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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터 발암물질 논란] 교육용 기기에서 초미세먼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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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터 발암물질 논란] 교육용 기기에서 초미세먼지 나와

2016.01.03 18:00

‘제조혁명’이라는 말을 들으며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3D 프린터 중 일부가 초미세먼지와 발암물질을 내뿜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몇 년 사이 아무런 규제 없이 전세계 구석구석에서 사용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 중에는 학생들이 이용하는 교육용 3D 프린터도 있다.

 

[긴급진단] 독성물질로 프린트 하시겠습니까
1. 교육용 기기에서 초미세먼지 나와

2. 산업용 프린터도 문제다
3. 폐기물 처리 규정 부재... 대안 노력도 필요하다

 

플라스틱 필라멘트를 녹여 압출하는 FDM 방식은 현재 3D 프린터에 가장 흔히 쓰인다. 그런데 이 프린터에서 초미세먼지(PM0.1)가 나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양은 적지만, 발암물질과 내분비교란물질이 검출됐다(사진은 설명과 상관 없음). - GIB 제공
플라스틱 필라멘트를 녹여 압출하는 FDM 방식은 현재 3D 프린터에 가장 흔히 쓰인다. 그런데 이 프린터에서 초미세먼지(PM0.1)가 나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양은 적지만, 발암물질과 내분비교란물질이 검출됐다(사진은 설명과 상관 없음). - GIB 제공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라스틱 그릇을 떠올려보자. 만약 이 그릇을 불이 켜진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놓으면 어떨까.

 

플라스틱은 금세 녹아 내리며 고약한 냄새와 함께 연기를 내뿜을 것이고, 건강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비슷한 일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3D 프린터 때문이다. 3D 프린팅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는데, 가정이나 학교에서 데스크톱 3D 프린터로 많이 쓰이는 재료압출 방식(Material Extrusion, ME)이 이렇게 플라스틱을 녹여 굳히는 방식을 쓴다. 흔히 FDM(Fused Deposition Modeling)이라고 알려진 프린터다. 이 때 노즐의 온도는 200℃가 넘는다.

 

● 교육용 기기에서 초미세먼지 나와

 

과학동아 제공
과학동아 제공

미국 일리노이공대 도시건축환경공학과 브렌트 슈테펜 교수팀은 데스 크톱 F DM 프린터가 얼마나 많은 초미세먼지를 방출하는지 실험했다(doi:10.1016/j.atmosenv.2013.06.050).

 

초미세먼지(PM0.1)는 지름이 100nm(나노미터. 1nm는 10억분의 1m) 이하인 먼지로, 기도와 폐뿐만 아니라 폐포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뇌졸중, 천식, 동맥 경화 등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부피가 45m3(학교 교실의 약 4분의 1)인 일반 사무실에 FDM 프린터를 작동시키면서 1분 간격으로 대기 중 입자 개수를 측정했다.


그 결과, 분당 최고 1900억 개의 초미세먼지가 검출됐다. 이는 가정에서 가스레인지로 요리를 하거나 향초를 태울 때, 레이저 프린터를 작동시킬 때 또는 담배 한 개비를 태울 때 나오는 초미세먼지의 농도와 비슷한 수치다. 연구팀은 “데스크톱 3D 프린터 대부분이 환기 장치 없이 독립적으로 판매되고 있어서 이에 대한 경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요리를 할 때와 비슷한 정도라고 하면 크게 위험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윤충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입자의 크기뿐만 아니라 성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FDM 프린터에서 나오는 먼지와 가스의 성분을 분석했다(doi:10.1021/acs.est.5b02805).

 

연구 결과 벤젠, 톨루엔, 포름알데히드, 프탈레이트 등 발암물질과 내분비교란물질(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 윤 교수는 “플라스틱 자체는 안전하지만, 200℃가 넘는 열로 녹이면 몸에 유해한 ‘열분해 산물’이 나온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FDM 프린팅용 필라멘트로 흔히 사용되는 ABS 수지는 아크릴로나이트릴(A), 부타디엔(B), 스타이렌(S) 등 세 가지 성분이 결합된 고분자 물질인데, 고온에 분해되면서 따로 방출될 수 있다. 이 물질 각각은 인체에 해롭다.

 

“특히 면역계가 완성되지 않은 어린 아이들은 이런 물질에 어른보다 훨씬 더 취약해요. 초·중학교의 방과 후 교실에서 FDM 프린터의 유해한 면을 전혀 모른 채로 아무런 규제 없이 사용하고 있다는 건 우려할 만한 상황이죠.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알 권리가 전혀 충족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린이가 3D 프린팅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고온으로 재료를 녹이는 3D 프린터는 초미세먼지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사진 속 제품은 내용과 관련 없음). - GIB 제공
어린이가 3D 프린팅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고온으로 재료를 녹이는 3D 프린터는 초미세먼지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사진 속 제품은 내용과 관련 없음). - GIB 제공

 

일부 제조 업체에서는 옥수수를 원료로 한 PLA(PolyLactic Acid, 폴리젖산) 수지를 사용해 인체에 무해하다고 광고한다. 실제로 앞에 언급한 두 연구에서 PLA 수지를 사용한 프린터가 ABS 수지를 사용한 프린터보다 초미세먼지를 10분의 1 수준으로 적게 방출했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노즐 온도가 높을수록 유해물질이 많이 나오는데, PLA 수지의 적정 용융 온도는 ABS 수지에 비해 30~40℃ 가량 낮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ABS보다 PLA 수지가 더 많이 쓰인다. ABS 수지는 후가공이 용이해 전문 출력소에서 많이 쓰는 데 비해, PLA 수지는 최종 출력물의 품질은 낮지만 출력이 쉬워 교육용으로 많이 쓴다. 그러나 PLA 수지라고 해도 완전히 안심하기엔 이르다.

 

3D 프린팅용 소재를 연구하고 있는 성유철 대림화학 3D 프린팅 사업 총괄부장은 “친환경 인증을 받은 PLA 수지가 있지만, 3D 프린팅용 필라멘트로 모양을 바꾸는 과정에서 몸에 유해한 가소재와 안료가 들어간다”며 “특히 중국산 재생 PLA 필라멘트에는 어떤 물질이 들었는지 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 더 많은 과학기사를 2016년 1월호 과학동아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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