서울올림픽은 국내 통신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역할을 했다.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통신 인프라 구축이 활발해지면서 기존보다 화질이 3배 선명한 ‘고품위TV’가 개발되기 시작했고, 자동응답시스템(ARS)과 5개 국어를 번역할 수 있는 컴퓨터 등이 개발됐다. 또 올림픽에 참여한 선수들의 금지 약물 복용 여부를 가려내기 위해 1984년 KIST에는 도핑컨트롤센터가 설립됐다.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유전자변형작물(GMO) 연구로 해충에 강한 옥수수, 대량생산 가능한 감자 등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박지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부연구위원은 “1980년대 후반은 각 분야에서 축적된 연구 활동이 가시적인 결과를 내기 시작한 시기였다”며 “대형 성과가 하나둘 나오면서 국가 산업기반을 마련했던 과학기술 전성기”라고 말했다.

 

● ‘말하는 컴퓨터’가 내비게이션으로
 
“컴퓨터가 교통 혼잡지역을 피해 음성으로 목적지까지 최단시간에 갈 수 있는 길을 친절히 안내한다.”
 

과학동아 1988년 9월 호에 실린 인기 연재만화
과학동아 1988년 9월 호에 실린 인기 연재만화 '미리 살아보는 21세기 초'의 한장면. - 동아사이언스 DB 제공

1988년 12월 18일자 동아일보에는 지금은 흔한 자동차용 내비게이션이 ‘말하는 컴퓨터’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면서 ‘꿈의 기술’로 묘사됐다. 당시 사람들이 기대했던 21세기는 어느 정도 실현됐다.
 
1988년 월간 ‘과학동아’에 연재된 ‘미리 살아보는 21세기 초’에서는 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집에서 일하는 시대가 열리고, 컴퓨터가 인간의 말을 알아들으며, 시선 추적 장치를 이용해 로봇을 눈으로 조정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시속 500km로 달리는 초전도 자기부상 열차가 교통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했다. 복제동물과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모자이크 동물(동물의 알이나 배아를 조작해 만든 인공 동물)’이 등장하면서 생명의 존엄성을 위협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있다.
 
홍성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미래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지난 30년간 과학기술은 인간에게 풍요로움을 가져왔고 편리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며 “향후 30년은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게 되면서 인간과 기계의 공존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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