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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사로 바라본 영화 ‘셜록:유령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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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04일 14:57 프린트하기

영화 ‘셜록:유령신부’ 포스터 - BBC 제공
영화 ‘셜록:유령신부’ 포스터 - BBC 제공

추리소설의 대표작 코넌 도일의 ‘셜록홈즈’. 영국 BBC의 드라마 시리즈 ‘셜록’이 수 년 전 나온 이후 세계적으로 인기를 다시 얻고 있습니다.

 

현대판 셜록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이번에는 19세기 런던에서 의문의 사건을 쫓게 되는데요. 바로 이달 2일 개봉한 영화 ‘셜록:유령신부’ 이야기입니다. 실제 셜록의 시대에서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이 얼마나 흥미진진하게 그려질지 기대가 큽니다.

 

그런데 셜록이 과학수사의 원조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현실에서보다 수십년 앞서 지문과 타자기를 이용해 범죄를 해결하는 획기적인 추리소설이었습니다. 120년 전으로 돌아간 셜록, 그리고 그때부터 이미 시작된 과학수사의 다양한 기법을 살펴보겠습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연기할 19세기의 셜록은 어떤 모습일까. - BBC 제공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연기할 19세기의 셜록은 어떤 모습일까. - BBC 제공

●가장 결정적인 증거, 지문

과학수사에 가장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 ‘지문’. 1890년에 출판된 셜록 홈즈 ‘4개의 서명(The Sign of the Four)’에서 지문에 대한 언급이 처음 등장합니다. 이로부터 11년이 지나고서야 런던경찰청은 범죄수사에 지문을 증거로 수집하기 시작할만큼 오랜 시일이 걸렸는데요.

 
개인의 신원을 판가름한 중요한 증거가 되는 지문은 사람마다 달라서 일란성 쌍둥이조차도 다릅니다. 지문은 태아 시기 엄마 뱃속에서 임신 24주쯤이면 거의 완성돼 그 패턴이 평생 동안 변하지 않습니다. 지문 패턴 형성에는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사람의 손끝에는 지문이 왜 있는 걸까요? 인류학에서는 지문이 영장류가 나무를 잘 타기 위해 진화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촉각을 예민하게 하기 위한 주장도 있습니다. 손끝으로 물체의 표면을 만질 때 진피에 있는 신경의 말단인 파시니 소체가 진동의 형태로 감지하는데 이 과정에서 지문이 신호증폭기 역할을 하는 것이죠.

 
최근에는 사람이 물건을 만질 때 지문과 함께 남겨지는 세균 흔적이 과학수사의 새로운 증거자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세균은 습하거나 햇빛이 쨍한 날씨에도 2주일 넘게 생존하기 때문이죠. 이 세균들은 개인이나 혹은 신체 부위에 따라서 차이를 보이므로 범죄수사에서 사람들의 자취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문은 1900년대 초반부터 수사자료로 활용됐고, 현재 스마트폰 잠금장치로 널리 쓰인다. - CPOA Fingerprint 제공
지문은 1900년대 초반부터 수사자료로 활용됐고, 현재 스마트폰 잠금장치로 널리 쓰인다. - CPOA Fingerprint 제공

●공간적인 정보로 도움주는 발자국

셜록이 지문 다음으로 중요하게 보는 증거는 바로 ‘발자국’입니다. 발자국을 통해 범인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키가 대략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죠. 진흙, 눈, 카페트, 먼지 등 발자국을 통해 묻어나는 흔적과 주변 환경을 통해 범인이 다녀간 공간을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발자국이 지닌 단서는 이렇습니다. 앞부분만 찍힌 발자국을 보면 범인이 급하게 달아난 것이며, 같은 발자국이 여럿 찍혔다면 범인이 오랫동안 배회했음을 알 수 있죠. 보폭이 넓으면 신장이 크고, 발자국이 날렵한 모양이면 범인이 세련된 외모였다고 추정합니다.


실제로 범죄수사에는 ‘족윤적’이라고 해서 사람의 발에 의해 만들어진 맨발, 양말, 신발과 타이어의 흔적을 분석해 범인 추적에 활용합니다. 우리나라 수사팀에서는 1100여 개의 타이어와 3만5000여 가지 신발 문양을 데이터화해 족윤적 검색시스템을 만들어 전문적인 감정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한 족윤적을 통해 범인이 몇명이었는지, 출입구와 도주로는 어디였는지, 범행시 용의자의 동선은 어떻게 이동했는지 등 기본적인 정보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신발의 크기와 마모 상태 등에서 범인의 몸무게, 걸음걸이, 직업까지 매우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발자국을 통해 용의자를 추적한다. - GIB 제공
발자국을 통해 용의자를 추적한다. - GIB 제공

●추리소설의 단골손님, 암호

셜록홈즈를 비롯해 추리소설 혹은 추리영화 속에 단골로 등장하는 손님은 ‘암호’입니다. 암호는 독자나 관객들로 하여금 함께 풀어가는 재미를 주며 흥미진진한 사건 전개를 돕는데요. 셜록은 자신을 암호 분석가라고 소개합니다. 원작에서 그림으로 그려진 문자를 해독하거나 불꽃이 깜빡이는 숫자를 통해 암호를 풀기도 하죠. 이를 통해 범인의 위치, 정체, 피해자의 메시지를 파악해 갑니다.


암호를 해독하는 방법은 다양한데요. 간단한 방법으로 문장의 글자 배치를 바꿔서 해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글자를 일정한 규칙에 따라 새로운 글자나 숫자, 기호 등으로 바꾸는 ‘환자’(換字) 방식으로 풀이되는 경우도 있죠.


암호는 특히 전쟁 시에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됐는데요. 2차대전에서는 독일에서 탄생한 ‘에니그마(enigma)’라는 암호기계가 활약했습니다. 이 기계는 한 글자를 넣을 때마다 전기신호가 회전판, 플러그보드, 라이트보드를 거쳐 새로운 글자로 배치해줍니다. 수학천재 튜링은 이 복잡한 암호문을 풀기 위해 1943년 2천4백개의 진공관을 가진 전자식 해독기 ‘콜로수스(Colossus)’를 만들었죠.


최근에는 PC나 노트북, 휴대폰 등 각종 저장매체 또는 인터넷 상에 남아 있는 각종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디지털 포렌식이 등장하며 삭제된 파일 복구 기술, 암호화 파일 해독 및 문자열 검색 기술 등으로 암호에 대한 과학수사의 방향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 메시지가 뜻하는 것이 무엇일까? - 셜록홈즈 시리즈 중 ‘춤추는 사람 그림’ 제공
이 메시지가 뜻하는 것이 무엇일까? - 셜록홈즈 시리즈 중 ‘춤추는 사람 그림’ 제공

●타이핑과 필적, 뇌의 흔적을 찾아서


사건현장에서 셜록이 주목하는 마지막 증거자료는 바로 ‘타이핑’과 ‘필적’입니다. 타자기가 증거가 될 수 있다니 의외인가요? 타자기를 어느정도 사용하다 보면, 타이핑하는 패턴에 따라 한쪽만 닳거나 유난히 많이 닳은 활자가 생기죠. 이러한 타이핑된 문서를 통해 셜록은 글쓴 이의 성별이나 성격까지도 파악합니다.


필적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어릴 때 처음 글씨를 접하지만, 어느 순간 무의식적으로 글을 쓰며 고유한 글쓰기 습성이 생깁니다. 과학자들은 필적이 대뇌가 지배하는 생리작용의 하나라고 말합니다. 손이 아니라 입이나 발가락으로 글을 써도 그 특징이 일치하기 때문에, 필적은 곧 뇌의 흔적이라는 것이죠. 셜록처럼 필적을 통해 글쓴 이의 성격과 기질, 건강상태, 도덕성, 정신적인 상태까지 파악하는 ‘필적 관상학’도 존재합니다.

 
필적 감정을 할 때는 문서의 재질이나 필기구, 잉크 분석부터 시작해서 부자연스러운 필적, 자획의 연속 쓰기 패턴, 필압의 변화 등 다양한 분석 과정을 거쳐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또 필자가 알콜이나 약물을 섭취했는지, 신체장애나 질병 등은 없는지도 함께 살펴보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칩니다.

타자기에 어떤 단서가 숨어있을까요? - Pixabay.com 제공
타자기에 어떤 단서가 숨어있을까요? - Pixabay.com 제공

※참고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5349765/bef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0/03/100315161718.htm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46776/bef
http://mdl.dongascience.com/magazine/view/S199706N023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5482259/bef
http://www.britannica.com/topic/Sherlock-Holmes-Pioneer-in-Forensic-Science-1976713 
 

※필자소개
이종림. IT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와 과학동아 기자로 일했다. 최신 IT기기, 게임, 사진, 음악, 고양이 등에 관심이 많다. 세간의 이슈들과 과학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 재미와 보람을 느끼며 글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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