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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사라진 과학계 별들](10)단백질 분해 메커니즘을 밝힌 생화학자 어윈 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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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사라진 과학계 별들](10)단백질 분해 메커니즘을 밝힌 생화학자 어윈 로즈

2015.12.31 09:00

지난 세 해 마지막 과학카페에서 필자는 ‘과학은 길고 인생은 짧다’라는 제목으로 그해 타계한 과학자들의 삶과 업적을 뒤돌아봤습니다.
 
어느새 2015년도 며칠 남지 않았네요. 올 한 해도 여러 저명한 과학자들이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이번에도 마지막 과학카페에서 이들을 기억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과학저널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부고가 실린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네이처’에는 ‘부고(obituary)’, ‘사이언스’에는 ‘회고(retrospective)’라는 제목의 란에 주로 동료나 제자들이 글을 기고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올해 ‘네이처’에는 18건, ‘사이언스’에는 4건의 부고가 실렸습니다. 두 저널에서 함께 소개한 사람은 두 명입니다. 두 곳을 합치면 모두 20명이나 되네요. 이들을 사망한 순서에 따라 한 사람씩 소개합니다.
 
★어윈 로즈(1926. 7.16 ~ 2015. 6. 2) 단백질 분해 메커니즘을 밝힌 생화학자

 

어윈 로즈 - 폭스체이스암센터 제공
어윈 로즈 - 폭스체이스암센터 제공

필자는 대본작가의 상상력이 부족하다고 늘 한탄하면서도 일일드라마를 즐겨 본다. 무슨 우연의 일치가 그렇게도 많은지 어렵게 살아온 주인공이 취직한 회사의 주인이 알고 보니 헤어졌던 친어머니였다는 식이다. 개연성이 있으면서도 극적인 상황을 만들어내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그런데 과학계에서도 일일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그 결과 과학자들은 노벨상까지 받았다. 이 각본 없는 드라마의 주인공 가운데 한 사람인 어윈 로즈(Irwin Rose)가 지난 6월 2일 89세로 타계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로즈는 1952년 시카고대에서 생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후연구원 2년 만에 예일대에 자리를 잡았고 1963년 폭스체이스암센터로 옮긴 뒤 1995년 은퇴할 때까지 머물렀다.

 

1970년대 로즈는 인체의 모든 조직에 존재하는 작은 단백질인 유비퀴틴을 연구하고 있었다. 한편 이스라엘의 테크니온의 아브람 헤르슈코 교수와 대학원생 아론 시체차노버는 단백질 분해 연구를 하고 있었다. 헤르슈코 교수는 안식년을 맞아 시체차노버와 함께 로즈 박사의 실험실에서 1년을 보내게 됐다.

 

그런데 회의를 하다가 문득 헤르슈코 교수팀이 실체를 찾고 있는 단백질분해인자가 바로 로즈 박사팀이 기능을 규명하려는 유비퀴틴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확인결과 정말 그랬다. 인체의 단백질이 10만 여 가지임을 생각할 때 로또당첨 수준의 우연이다.

 

그 뒤 두 연구팀은 유비퀴틴이 매개하는 복잡한 단백질분해 메커니즘을 상당 부분 규명했다. 단백질분해가 단백질합성만큼이나 생명체의 유지에 중요하다는 사실이 점차 인식되면서 많은 연구자들이 단백질분해 연구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2004년 세 사람은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로즈 박사는 유비퀴틴 외에도 여러 효소에 대한 연구로 많은 업적을 남겼다.

 

※ 필자소개

서울대 화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LG생활건강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2000년부터 2012년까지 동아사이언스에서 기자로 일했다. 2012년 9월부터 프리랜서 작가로 지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강석기의 과학카페』(1~4권, 2012~2015),『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2014)가 있고, 옮긴 책으로 『반물질』(2013), 『가슴이야기』(2014)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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