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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수호자’부터 ‘명왕성 사냥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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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수호자’부터 ‘명왕성 사냥꾼’까지

2015.12.27 18:00
네이처 제공
네이처 제공
‘네이처’는 올해를 빛낸 과학계 인물 10명을 선정했다. 24일 자 네이처 표지는 ‘2015년을 빛낸 과학자 10인(Nature's 10)’을 암시하는 숫자 10을 지구 온난화로 인해 녹아 내리는 빙하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 환경과 평화, 정의를 수호한 사람들
 
네이처는 올해의 주요인물 10인 중 첫 번째로 신기후체제 합의문인 ‘파리 협정’을 도출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UN 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을 ‘기후의 수호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전 세계를 누비며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
 
네이처는 그의 공로로 ‘교토 의정서’에서 빠졌던 개도국들을 포함한 세계 195개 참가국들이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파리 협정에 합의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UN 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 네이처가 선정한 올해의 과학계 인물 10인 중 1위를 차지했다. - Scott Eells 제공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UN 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 네이처가 선정한 올해의 과학계 인물 10인 중 1위를 차지했다. - 네이처 제공
이란 핵협상을 주도한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기구 대표도 뽑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원자력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이란 외무장관을 지낸 살레히 대표는 13년간이나 끌어온 이란 핵협상에서 6개국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7월 이란은 재래식 무기는 5년 간, 유도 미사일은 8년 간 금수 조치를 유지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네이처는 과학계의 권위에 가려진 불의에 맞선 공로로 조안 슈멜츠 미국천문학회 여성천문학자지위위원회 위원장을 꼽았다. 슈멜츠 위원장은 집요한 조사 끝에 유력 노벨상 후보자로 거론된 제프리 마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가 오랜 기간 최소 4명 이상의 학생을 성희롱한 사실을 밝혀냈다.
 
과학 실험의 재현성에 질문을 던진 브라이언 노섹 미국 버지니아대 교수도 선정됐다. 그는 유력 심리학 학술지 3개에 발표된 논문 100건에 실린 실험을 재현한 결과, 39건만이 논문의 실험 결과와 같았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 8월 28일 자에 발표했다. 그는 “실험에 과학자들의 어떤 편견이 개입했는지 밝히는 일은 실험의 재현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질병과 장애 극복에 도전장을 던진 사람들
 
황 쥔주 중국 중산대 교수. - 황 쥔주 제공
황 쥔주 중국 중산대 교수. - 네이처 제공
황 준지우 중국 중산대 교수는 4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로 혈관 질환인 ‘지중해성 빈혈’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잘라내 정상 유전자로 바꾸는 인간 배아 유전자 교정에 처음 성공한 공로로 10인의 과학자에 선정됐다.
 
이 연구는 생명 윤리 논란에 휩싸이긴 했지만 이론적으로는 유전적으로 교정된 인간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키면 특정 질환에 걸리지 않는 아이를 낳을 수 있어 난치성 유전 질환 치료에 활용될 수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사이언스’가 꼽은 올해의 과학기술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바오 제난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로봇 손에 사람처럼 촉감을 느끼게 해 주는 전자 피부를 개발해 올해의 과학자에 선정됐다. 촉감까지 느낄 수 있는 장애인용 로봇 의수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과학저널 ‘사이언스’ 10월 16일 자에 소개됐다. 탄소나노튜브로 만든 이 전자피부는 압력을 전기신호로 받아들여 빛 신호로 변환해 신경세포로 전달한다. 네이처는 바오 교수의 성과를 ‘전자 기기와 인체를 연결한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식물과 포유 동물, 세균, 효모 등 생물 6종의 유전자를 섞어 합성 진통·마취제 모르핀을 개발한 크리스티나 스몰케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도 ‘발효 혁명’을 이끈 인물로 올해의 과학자에 선정됐다. 스몰케 교수는 최근 합성생물학 분야에서 벌어진 모르핀 합성 경쟁에서 이긴 최후의 승자로 평가됐다.
 
● 오랜 비밀을 풀어낸 사람들
 
앨런 스턴 미국항공우주국(NASA) 책임연구원. - NASA 제공
앨런 스턴 미국항공우주국(NASA) 책임연구원. - 네이처 제공
태양계 끝 왜소행성인 명왕성에 도달하기 위해 외골수의 길을 걸어온 앨런 스턴 미국항공우주국(NASA) 책임연구원도 ‘명왕성 사냥꾼’이란 애칭과 함께 올해의 과학자에 선정됐다.
 
그는 예산 부족으로 2000년 중단됐던 명왕성 탐사 계획을 부활시켜 명왕성이 예상보다 더 크고 내부에 얼음도 더 많다는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내는 데 기여했다.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는 2006년 지구를 출발해 49억8000㎞를 날아 올해 7월 명왕성에서 불과 1만2504㎞ 떨어진 거리까지 근접해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
 
뉴호라이즌스는 ‘사이언스’가 홈페이지를 통해 네티즌의 투표로 선정한 올해의 과학기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네이처는 ‘상온 초전도 현상’을 새롭게 규명한 미카일 에레메츠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도 꼽았다. 초전도 현상은 금속에서 전기저항 없이 전류가 흐르는 현상으로, 1911년 절대온도 0도(영하 약 273도) 근처의 극저온 환경에서 처음 발견됐다. 그는 영하 83도에서 초전도 현상을 구현했다고 ‘네이처’ 8월 17일 자에 발표했다. 이는 이제까지 개발된 초전도체 중 가장 상온에 가까운 것으로 기록됐다.
 
유럽 인류의 기원을 새롭게 규명한 유전학자 데이비드 레이시 미국 하버드대 교수도 올해의 과학자로 선정됐다. 그는 7000~8500년 전 터키 지역에서 유입된 무리가 유럽에 농업을 처음으로 전파했다는 사실을 DNA 분석을 통해 밝혀 ‘네이처’ 11월 23일 자에 발표했다. 그는 2000년 뒤인 청동기 시대에 또 다른 무리가 유럽에 들어오면서 유럽인들의 신체가 커지는 등 유전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도 밝혔다.
  
네이처가 선정한
네이처가 선정한 ‘올해를 빛낸 과학자 10인’. -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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